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테일 시장에서 가정간편식(HMR)은 더 이상 ‘대체제’가 아닌 ‘독립적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1인 가구의 보편화와 고물가로 인한 외식 수요의 위축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정 내에서 외식 수준의 미식 경험을 향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강화시켰다. 이러한 흐름은 유통 및 식품 기업들에게 제조 공정의 고도화와 브랜드 리브랜딩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의 HMR이 단순한 끼니 해결을 위한 ‘편의성’에 집중했다면, 현재의 시장은 ‘원물 경쟁력’과 ‘특화된 맛’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급격히 이동 중이다.
고물가와 세분화된 취향이 견인한 ‘외식의 내식화’
HMR 시장이 최근 1~2년 사이 폭발적인 질적 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거시 경제적 요인과 인구 구조의 변화가 맞물려 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상회하는 국면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전문점 수준의 퀄리티를 보장하는 간편식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시장조사기관 칸타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냉동 도시락 시장은 최근 2년간 연평균 29.4%라는 고성장을 기록하며 올해 약 2,0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수치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 요인이 ‘저렴한 가격’에서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로 전환되었음을 시사한다. 기업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단순 가공식품의 범주를 벗어나 제철 식재료를 도입하거나 외식 프랜차이즈의 헤리티지를 이식하는 등 공급망과 제조 전략을 전면 재수정하고 있다.

기업 사례로 본 HMR 전략…채널 다각화와 기술적 차별화
현장의 기업들은 각자가 보유한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간편식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오프라인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강력한 인지도를 쌓은 맘스터치앤컴퍼니(대표 김동전)의 토종 치킨 버거 브랜드 맘스터치는 23년의 외식 노하우를 HMR 브랜드 ‘또잇(TOEAT)’에 고스란히 이식하며 브랜드 자산 확장에 나섰다.
특히 기존 가맹점과의 수익 간섭(Cannibalization)을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 전용 라인업을 별도로 구축하고, 알룰로스를 활용한 저당 소스 등 ‘헬시 플레저’ 트렌드를 반영해 매장 제품과 차별화된 사양을 적용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탄탄한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D2C 및 이커머스 채널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단일 브랜드의 집중도를 높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사례도 존재한다. 아워홈(대표 김태원)의 냉동 도시락 브랜드 ‘온더고(ONTHEGO)’는 누적 판매량 2,000만 개를 돌파하며 지난해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워홈은 36종에 달하는 방대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이커머스 채널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판매량을 전년 대비 85%나 끌어올렸다. 이는 단순한 품목 확대를 넘어 데이터 기반의 메뉴 선별과 공격적인 마케팅이 결합돼 HMR을 메가 브랜드로 육성해낸 결과다.

나아가 가공 기술의 진보를 통해 프리미엄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신세계푸드(대표 임형섭)는 업계 최초로 신선 채소인 미나리를 활용한 ‘한우미나리곰탕’을 출시하며 소재의 한계를 극복했다. 냉동 및 가공 과정에서 파괴되기 쉬운 채소의 식감과 향을 보존하는 기술력은 HMR이 단순한 ‘냉동식품’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전문 미식 영역으로 진입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치고 있다. 전통적인 대형마트 중심의 유통에서 벗어나 마켓컬리, 쿠팡, SSG닷컴 등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단독 론칭 및 선판매 협업이 일반화됐다. 이는 유통 플랫폼 입장에서는 차별화된 PB(자체 브랜드)급 콘텐츠를 확보하는 효과를 주며, 제조사 입장에서는 실시간 소비자 반응을 확인해 재고 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HMR 시장은 ‘누가 더 외식에 가까운 경험을 구현하는가’와 ‘누가 더 정교하게 타겟팅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가’의 싸움으로 변모했다. 향후 시장은 저당, 고단백 등 기능성 요소를 강화한 헬스케어 HMR과 유명 맛집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RMR(레스토랑 간편식)의 경계가 무너지며 더욱 세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사와 제조사는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단계를 넘어, 소비자의 식탁 위 미식 데이터를 선점하기 위한 플랫폼 전략을 더욱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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