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SS 서울패션위크가 산업 전시를 넘어 글로벌 수출 플랫폼으로 한 단계 더 약진했다. 서울시는 이번 시즌을 통해 총 2,338건의 상담을 진행하고, 745만 달러(약 104억 원) 규모의 수주 상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시즌보다 상담 건수 910건, 상담 금액 74만 달러가 늘어난 수치다.
이번 패션위크에는 글로벌 정상급부터 신진 디자이너까지 총 27개 브랜드가 참여해 컬렉션을 선보였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쇼에는 7만 4천 명이 관람했고, B2B 바이어와 일반 관람객이 함께하는 프레젠테이션 형식도 도입됐다.

덕수궁길과 흥천사 등 전통 공간을 무대로 활용해 서울만의 장소성과 정체성을 강조한 연출도 눈길을 끌었다. AI 기술과 결합한 무대 연출은 전통과 혁신을 아우르면서 국내외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은 EQL 성수점 전시공간과 DDP 서울온 미니쇼 운영 등에서 진행됐다. 9개 브랜드가 참여해 미니쇼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람 경험을 확장했다.
해외 네트워킹도 강화됐다. 독일패션협회와 협력해 구성된 ‘베를린 쇼룸’에는 12개 해외 브랜드가 처음으로 참여해 프레스와 바이어와의 교류가 확대됐다. 서울시는 이를 단발성 교류를 넘어서 상호 큐레이션과 피드백 체계 구축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수주 전시는 DDP 디자인랩 전관에서 열렸으며, 76개 브랜드가 참가했다. 아이디얼피플, 퓨처소사이어티 등 전문 쇼룸 에이전시도 함께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쇼룸투어는 성수·청담·한남 일대 3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해외 바이어 전용으로 운영됐다.
독일 편집숍 부 스토어(Voo Store) 바이어는 “기성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가 균형 있게 소개된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서울에서 독특한 패션 감각을 느낄 수 있었고, 품질과 디자인이 뛰어난 브랜드를 발견해 기뻤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성수와 동대문 일대에 ‘서울패션허브’를 조성해 디자이너와 동대문 기반 브랜드 90개사를 대상으로 브랜딩, 판로 개척, 제조 연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패션페스타(B2C), 바이어 초청 수주전시회(B2B) 등 연중 프로그램도 운영해 K-패션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테넌트뉴스는 총 27개 브랜드가 참여한 이번 서울패션위크 컬렉션쇼에서 국내외 바이어, 셀럽, 관람객 등으로부터 주목을 받으면서 화제를 일으킨 대표적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정해 패션 쇼의 감동적인 장면을 아래에 소개한다. 주인공은 바로 이준복 디자이너의 리이, 이청청 디자이너의 라이, 신한나 디자이너의 한나신, 최충훈 디자이너의 두칸, 오프닝쇼 무대를 장식한 앤더슨벨이다.
◇ 앤더슨벨(Andersson Bell), ‘2026 ss 서울패션위크’ 개막 오프닝쇼 장식
2026 SS 서울패션위크의 성대한 개막을 알리는 오프닝쇼는 김도훈 디자이너의 앤더슨벨(Andersson Bell)이 장식했다.
9월 1일 저녁 7시 30분, 서울 덕수궁길의 밤하늘 아래에 붉은 카펫 위로 펼쳐진 오프닝쇼는 브랜드 특유의 스트리트 감성과 실험적인 아방가르드 터치가 ‘새로운 하이브리드 무드’를 선보여 행사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았다.

런웨이의 첫 인상은 ‘구속 없는 자유로움’이었다. 오버사이즈 재킷, 루즈한 팬츠, 레이어링된 니트와 셔츠 등은 고정된 틀을 벗어나 자유로운 움직임을 강조했다. 특히 빈티지 워싱 데님과 해체적 디테일은 앤더슨벨이 즐겨 사용하는 언어로, 이번 시즌에도 강하게 드러났다.
카키, 카멜, 블랙 같은 어스(Earth) 톤을 기반으로 핑크와 레드, 그린 스트라이프가 교차했다. 자연에서 온 색감과 네온 터치가 혼재돼 ‘도시와 자연의 공존’을 시각화한 듯했다. 플로럴 프린트 팬츠, 다이내믹한 니트 패턴은 강렬한 시그니처 포인트로 더욱 돋보였다.
앤더슨벨은 서울 거리의 힙한 모습을 런웨이에 그대로 옮겨왔다. 집업 후드, 레이어링한 카디건, 크로스백 스타일링 등은 현실적이면서도 예술적인 균형을 이뤘다. 모델들의 스타일은 하나같이 자연스럽지만, 디테일은 분명히 날카롭고 치밀했다.
◇ 이청청 ‘라이(LIe)’, 신작 컬렉션 ‘run ofr rhythm ; In your own Lane’ 화제
지난 9월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런웨이에 경쾌한 러닝의 에너지가 넘쳤다. 바로 이청청 디자이너의 브랜드 라이(LIE)가 2026 SS 서울패션위크에서 신작 컬렉션 ‘RUN for Rhythm; In your own Lane’을 선보인 것이다.
이번 시즌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타인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오롯이 자신만의 리듬으로 달리는 삶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담았다. 실제로 무대 위 모델들은 마치 트랙을 질주하는 러너처럼 자유롭고 유연한 실루엣을 구현하면서 런웨이를 채웠다.

컬렉션은 러닝의 스피드와 휴식의 균형을 패션 언어로 번역했다. 활동성을 극대화한 패턴과 입체적 실루엣이 시선을 끌었고, 네온 옐로·비비드 블루 같은 강렬한 포인트 컬러와 톤 다운된 내추럴 톤의 조합이 긴장감과 안정감을 동시에 전했다.
특히 레이어링된 시스루 셔츠와 비대칭 스커트, 프린지 디테일이 강조된 팬츠는 달리는 순간의 바람과 리듬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여기에 화이트·블랙·레드 등으로 활력을 불어 넣은 스니커즈(푸마 스피드켓 등)와 부츠는 러닝화의 기능성과 런웨이 무대의 스타일을 조화롭게 연결했다.

◇ 최충훈 디자이너 ‘두칸(DOuCAn)’, ‘순간 몽환 속에 빠지게 하다’
최충훈 디자이너의 두칸(DOUCAN)은 9월 6일 서울패션위크 2026 SS 컬렉션 무대를 통해 DDP 1관 아트홀을 ‘Lucid Bloom’으로 물들게 했다. 컬렉션은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여성성을 섬세하게 풀어내, 하이엔드 컨템포러리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각인시켰다.
런웨이를 수놓은 룩들은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쉬폰과 레이스를 중심으로, 겹겹이 쌓인 원단이 만들어내는 유려한 곡선이 특징이었다. 바람에 스치는 듯한 플로럴 드레스 위에 블랙 가죽 재킷을 매치하거나, 구조적인 롱 코트와 미니 드레스를 매치해 몽환과 현실의 대비를 시각화했다. 남성 모델의 화이트 패턴 셋업과 여성 모델의 하이슬릿 드레스가 같은 무드 안에서 조화를 이뤄 젠더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컬렉션의 메인 무드는 화이트로 순백의 드레스, 코트, 부츠가 런웨이를 밝히는 가운데, 은은한 블루와 레드톤의 아트워크가 포인트로 스며들었고, 블랙은 서브 컬러로 등장해 룩에 힘을 더했다. 더불어 무대의 보랏빛 레이저와 팬 형태의 라이트 프로젝션이 컬러의 깊이를 배가시켰다.

◇ 리이(RE RHEE), 새로운 컬렉션 ‘패션과 문학적 감수성의 결합’ 공개
디자이너 브랜드 리이(RE RHEE)는 2026 SS 서울패션위크 무대를 통해 ‘PRACTICAL POET’을 주제로 한 컬렉션을 공개했다.
서울 DDP 아트홀 1관에서 지난 9월 5일 열린 이번 컬렉션에서는 현대인의 감성과 현실을 패션이라는 언어로 풀어 내면서 옷이 자신을 표현하는 시(詩)로서 존재할 수 있음을 이야기해 관객들에게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리이를 이끌어가는 이준복 디자이너와 주현정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콘셉트를 ‘PRACTICAL POET(실용적인 시인)’으로 전개하며 시를 쓴다는 건, 세상의 잔소리 속에서 들리지 않는 감정을 꺼내어 보는 일”이라고 설명해 새로운 시선으로 컬렉션을 만들어내며 관객들에게 아티스트다운 면모를 인정받았다.
‘몽상가의 시선’으로 전개된 이번 컬렉션 테마는 옷을 현실 속 감성의 매개체로 표현하며, 버튼 하나에 담긴 의미와 주머니 깊숙이 숨어 있는 희망, 그리고 천 위에 조용히 새겨진 삶의 흔적 등을 디자이너만의 독창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디자인으로 보여진 구조적 테일러링 안에 시적인 디테일을 담은 부분을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고, 레이어링을 통해 ‘감정은 언제나 말보다 느리다’는 메인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했다.

‘한나신(HANNAH SHIN)’
◇ 신한나 ‘한나신’, 세계 최초 ‘tech Couture Art show’ 공개
신한나 디자이너의 브랜드 한나신(HANNAH SHIN)은 2026 SS 컬렉션 ‘La Nueva Perla(라 누에바 페를라, 새로운 진주)’를 통해 K-로보틱스·K-패션·K-컬처가 교차하는 세계 최초의 Tech Couture Art Show를 선보였다.
컬렉션은 진주의 형성 과정을 모티프로, 시간이 켜켜이 쌓이며 빚어내는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패션 언어로 풀어냈다. 런웨이에 등장한 룩들은 시어한 오간자와 티어드 구조의 스커트로 층위를 시각화하거나, 메탈릭한 광택과 미래적 실루엣을 통해 진주의 강인한 내면을 드러냈다. 하늘빛의 투명한 튤 드레스는 신비로운 물결처럼 흘렀고, 블랙 톤의 구조적 드레스는 강렬하면서도 우아한 힘을 전했다.
컬러 팔레트는 청명한 블루와 펄 화이트에서 시작해 점차 다크 네이비와 블랙으로 옮겨가면서 시간과 심연의 여정을 그렸다. 초반부의 수채화같은 파스텔은 마치 진주의 생성과 바다의 이미지를, 중반의 실버와 그레이는 기술적 감각을, 후반의 블랙은 새로운 차원의 완성을 암시하는 듯했다. 런웨이를 가득 채운 스모크 연출과 어우러져 컬러는 더욱 극적인 미를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