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패션 브랜드 김해김(KIMHEKIM)의 김인태 대표(이하 김 대표)가 지난해 11월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주최한 ‘2025 한국디자이너패션어워즈’에서 최우수디자이너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한 해를 뜻깊게 마무리했다.
2025년 K-패션을 이끈 디자이너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인물로 꼽힌 김 대표는 시상식에서 “한국이 낳은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 김해김을 더욱 성장시켜 국내 장식예술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 대표는 패션을 단순히 ‘의상’이라는 개념을 넘어 ‘예술 작품’으로 이해하고 있다.
2016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김해김(KIMHEKIM)은 2019년 파리패션위크에 첫 진출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같은 해 프랑스 파리의상조합(FHCM)에 한국 디자이너 최연소 정회원으로 등록되면서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에서도 그의 남다른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김해김은 글로벌 무대에서 먼저 주목받은 뒤 국내에 소개된 브랜드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 론칭한 이후 한국에 들어오면서 오히려 역진출 스토리가 한국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돼 초반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대한민국 브랜드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게 때로는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서울에 정착한 이후로는 오히려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론칭했지만, 김해김의 서사는 한국 전통문화에서 출발한다. 브랜드명은 김인태 대표의 본관과 성씨의 조합에서 나온 이름으로, 가야의 번성했던 장식 예술과 장인 정신을 상징한다. 김 대표는 ‘유럽에서도 인도 공주 허황옥과 김수로왕이 만들어낸 가야 왕국의 이야기를 브랜드 스토리와 함께 전하면 굉장히 흥미로워 한다’고 전했다.
김해김의 상평통보 로고 역시 주목할 만하다. 조선시대 화폐였던 상평통보는 ‘어디서든 통하는 보배’라는 뜻을 담아 브랜드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지난 2025년, 수상·컬래버레이션 등 ‘김해김의 해’로 마무리
김해김의 컬렉션은 심플하면서도 시적이고, 화려하면서도 담백한 미학이 특징이다. 시그니처 디테일로는 우연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진주’ 디테일, 우아함을 표현한 ‘리본’ 디테일,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의미하는 ‘하트’ 디테일 등이 있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 바느질과 매듭 공예를 배워 자연스럽게 예술과 창작에 대한 열정을 키웠습니다. 국내 패션스쿨 ‘에스모드 서울’과 프랑스 ‘에스모드 파리’를 졸업한 후에는 발렌시아가 컬렉션팀을 포함한 글로벌 패션 하우스에서 활동했습니다. 이곳에서 정교한 꾸뛰르 기법을 익혀 제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브랜드 ‘김해김’을 론칭하게 된 거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유난히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주요 프로젝트만 살펴봐도 김 대표가 밤낮없이 작업에 몰두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2025년 6월, 신세계까사가 전개하는 수면 브랜드 ‘마테라소’와 협업해 ‘드리머 앤 더 베드(DREAMER AND THE BED)’ 전시를 성료했다. 해당 전시에서는 ‘잠’에서 영감 받은 김해김의 2025 SS 컬렉션 ‘드리머스(DREAMERS)’와 수면을 통해 활력을 전하고자 하는 마테라소의 브랜드 철학을 함께 선보여 주목받았다.

이어 10월에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 스포츠스타일’과 첫 글로벌 협업 제품을 출시했다. ‘아식스 X 김해김 젤-님버스 10.1’은 아식스가 새롭게 조명한 젤-님버스 10.1 모델에 김해김만의 감성을 더한 제품으로, 시그니처 하트 심볼이 더해져 한층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11월에는 ‘무신사 엠프티’ 입점을 기념해 무신사 엠프티 성수에서 약 일주일간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김해김의 2025 FW 아틀리에 컬렉션을 대한민국의 핫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서울 성수동에서 선보여 브랜드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 프랑스 파리에서 선보인 2026 SS 컬렉션, 뜨거운 반응 얻어
이색적인 협업 사례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봄, 정유미 감독과 김 대표가 함께한 단편 애니메이션 <안경>은 제78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이는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해당 부문에 진출한 작품으로 기록됐다.
김 대표는 “자기애를 바탕으로 한 내면과 외면의 조화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어 장식예술 분야의 중요성을 늘 깨닫습니다. 장식예술 분야에 패션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방면에서 우리의 철학과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는 협업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지난해 ‘아식스 X 김해김’ 컬래버레이션 작업이 서로 다른 세계를 가진 파트너들과 만날 때 저희 브랜드가 해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고 느껴졌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모든 프로젝트가 저에게 의미 있지만, 정유미 작가님과의 협업 단편 애니메이션 <안경>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파리에서 공부하던 시절, 정유미 작가님의 작품 <러브 게임>을 굉장히 감명 깊게 봤었고, 언젠가 협업을 통해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죠. 한국으로 돌아와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제가 디자인한 의상이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경험은 매우 특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 현대미술관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에서 컨셉코리아를 통해 공개한 2026 SS 컬렉션 ‘I Feel Love’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1970년대 디스코 감성과 김해김 특유의 구조적 미학을 결합한 런웨이는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김 대표는 “1970년대 디스코를 상징하는 자유분방한 에너지에 케이팝의 다이나믹함을 접목했는데, 현장에 있는 관객분들도 김해김 응원봉을 흔들며 브랜드와 관객이 하나가 되는 쇼였습니다. 케이팝 스타 전소미 씨도 참여해 주셔서 더욱 의미가 깊었죠”라고 밝혔다.

◇ 론칭 10주년 기념 ‘파리 플래그십 오픈’ 등 2026년 계획 기대
김해김은 올해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에너지와 규모의 프로젝트를 다수 준비하고 있고,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6년은 지금까지 10년의 여정을 돌아보고 기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해김 팀과 함께 일궈온 소중한 자산을 자양분으로 삼아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는 한 해가 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라며 올 한 해에 대한 포부를 보였다.
현재 김해김은 국내에서는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와 무신사 엠프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등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공식몰과 무신사 엠프티에서 판매 중이다.

(사진= 김해김 청담 플래그십)
해외에서는 일본의 파르코 백화점과 이세탄 백화점, 마카오의 안토니아(ANTONIA), 이탈리아의 안젤로 미네티(ANGELO MINETTI) 등 다수의 해외 콘셉트 스토어에 입점해 유통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뷰를 마무리 지으면서 사람 ‘김인태’와 브랜드 ‘김해김’의 최종 목표에 대해 김 대표는 “저는 계속해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행위로서 장식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로는 아티스트들의 보금자리가 될 만한 재단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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