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리테일 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영역은 고기능성 스킨케어 부문이다. 과거 피부과 시술이나 의약품 영역에서 주로 활용되던 세포 재생 물질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이 일반 화장품 카테고리로 확산되면서, 뷰티 업계의 유통 및 상품 기획 전략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QY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PDRN 및 PN(폴리뉴클레오티드) 시장은 메조테라피와 고기능성 화장품 수요에 힘입어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기술적·성분적 진화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국내외 뷰티 리테일 채널의 상품 구성과 경쟁 구도를 재편하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발생한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와 유통 플랫폼의 세대교체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의 화장품 소비가 브랜드의 이미지나 감성적 마케팅에 의존했다면, 현재의 소비자는 성분의 안전성과 객관적인 효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성분 중심 소비(Ingredient-centric)’ 성향을 강하게 보인다.
고물가 기조 속에서 비용 대비 확실한 효과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피부과 시술의 효과를 집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고기능성 홈케어 개념의 제품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통 채널 역시 빠르게 반응하며 헬스앤뷰티(H&B) 스토어와 온라인 셀렉숍을 중심으로 성분 특화 제품의 카테고리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독자 원료와 멀티 기능성 융합, 인디 브랜드의 유통 시장 선점 전략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주요 뷰티 브랜드들은 단순한 성분 함유를 넘어, 원료의 출처를 차별화하거나 타 기능성과의 융합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뷰티 브랜드 한스킨은 기존의 연어 유래 DNA를 넘어 특허받은 식물성 저분자 고순도 ‘연꽃 PDRN’을 핵심 원료로 내세웠다.
한스킨은 피부 탄력 및 광채 케어 중심이던 기존 라인업을 확장해 여름 시즌 수요가 높은 모공과 잡티를 타깃으로 삼았다. 세안 후 첫 단계에 사용하는 시트 프리 형태의 ‘첫단계 버블 모공 마스크’와 밀착 케어가 가능한 ‘잡티 패치’를 출시하며 올리브영, 무신사 등 트렌드 민감도가 높은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리테일 채널을 무대로 성과를 내는 사례도 존재한다. 제이씨패밀리가 전개하는 코스메틱 브랜드 랩코스(LAPCOS)는 미국 현지 법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확장을 지속해 온 브랜드로, 미국 아마존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의 마스크팩 카테고리에서 상위 포지션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브랜드 신뢰도를 구축해 왔다. 랩코스는 국내외에서 축적된 유통력을 바탕으로 자외선 차단과 안티에이징을 동시에 해결하는 ‘선티에이징’ 영역을 다져왔다.
2022년 출시 이후 15차 이상의 재발주가 진행될 만큼 국내 시장에서 판매력을 입증한 데 이어, 최근 출시한 ‘선티에이징 PDRN 선 프렙’은 강력한 자외선 차단(SPF 50+ PA++++) 기능에 시카 추출 PDRN을 함유하여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베이스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3-in-1 제품이다. 이는 기초 단계부터 자외선 차단까지 하나의 제품으로 해결하는 ‘선 레이어링’ 루틴을 제안함으로써 공식 자사몰과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 구조를 견고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유통 구조의 성분 검증 체제 전환과 글로벌 채널 최적화 과제
PDRN 스킨케어의 확산은 전체 뷰티 유통 구조와 밸류체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이 고도화된 PDRN 추출 및 안정화 기술을 표준화하면서 브랜드사들의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졌고, 이에 따라 리테일러들의 자사 브랜드(PB) 개발이나 유통사 독점 제품 출시가 활발해지고 있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 비중이 높은 기성 대형 브랜드에 비해 성분 중심으로 소통하는 기능성 인디 브랜드나 독점 제품을 전면에 내세르는 것이 집객과 마진율 확보 모두에 긍정적이다. 실제로 주요 H&B 스토어와 이커머스 채널에서는 PDRN 관련 제품의 카테고리 배치 비중을 늘리는 추세며, 이는 화장품 유통 구조가 감성 중심의 ‘브랜드 로열티’ 체제에서 효능 중심의 ‘성분 검증’ 체제로 점진적으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고기능성 뷰티 리테일 시장은 단순한 성분 함유량 경쟁을 넘어, 피부 흡수율을 높이는 전달 기술과 타깃 솔루션을 통해 세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스킨이 버블 제형과 식물성 원료의 다각화로 대응하고, 랩코스가 선케어와 안티에이징을 융합한 멀티 카테고리로 글로벌 강점을 이어가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유통사와 브랜드 관계자들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가별 리테일 환경에 최적화된 접근 방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시장에서는 아마존 등 대형 이커머스를 거점으로 한 온라인 전략과 다기능성 제품의 반응이 뚜렷한 반면, 국내 및 아시아권 시장에서는 H&B 스토어를 통한 제형 체감형 마케팅이 효과적일 전망이다. 전체적인 뷰티 업계의 흐름 가운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원료의 객관적 데이터 확보는 물론, 채널별 특성에 맞춘 기민한 상품 기획 및 출점 전략이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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