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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에서 ‘예측’으로, AI가 재편할 리테일 구매 결정 구조 변화

지난 수십 년간 리테일 시장의 구매 결정 구조는 ‘브랜드 인지도’와 ‘접점 점유율’에 의해 크게 좌우됐다. 그러나 생성형 AI와 머신러닝 기반 개인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소비자가 상품을 인지하고 최종 구매를 확정하는 여정(Customer Journey)은 서서히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 소비자는 단순히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해 비교하는 수고를 줄이고, 자신의 취향과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한 추천·예측형 서비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유통 기업에 기술 도입을 넘어,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체질 개선을 필요로 하는 구조적 전환을 요구한다.

과거 이커머스의 핵심 동력은 검색 최적화(SEO·검색 플랫폼 점유)에 집중됐다. 현재는 검색을 ‘필수 단계’로 보는 대신, 소비자가 검색을 덜 해도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예측형 큐레이션’ 구조가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BCG는 리테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개인화 전략을 선도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향후 성장 기회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들 기업은 고객 세분화, 행동 로그, 구매 패턴을 결합한 초개인화 전략을 통해 CRM·매출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초개인화 추천은 단순히 성별·연령대 기반의 통계를 넘어서, 개별 소비자의 실시간 행동 로그, 결제 횟수·금액, 장바구니 이력, 심지어 날씨·위치·시즌 요인까지 연동해 최적의 상품 추천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AI 개인화가 모든 기업에 일정 수준의 성장률을 무조건 제공한다’는 단정보다는 ‘AI 기반 초개인화·예측 기술이 리테일의 효율·경험·전략을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시각이 더 정확하다.

온라인 유통 플랫폼에서 AI 기반의 초개인화·예측 기술이 리테일의 효율·경험·전략을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변모시키고 있다.(이미지 = AI 활용)

플랫폼 중심의 AI 쇼핑 어시스턴트 확대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은 이미 AI 기반 쇼핑 어시스턴트를 공개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은 2024년 2월 생성형 AI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를 베타 출시하고, 같은 해 7월 미국 전역에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후 영국, 인도,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했으며, 2025년에도 기능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 Rufus는 아마존의 전체 상품 카탈로그, 고객 리뷰, 커뮤니티 Q&A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을 생성하고 관련 상품을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Rufus의 성과는 공식 수치로도 확인된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는 “2025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연간 2억 5000만 명 이상의 고객이 Rufus를 이용했으며, 월간 사용자 수가 전년 대비 149%, 인터랙션 수는 210%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Rufus를 쇼핑 중 사용한 고객은 그렇지 않은 고객보다 구매 완료 가능성이 60% 이상 높으며, Rufus가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의 추가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수치는 아마존 내부 기준의 ‘다운스트림 임팩트’ 지표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즉각적인 구매뿐 아니라 7일 내 지연 전환까지 포함한 수치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쿠팡이 AI 기반 수요·재고 예측 시스템을 통해 효율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2023년 쿠팡은 연간 기준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으나, 이 성과를 ‘AI 수요예측’ 한 가지 요인으로만 설명하기에는 복합적 원인이 작용했다. 다만 AI·빅데이터 기반의 재고·수요 예측이 물류비 절감과 폐기율 최소화에 기여하는 방향은 리테일·물류 산업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주목받는 트렌드라는 점은 분명하다.

아마존의 Rufus는 아마존의 전체 상품 카탈로그, 고객 리뷰, 커뮤니티 Q&A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을 생성하고 관련 상품을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이미지 = AI 활용)

데이터 기반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
AI 기반 개인화와 수요예측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유통사의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국내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온라인 중심의 데이터 기반 추천·큐레이션을 강화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 확장과 자사 브랜드(PB)를 연계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고객 분석을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 전략과 재고 운영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오프라인 리테일의 공간 정의도 재편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5년 6월 AI 쇼핑 어시스턴트 ‘HEYDI(헤이디)’를 개발 완료하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같은 해 7월 외국인 전용 ‘헤이디 글로벌’을 전국 점포와 온라인에 정식 출시했다. 이후 10월에는 내외국인 통합 버전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헤이디는 생성형 AI가 점포 내 브랜드 매장, 레스토랑, 팝업스토어, 전시 등의 실시간 운영 정보를 활용해 고객의 관심사와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제안하는 대화형 서비스다. 추천받은 브랜드를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서 즉시 주문할 수 있는 O4O(Online for Offline)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는 단순히 유동 인구 많은 곳에 입점을 늘리는 전략을 넘어, 고객 데이터와 취향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공간·상품 구성 전략으로의 전환을 시사한다.

무신사는 AI 기반 개인화와 수요예측을 통해 추천·큐레이션 강화와 오프라인 매장 확장과 자사 브랜드(PB)를 연계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이미지 = AI활용)

AI는 ‘도구’에서 ‘핵심 인프라’로 안착
리테일 산업은 장기적으로 ‘주문 후 배송’에서 ‘예측 후 선배송’에 가까운 구조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아마존은 과거부터 ‘예측 배송(anticipatory shipping)’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수요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이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미리 물류 거점에 배치하는 방향을 연구해왔다. 다만 현재는 모든 고객·상품에 대해 사전 배송을 시행하는 수준보다는, 수요예측·재고 배치·배송 경로 최적화를 위한 기술적 실험과 부분 적용 단계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앞으로 리테일 시장의 경쟁력은 ‘보유 상품 수’나 ‘접점 점유율’보다, 어느 수준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지, 이를 시장·지역·개인 맥락에 맞게 해석해 수익·서비스·경험을 개선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에 의해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유통사와 브랜드사 모두에게 IT 기업 수준의 데이터 인프라와 AI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라는 과제를 던진다. 단순히 AI를 ‘추천 엔진’이나 ‘마케팅 도구’로만 두지 않고, 수요 예측·재고·가격·오프라인 배치까지 아우르는 비즈니스 전략의 중심축으로 설정하는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AI가 리테일의 구매 결정 구조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은 글로벌 컨설팅·연구·기업 사례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마존 Rufus의 정식 출시와 공식 성과 수치, 쿠팡의 AI 수요예측 기반 물류 효율화, 현대백화점 헤이디의 오프라인 AI 접목 사례는 모두 이 방향으로 집결된다. 앞으로 3~5년간 이커머스·오프라인 리테일·물류는 AI와 데이터 인프라가 비즈니스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 시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 기업의 성과는 AI 도입 자체보다, 확보한 데이터의 질과 이를 전략에 연결하는 실행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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