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패션위크가 올해로 25주년을 맞으며 글로벌 패션 허브로서의 위상을 한층 공고히 한다. 오는 9월 1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2026 S/S 서울패션위크’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비롯해 덕수궁길, 홍제유연, 흥천사 등 서울의 명소를 런웨이로 확장하며 도심을 패션의 무대로 탈바꿈시킨다.
이번 시즌에는 27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컬렉션과 90여 개 브랜드의 해외 B2B 세일즈가 진행되며, 베를린 패션위크와 협업해 마련된 ‘베를린 쇼룸’에서는 12개 유럽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다. 더불어 100%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캠페인 영상까지 공개돼, 서울패션위크는 기술과 예술, 전통과 혁신이 교차하는 K-패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는 이번 행사의 키워드를 ‘비즈니스와 융합’으로 꼽는다. 특히 신한나 디자이너(한나신, HANNAH SHIN)의 테크놀로지 융합 가능성, 이준복 디자이너(리이, RE RHEE)의 컨템포러리 시장 강화, 이청청 디자이너(라이, LIE)의 러닝에서 착안한 입체적 실루엣, 최충훈 디자이너(두칸, DOUCAN)의 아트워크 기반 글로벌 확장성 등의 전략을 통해 4명의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컬렉션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바이어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가나다 순>
DOUCAN – ‘Lucid Bloom’ : 꿈과 현실 사이에서 피어난 여성성
두칸(DOUCAN)의 최충훈 디자이너는 ‘Lucid Bloom’을 주제로 몽환적이면서도 선명한 여성성을 풀어낸다. 직접 그린 오리지널 패턴과 아트워크를 활용해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룩을 완성해 화이트를 메인으로 블랙과 은은한 블루·레드 컬러를 조화시킨 컬렉션을 선보인다.
여기에 이번 컬렉션은 레이스와 쉬폰이 겹겹이 쌓인 실루엣은 고요함과 설렘을 동시에 전하면서, 프릴·러플·레이스 디테일로 여성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충북 진천군과 협업한 장미 이벤트는 지역 화훼 산업과의 상생을 담아내 브랜드에 의미를 더한다.
최충훈 디자이너는 “국내에서 재배된 우수한 품종의 장미를 고객과 나누며 진천군의 화훼산업을 응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LIE – ‘RUN for Rhythm; In your own Lane’ : 러닝에서 찾은 자유와 에너지
이청청 디자이너의 라이(LIE)는 러닝에서 영감을 받은 ‘RUN for Rhythm; In your own Lane’ 컬렉션을 통해 도전과 자유, 에너지를 담은 현대적 에슬레저 룩을 선보인다.
네온 컬러와 톤다운된 자연색이 조화를 이루고, 기능성과 활동성을 고려한 입체적 실루엣이 러닝의 속도감과 유연함을 구현한다. 특히 LG생활건강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LG 프라엘과 협업해 ‘온더고(ON-THE-GO) 뷰티 스타일’을 제안, 패션과 뷰티가 공존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다.
UV 프로텍션, 쿨링 터치 소재 등 기능성 원단이 적용된 스마트웨어도 선보일 예정으로, 이는 글로벌 애슬레저 시장에 적합한 아이템이 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일찌감치 호응을 얻고 있다.
RE RHEE – ‘PRACTICAL POET’ : 현실을 직조한 시적 감성
리이(RE RHEE)의 듀오 디자이너 이준복·주현정은 이번 시즌을 ‘PRACTICAL POET’(실용적인 시인)으로 규정했다. 현실 속 감성을 옷이라는 언어로 풀어내며, 의복이 단순한 물질을 넘어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구조적인 테일러링과 레이어링, 뉴트럴 톤의 절제된 팔레트에 바질 그린과 모브 핑크를 더해 시적 정서를 구현했다. 은은한 매쉬 패턴과 불규칙한 스팽글, 린넨 텍스처가 어우러져 몽상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무드를 자아낸다.
이준복 대표는 “우리는 옷에 단순히 스타일을 담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시간, 그리고 기억을 꿰매고 있다”고 전했다.
HANNAH SHIN – ‘Tech Couture Art Show’ : 서울에서만 가능한 미래 무대
신한나 디자이너는 세계 최초의 ‘Tech Couture Art Show’를 통해 이번 패션위크의 화제를 독점할 전망이다. 진주의 형성 과정을 모티브로 한 ‘La Nueva Perla(새로운 진주)’는 기술과 자연, 전통과 미래가 교차하는 무대를 구현한다.
웨어러블 로봇 기업 엔젤로보틱스, 티타늄 3D 프린팅 전문기업 쎄타텍, AI 아트 스튜디오 아텍과 협업해 로봇·패션·디지털 아트가 결합된 독창적 런웨이를 연출한다. SUIT H10과 Angel Legs M20 같은 실제 로봇 기기와 티타늄 소재 의상이 등장해 현실과 가상이 공존하는 무대를 구현할 예정이다.
신한나 디자이너는 “서울을 베이스로 K-로보틱스, K-패션, K-컬처가 결합한 세계 최초의 패션 아트쇼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미래 패션의 가능성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2026 S/S 서울패션위크는 단순한 시즌 패션 행사가 아니라, 서울의 역사적 공간과 첨단 기술, 글로벌 협업이 어우러진 문화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덕수궁길에서부터 홍제유연, 흥천사까지 일상이 곧 무대가 되는 이번 행사에서 네 명의 디자이너는 각자의 방식으로 ‘서울다움’을 입혀 글로벌 패션 시장을 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한편, 2026 SS 서울패션위크의 오프닝 패션쇼는 ‘앤더슨벨(ADSB ANDERSSON BELL)’이 장식한다. 9월 1일 늦은 오후 덕수궁길에서 개최되는 오프닝 쇼는 앤더슨벨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새로운 시즌을 알리는 신선한 컬렉션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많은 패션피플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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