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쿠팡·SSG닷컴 등 이커머스 상위권 업체의 경쟁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았다. 이들 3사는 거래액과 매출 기준으로 시장의 선두업체로 꼽히는데, 그간은 고성장 속 출혈경쟁을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부턴 경쟁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그간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 때문에 기존에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지 않던 연령대의 소비자가 유입됐고, 나아가 온라인에서 구매하지 않던 품목까지 구매하면서 고성장의 혜택을 누려왔다. 하지만 소비패턴이 다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이커머스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2분기 국내 온라인 쇼핑 전체 거래액은 50조590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1.1% 증가했다. 매년 20% 이상씩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됐다. 온라인 쇼핑 시장은 2020년 19.1%, 2021년 21% 등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전망도 어둡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매유통 경기전망 지수(RBSI)는 1분기 대비 3포인트 오른 99(기준치 100)로 나타났다. 백화점(102→111), 슈퍼마켓(82→99), 대형마트(88→97), 편의점(85→96) 등 오프라인은 모두 상승했다.
반면 온라인쇼핑(107→96) 은 지난해 1분기부터 기준치를 웃돌았지만 2분기에는 유일하게 하락했다. 온라인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는 방증인 셈이다. 더구나 인플레이션 영향을 받아 국민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국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5월부터 석달 연속 하락하기도 했다.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바뀌었으니 기업들의 경영 전략도 점차 바뀌고 있다. 과거 다양한 플랫폼 간의 춘추전국의 시대를 거쳐온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이제 상위권 업체의 삼자 대결 구도로 진화하고 있다.
엔데믹이 시작된 올해 본격적으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테고,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성상 앞으로 1등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무엇보다 실적 악화를 감수하는 출혈경쟁을 무작정 벌일 수 없게 됐다. 이 치열한 경쟁의 과정을 상위권 3사의 올해 최근 실적을 토대로 분석해봤다.
◇ 성장 둔화했지만 네이버 업계 1위 위상은 여전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란 강력한 플랫폼을 무기로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의 2분기 커머스 실적을 보면 매출 43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다. 최근의 추세를 보면 주춤한 수준이다. 2020년엔 연간 기준 네이버 커머스 매출 증가율이 37.6%나 됐고, 지난해에도 35.4% 성장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 1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28.3%에 그쳤고, 올해 2분기엔 성장률이 10%대로 내려앉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다는 점에선 경쟁력이 높다. 상반기로 따지면 네이버 커머스 매출은 8559억원으로, 3분기엔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게 확실한 상황이다.

네이버는 2001년 ‘네이버쇼핑’ 서비스 출범을 기점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잔뼈 굵은 사업자다. 2014년 출시한 ‘스마트스토어’가 이 회사의 가장 큰 무기로 꼽힌다.
스마트스토어는 상점이 손쉽게 상품을 올리고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쇼핑몰을 구축해준다. 입점 수수료 없이도 상점을 열 수 있다. 이 때문에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웬만한 유통업체가 네이버에 입점해 있다. 스마트스토어 입점 판매자수는 50만개가 넘는다. 이중 영세소상공인이 90%대를 차지한다.
2020년 2월 런칭한 ‘브랜드스토어’에는 중·소상공인 쇼핑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와 달리 대기업과 유명 브랜드가 직접 입점하는 플랫폼이다. LG전자·CJ제일제당 등 국내 대표 브랜드부터 구찌·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까지 입점했다.
온라인 시장 장보기 서비스 ‘동네시장 장보기’도 강점이다. 전통시장에서 파는 식재료·반찬·먹거리를 온라인으로 주문해 2시간 이내 또는 당일 배달하는 서비스다. 2019년 1월부터 시작해 2021년 6월 100호 시장이 입점한 데 이어, 현재는 170개의 전통시장이 입점해있다. 거래액이 서비스 출시 이후 약 74배, 주문건수도 61배 증가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약점으로 꼽혀오던 신선식품 분야까지 보완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판매자가 겪는 각종 어려움을 해소해 더 많은 가게를 입점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게 빠른정산 시스템이다.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반품률 20% 미만, 3개월 연속 매출 100만원 이상 판매자 중 FDS(사기탐지시스템)를 통과한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상으로 배송완료 다음날 정산금 100%를 지급하는 빠른 정산을 진행 중이다. 평균 4일 만에 판매액에 대한 정산이 이뤄진다.
네이버의 이커머스 시장 정복 전략의 핵심은 플랫폼이다. 직접 물건을 팔기보단 물건을 팔 수 있는 판을 깔아주겠다는 것이다. 더 많은 판매자를 끌어 모아 다양한 상품군을 확보하고, 소비자 유입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옥석가리기 게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선 판매자를 늘려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생태계 구축이 필수”라고 말했다.
스마트스토어의 판매수수료가 높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심지어 네이버는 이커머스의 핵심 서비스인 물류도 직접 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부터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대상으로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를 도입했다. 네이버가 투자한 7개 물류·풀필먼트 업체를 단일 시스템으로 묶어 사업자에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공격적으로 업체들을 확보한 덕에 네이버는 쇼핑할 때 한 번쯤 검색하지 않을 수 없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판매자보다 제품을 강조하는 오픈마켓과 달리 스마트스토어는 온라인 쇼핑몰, 즉 상점을 개설해 운영한다는 점도 강점이다. 오픈 마켓과 달리 판매자는 상점 자체에 대한 브랜딩을 하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단골을 관리하는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네이버의 이커머스 플랫폼은 매력적이다. 검색 기반 회사이기 때문에 검색과 이커머스를 접목해 국내 온라인 쇼핑몰 가격 비교가 가능해 즉각적인 최저가 상품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가격은 핵심 경쟁력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가게를 들러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이커머스는 한 화면에서 가격을 동시에 비교할 수 있기에 가격이 싸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네이버는 회원 수 3000만명이 넘는 ‘네이버페이’란 간편결제 서비스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를 결제방식으로 선택한 업체가 많고, 혜택도 준다.
2020년 6월 출시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서비스’에도 소비자가 열광하고 있다. 월 4900원을 내야하는데도 누적 이용자가 벌써 800만명을 돌파했다. 네이버플러스멤버십은 포인트 적립 제도를 내세웠다. 네이버쇼핑, 예약, 웹툰 등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결제 금액의 최대 5%를 포인트로 돌려준다.
물론 네이버의 이커머스 전략에도 맹점은 있다. 중개와 판매 수수료가 낮다 보니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네이버 커머스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광고였다. 지난 2분기 커머스 전체 매출 4395억원 중 광고가 2736억원으로 절반 넘게 차지하고 있었다. 중개 및 판매 수수료로 얻는 수익은 1421억원에 불과했다.
디지털 광고 시장은 경기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한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엔데믹으로 야외활동이 늘면서 온라인쇼핑·광고는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제일기획은 디지털 광고 시장 성장률이 2021년 31.5%에서 올해 13.4%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그렇다고 무작정 판매나 중개 수수료에 손을 댈 순 없는 노릇이다. 플랫폼 갑질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 만년 적자 쿠팡, 올해 흑자전환 성공할까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2위로 꼽히는 쿠팡은 올해 2분기 괄목할 만한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50억3782만 달러(약 6조5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증가했다. 영업적자는 6714만 달러(약 87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줄었다. 몸집이 커질수록 적자도 눈덩이처럼 커졌던 쿠팡이 분기 적자를 1000억원 아래로 발표한 건 상장 이후로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 증가율은 둔화했다. 지난해 2분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71%에 달했으나 3분기엔 48%, 4분기엔 34%, 올해 1분기엔 21%였다. 다만 여전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선방한 실적이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구매한 적 있는 활성고객수(Active Customer)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1788만5000명을 기록했다. 매 분기 두 자릿수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부진했고, 전기 대비로는 1% 줄었다.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커머스 부문 활성고객 수는 전기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했으나 쿠팡이츠가 감소를 보였다. 엔데믹으로 전환한 이후 음식 배달 부문 거래량이 전기 대비 11% 준 것이다.
가장 고무적인 지표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조정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EBITDA)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쿠팡의 2분기 조정 EBITDA는 6617만 달러(86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초에 연간 조정 EBITDA 손실 규모를 4억 달러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흑자를 낸 이번 분기를 시작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수익성이 개선되자 주가에도 날개가 돋았다. 쿠팡 주가는 실적을 발표한 8월 10일(현지시간) 전날보다 4.11% 오른 19.76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22조원을 훌쩍 넘는 매출을 내는 가운데 2조원에 가까운 충격적인 적자를 발표한 쿠팡이 수익성을 개선한 건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덕분이다. 지난 수년간 수조원 이상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 100여 개 이상 구축한 물류센터와 배송캠프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로켓프레시의 거래액은 연간 30억 달러(3조9000억원)에 달했다.
배송 역량은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과 차별화한 쿠팡의 가장 큰 경쟁 요소다. 쿠팡은 수년간 물류 인프라에 수조원을 투자해 왔다.
물류를 외부에 맡기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배송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로켓 배송 등 새벽배송 권역도 이커머스 업체 중 가장 넓다. 지금도 쿠팡은 수조원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있다.
덕분에 쿠팡은 전국에 구축한 물류 인프라를 통해 판매자의 제품을 직매입하고 직고용 배송직원이 고객에게 제품을 직접 배송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온라인 쇼핑의 모든 단계를 엔드투엔드 단계로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신선식품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등의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쿠팡은 제조사의 제품을 직매입해 물류센터에 보관하고,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해당 제품을 배송센터로 이동시킨다. 배송센터에서 쿠팡카에 적재하고 이동해 고객 집으로 전달되는 것으로 배송이 끝난다. 물류를 순전히 외부업체에 맡긴 네이버와 비교해 훨씬 더 수준 높은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또한 전국적인 인프라를 갖추면서 배송 효율이 높아져 단가를 낮추는 것도 가능해졌다. 여기에 쿠팡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짐에 따라 객단가가 커진 점도 수익성 개선에 한 몫했다. 이번 2분기에 활성 고객 1인당 구매액은 282달러로 전년 동기 263달러보다 7%가량 늘었다.

와우멤버십도 쿠팡의 든든한 무기다. 무료 배송과 반품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앞세워 900만명의 회원을 모았다. 쿠팡은올 2분기에도 유료 멤버십 회원의 무료배송과 무료 비디오 시청(쿠팡플레이), 특별 할인 등에 6500억원을 투자했다.
올 하반기 실적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쿠팡이 기존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한 와우멤버십 회원비가 지난 6월 10일 이후부터 적용됐는데, 이 비용이 3분기부터 반영되기 때문이다.
물론 올해 연간 기준으로 흑자로 돌아선다고 해도 회사를 둘러싼 잡음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은 여전히 리스크다. 냉방 설비, 휴게시간·공간 등 여름철 폭염 대책을 두고 쿠팡과 민주노총 전국 공공운수사회서비스 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간 갈등은 격화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6월 본사 점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쿠팡 측은 “층마다 에어컨이 설치된 휴게실을 운영 중이며 대형 천장형 실링팬, 에어 서큘레이터 등 물류센터별 맞춤형 냉방 장치 수천대가 가동 중인데도 노조는 냉방 장치가 없다고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대치하고 있다.
직고용은 때론 인건비 증가의 원인으로 부담이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인건비만 4조7230억원을 썼는데 이는 매출의 21.38%를 차지한다.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인건비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직매입을 추구하는 사업모델상 소비자와의 분쟁도 많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공정거래 조정원이 쿠팡·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이베이코리아 등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26개사를 상대로 한 분쟁사례를 분석한 결과, 가장 분쟁 건수가 많은 사업자는 쿠팡으로, 전체의 44%에 달했다.
쿠팡의 최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이 회사는 올 2분기 36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는데, 업계에선 쿠팡을 잠재적 매각 후보로 꼽고 있다. 쿠팡의 최대 우군인 소프트뱅크의지분이 줄어들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 SSG닷컴-지마켓 시너지 효과는 언제 볼 수 있나
반면 네이버, 쿠팡을 쫓는 후발주자로 꼽히는 SSG닷컴은 쿠팡과 달리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SG닷컴은 올해 2분기 매출액 4231억원, 영업손실 4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21.1% 늘어났지만, 영업손실이 140억원이나 확대됐다. 2분기 총거래액(GMV)은 전년대비 13% 증가한 1조4884억원을 기록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들어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지난해 인수한 지마켓도 실적이 신통치 않다. 총 거래액이 4조원을 넘어섰고 매출은 3373억원으로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이 -182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SSG닷컴은 이마트를 기반으로 한 신선식품 노하우와 전국 점포를 활용한 물류 경쟁력이 높다. 하지만 오픈마켓 기반이 아니다 보니 상품 구색이 많지 않고 이마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단점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오픈마켓인 지마켓과 옥션 인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게 시급하다.
다행히 지난 5월 SSG닷컴과 지마켓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 ‘스마일클럽’을 내놓은 뒤 본격적인 협업 신호탄을 쐈다. 소비자들은 지마켓과 쓱닷컴 양쪽에서 무료배송과 상품할인, 적립 등 멤버십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지마켓은 쓱닷컴의 쓱배송과 새벽배송을 연계한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스마일프레시’를 새롭게 런칭했다. 멤버십 통합에 이은 두 번째 협업이다. 고객들은 지마켓 사이트에서 신선식품 새벽배송과 당일 주문한 장보기 상품을 이르면 오전 10시부터 같은 날 자정까지 시간대를 지정해 수령할 수 있다.

지마켓에서 이마트몰 신선식품을 포함해 자체 브랜드인 ‘피코크’, ‘노브랜드’ 제품은 물론, 반려동물용품 전문 브랜드인 ‘몰리스’ 등 다양한 상품도 만나볼 수 있다.
다만 지마켓과의 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변수는 있다. 무엇보다 든든한 뒷배경인 모회사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기존 ‘Ba1’에서 ‘Ba2’로 내렸다. 이마트의 대형마트 및 온라인 사업 부문의 실적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게 무디스의 설명이다.
실적 부진이 이어진 데다 차입 부담이 크다는 점 등이 신용도 평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곳간도 넉넉지 않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 스타벅스(SCK컴퍼니)를 인수하는 등 대규모 투자가 잇따른데 따른 결과다.
IPO(기업공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SSG닷컴의 투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올 초만 해도 상반기 상장 예비 심사 청구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하지도 않았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증시 상황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SSG닷컴은 아마 올해 안에 상장은 어려울 것 같다”면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인데 IPO가 물건너가면 SSG닷컴은 당분간 외형 확대가 아닌 수익성 개선 방향으로 움직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