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및 유통 업계의 지형도가 ‘스타일’ 중심에서 ‘원단 공학(Fabric Engineering)’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상화된 재택근무와 웰니스 트렌드는 의류 선택의 최우선 기준을 ‘타인에게 보여지는 멋’에서 ‘내가 느끼는 편안함’으로 전환시켰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뛰어난 신축성과 체형 보정, 압도적인 착용감을 앞세운 액티브웨어 및 애슬레저 브랜드들이 글로벌 패션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르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애슬레저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4,152억 달러(약 589조원)에 이르며, 연평균 9.28%씩 성장해 2031년에는 약 6,472억 달러(약 917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양적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단연 ‘컴포트(Comfort) 기술력’이다. 국내 애슬레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룰루레몬, 알로 요가, 스킴스, 르꼬끄 스포르티브 등 4개 브랜드의 소재 혁신과 리테일 전략을 심층 분석했다.
| 브랜드 | 핵심 전개 분야 | 대표 소재/기술 | 핵심 타깃 및 리테일 전략 |
| 룰루레몬 (Lululemon) | 프리미엄 애슬레저 | Nulu™, Luon®, Everlux™ | 독자적 원단 특허 기반, 커뮤니티 중심 DTC 및 플래그십 스토어 |
| 알로 요가 (Alo Yoga) | 스트리트 액티브웨어 | Airbrush, Alosoft, Airlift | SNS·셀럽 마케팅,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숍 입점 및 글로벌 도심 거점 확장 |
| 스킴스 (SKIMS) | 쉐입웨어·라운지웨어 | Fits Everybody, Seamless | 인클루시브 사이징, D2C 중심 및 글로벌 명품 백화점 입점 |
| 르꼬끄 스포르티브 | 우먼즈 애슬레저 | 더블텐션(Double Tension), 4Way 스트레치 | 20~40대 여성 타깃 확대, 백화점·대리점·공식 온라인몰 |


독자적 원단으로 굳힌 프리미엄 제국, ‘룰루레몬’
애슬레저 시장의 원조 격인 룰루레몬(Lululemon)은 ‘소재 차별화’가 브랜드 가치를 결정짓는다는 것을 증명한 대표적 사례다. 대표 원단인 ‘누루(Nulu™)’는 ‘안 입은 듯한 촉감(Butter-soft)’을 구현하기 위해 극세사 섬유를 가공해 만든 소재로, 브랜드의 간판 라인업인 ‘Align™(얼라인) 레깅스’의 성공을 이끌었다.
룰루레몬의 성장은 단순한 유행에 기댄 것이 아니다. 수분 흡수와 발수가 뛰어난 ‘에버럭스(Everlux™)’, 고강도 운동에 최적화된 ‘럭스트림(Luxtreme®)’ 등 운동 강도와 목적에 맞춘 섬유 포트폴리오를 세분화했다. 이러한 소재 기술력은 오랫동안 제품의 고단가 정책을 정당화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뒷받침해왔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관세 부담 확대와 판관비 증가, 미국 내 브랜드 소비심리 위축 등이 겹치며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수익성 방어에 부침을 겪고 있어, 원단 기술력만으로 고수익 구조를 유지하기가 예전만큼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튜디오에서 거리로, 라이프스타일을 판 ‘알로 요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된 알로 요가(Alo Yoga)는 룰루레몬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알로의 성공 비결 역시 차별화된 원단에 있다. 대표 원단인 ‘에어브러시(Airbrush)’는 뛰어난 압박감과 통기성을 제공하며, ‘에어리프트(Airlift)’는 신체 라인을 매끄럽게 잡아주는 슬리밍 효과로, ‘알로소프트(Alosoft)’는 극상의 부드러움으로 일상복과의 경계를 허물었다.
알로는 원단의 기능성에 패션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블랙과 베이지, 파스텔톤 위주의 세련된 컬러 팔레트와 스타일리시한 크롭 디자인을 적용해 요가 스튜디오를 벗어나 거리에 어울리는 ‘스트리트 패션’으로 확장했다. 리테일 측면에서도 도심 요충지에 매장을 열고 음료 바와 요가 클래스를 결합한 문화 공간을 제공하며 젊은 세대 소비층의 팬덤을 확보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알로는 2022년 연 매출 10억 달러를 넘어섰고, 2023년 말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망도 빠르게 확대해 2025년 말 기준 전 세계 ‘생추어리(Sanctuary)’ 매장이 169개에 달했으며, 2026년에는 파리 샹젤리제와 영국 4개 지역에 추가 출점을 예고했다.
한국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알로는 2025년 7월 4일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도산대로45길 11)에 지상 3개 층 규모의 ‘알로 도산’ 플래그십을 열며 한국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당초 4월 오픈 예정이었으나 공사 일정으로 7월로 미뤄졌다. 이후 같은 해 8월 더현대 서울과 한남,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에 잇따라 매장을 열었고, 12월에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유통업계 최대 규모의 매장을 추가하며 국내 오프라인 거점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브랜드 모델로는 방탄소년단(BTS) 진을 발탁해 국내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으며, 이 같은 셀럽 마케팅과 SNS 화제성을 앞세운 전략은 룰루레몬이 선점해온 국내 프리미엄 애슬레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는 평가다.


보정 속옷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신, ‘스킴스’
킴 카다시안이 설립한 스킴스(SKIMS)는 보정 속옷(Shapewear)과 라운지웨어 시장에서 독보적인 신축성 기술로 유통업계를 놀라게 했다. 스킴스의 핵심 기술은 ‘핏 에브리바디(Fits Everybody)’ 컬렉션에 적용된 무봉제(Seamless) 초신축 원단이다. 소수의 사이즈로도 신축성을 통해 다양한 체형을 포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킴스는 과도한 압박으로 답답했던 기존 보정 속옷의 단점을 개선하고, 가벼우면서도 신체 라인을 부드럽게 잡아주는 원단을 개발했다. 폭넓은 인클루시브(Inclusive) 사이즈 정책과 피부 톤에 맞춘 다양한 색상 구성은 디지털 D2C 채널을 넘어 노드스트롬 숍인숍, 갤러리 라파예트 등 글로벌 주요 백화점 입점으로 이어졌다. 스킴스는 2025년 11월 골드만삭스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50억 달러(약 7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몸값을 키우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넓히는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한섬은 2025년 11월 21일부터 12월 말까지 서울 성수 톰그레이하운드(TOMG.)와 더현대 서울 2층에서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스킴스 팝업스토어를 열고, 2025 홀리데이 컬렉션을 포함한 약 120종의 상품을 선보였다. 이어 2026년 2월 26일부터 3월 9일까지는 성수동에서 나이키와 손잡고 ‘나이키x스킴스’ 팝업을 열어 2026 봄 컬렉션을 처음 공개했다. 매트·스트레치 니트·리브드 심리스 등 신축 소재 라인업에 더해 발레 슈즈 형태의 ‘리프트 새틴’까지 신발 카테고리로 처음 확장하며, 국내에서도 원단 기술을 앞세운 브랜드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Soft Women Needs Sports Body’로 승부수 던진 ‘르꼬끄 스포르티브’
데상트코리아가 전개하는 르꼬끄 스포르티브(le coq sportif)는 2026 FW 시즌 캠페인을 앞세워 가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 시즌 주력 소재는 뛰어난 신축성과 부드러운 촉감이 특징인 ‘더블텐션’으로, 일상과 가벼운 운동을 아우르는 애슬레저 컨셉의 신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마이크로 모달 기반의 더블텐션은 유연한 신축성과 뛰어난 회복력, 부드러운 촉감이 특징이며 은은한 광택으로 고급스러운 외관을 구현한다. 이번 시즌에는 더 섬세한 조직의 원사를 적용해 촉감을 한층 강화했고, 간절기부터 가을까지 활용하기 좋은 두께감에 FSC·EU 에코라벨 인증 원료를 사용해 친환경성과 세탁 후 원단 내구성도 함께 갖췄다.
캠페인은 여름 시즌부터 이어온 브랜드 대표 캠페인 ‘Soft Women Needs Sports Body’의 연장선으로, 간호사부터 모델·배우·작가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최예다운을 뮤즈로 내세웠다.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함께 지닌 여성상을 담아, 자기관리는 물론 가족과 일까지 병행하는 ‘럭셔리 웰니스’ 흐름에 맞춰 기존 20대에서 30~40대 여성까지 타깃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주력 제품인 ‘우먼스 더블텐션 라운드 맨투맨’과 ‘더블텐션 후드 집업’은 단독 착용은 물론 팬츠·스커트와의 셋업 스타일링도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패션 유통업계에서는 향후 소재 공학이 의류 브랜드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본다. 과거 브랜드 로고나 디자인 패턴 중심의 소비에서, 실질적인 ‘착용감(Fit & Feel)’ 중심으로 소비자 구매 기준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백화점 및 복합형 쇼핑몰 등 오프라인 리테일 채널에서도 단순 패션 브랜드 매장보다 체험형 애슬레저 브랜드의 매장당 매출 효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능성 원단에 기반한 에센셜 의류는 계절 타격을 적게 받고 재구매율이 높다”며 “신축성과 편안함을 핵심으로 한 기능성 의류 브랜드들의 오프라인에서 인기를 주도하는 앵커 테넌트(Key Tenant)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SF샵-로고[1]](https://tnnews.co.kr/wp-content/uploads/2025/08/SSF샵-로고1.png)


![네이버볼로그[1]](https://tnnews.co.kr/wp-content/uploads/2025/08/네이버볼로그1-300x133.jpe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