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프 서울 2021(Kiaf SEOUL 2021ㆍ이하 키아프)이 10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됐다. 올해 키아프는 기대했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는 큰 성과를 이루어냈다.
첫날부터 초대받은 VVIP들이 대부분 방문하여 작품을 관람하고 문의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되어 생긴 공백을 2년만에 회복하는 모양이다. 2019년 키아프 당시 평일에도 관람객이 주말처럼 붐볐고 주말 역시 줄을 길게 섰는데 올해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더욱이 2019년에 비해 올해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으로 인해 홀 내부 체류 인원 3,063명 제한이 의무였고 운영위원회는 방역 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느라 애를 먹었다. 키아프 서울 2021은 2019년에 비해 7%이상 증가한 88,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고, 5일간 650억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작년 키아프가 취소되며 국내 갤러리들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어야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갤러리를 방문하는 손님이 없어지는 마당에 급기야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인 키아프 마저 취소되어 갤러리와 작가 모두 위기를 맞이해야 했다.
갤러리의 타격은 바로 작가와 운송사, 표구사 등 모든 연관 산업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키아프 서울 2021은 약 2년간의 불황에 고군분투하며 버텨온 미술계를 응원하듯 컬렉터들과 미술애호가들이 모두 방문하여 어려웠던 시기를 이겨낸 미술품 구매에 열을 올렸다.
개막식이 열렸던 10월 13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황희 국회의원, 이달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오영우 한국무역협회 회장, 구자열 전)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박병원 ㈜벽산엔지니어링 회장, 한국 메세나협회 회장 김희근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이사장 윤영달 전)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진룡 강남구 구청장, 정순균 종로구 구청장 등이 주요 인사로 참석했다.
또한 김영종 주한독일문화원 원장 마를라 슈투켄베르크(Marla Stukenberg) 영국문화원 원장, 샘 하비(Sam Harvey) 프랑스 대사관 대사 겸 문화원 원장, 뤼도빅 귀요(Ludovic Guillot) 작가, 박서보 작가, 하종현 코엑스 사장, 이동원 (사)한국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이범헌 (사)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이광수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윤범모 등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매출의 50% 남짓은 키아프가 열리는 VVIP 오픈일 첫날에 도달했다. 키아프 운영위원회에서 갤러리에 제공한 VVIP 카드 2000여장 중 70~80%에 달하는 손님들이 첫날 입장했고 스폰서와 파트너사의 손님들도 방문했다.
키아프에서 처음 시도한 VVIP 카드는 동반인 1인까지만 입장이 가능한 카드로 한정된 수량만 갤러리의 주요 손님에게 제공되었다. 이전에는 VIP 카드를 수령한 손님들이 오픈일이나 주말에 혼자 느긋하게 왔다면 올해는 달랐다. 구하기 어려운 키아프 VVIP 카드를 받은 손님들은 대부분 동반인과 함께 빠짐없이 방문하였고, 이로 인해 컬렉션을 기다려오던 주요 손님들이 대부분 첫날에 입장했다.
둘째날인 VIP날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반까지 문을 열었다. VVIP 카드를 받지 못한 VIP 손님들이 평일임에도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왔다. 첫날 구매하지 못한 작품들을 둘러보며 소장할 작품을 감상했다. 15일부터 17일까지 일반오픈일 중 금요일은 주말처럼 붐볐고, 주말은 입장을 위해 발급받아야 하는 손목밴드를 기다리는 줄과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 16일 토요일 오후 3시경에는 홀 내부 순간 허용 인원인 3,063명에 도달하여 모든 입구를 닫고 내부 인원이 줄어들기를 기다렸다.
약 10분에서 길게는 30분까지 입장을 위해 기다려야 했던 손님들은 대부분 코로나로 인한 방역 수칙을 차분하게 지켜주며 성숙한 미술 감상 문화를 만들었다. 3시경부터 시작된 입장 대기는 5시까지 약 2시간 동안 열고 닫기를 반복했고 5시 넘어서는 방문객 제한 수가 안정적으로 내려갔다. 마지막날인 17일 일요일도 오후 1시경부터 제한 수량을 넘어 입구를 닫았으며 약 2시간가량 순차적 입장을 진행했다.
키아프에 방문한 손님들도 화려하다. BTS의 뷔와 RM, 전지현, 이병헌 이민정 부부, 소지섭, 노홍철, 황신혜, 소유진, 성유리, 한지혜 등 유명 연예인들의 발길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국내에 머물고 있는 해외 갤러리뿐만 아니라 국내에 지점이 없는 해외 디렉터들도 참가하며 국내 미술 시장의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무라카미 타카시(Murakami Takashi)의 솔로쇼로 키아프에 참가한 페로탕(Perrotin)의 엠마뉴엘 페로탕(Emmanuel Perrotin)이 VVIP날부터 부스에서 손님들을 맞이했고, 리만 머핀(Lehmann Maupin)의 창립자 라쉘 리만(Rachel Maupin)도 서울을 방문했다. 또 내년 키아프 서울과 공동개최하는 프리즈(Frieze)의 담당자가 방문해서 키아프 갤러리들의 컨디션과 홀 내부 상황, 방문객 시스템 등 전반적인 환경을 확인하고 키아프의 공동주최사인 코엑스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해외 방문자들의 원활한 입국에는 문체부의 도움이 컸다. 방역 수준이 향상된 점과 백신을 맞은 입국자에 대한 절차가 일부 완화되어 백신 접종을 마친 갤러리의 필수 인력들과 내년도 사업을 위해 방문하는 중요 인사들의 방문을 지원했다.
갤러리의 판매 성과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2019년 기록적인 매출인 310억의 두배에 다다르는 650억의 매출이 집계되었다. 참가한 갤러리들은 오전 11시 매일 행사가 열리기 두세시간 전부터 판매된 작품을 교체하여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손님을 기다렸다. 갤러리 부스 마다 판매를 알리는 빨간딱지가 작품 옆에 붙었고, 부스에 설치한 작품은 모두 판매되어 갤러리에서 작품을 공급하기 바빴다.
2년만에 열리는 키아프를 기다려온 컬렉터들의 공격적인 구매와 함께 새로운 컬렉터층으로 떠오르는 MZ세대 컬렉터들의 구매 경쟁이 치열했다. 무라카미 타카시(Murakami Takashi) 솔로 전시로 부스를 꾸몄던 페로탕 갤러리는 예약되어 있던 작품까지 마지막날 완판했다. 이화익갤러리의 차영석 작가 작품은 매일 새로운 작품을 보충해야 했고 가나아트도 김구림 작가 등 대부분의 작품이 판매되었다.
국제 갤러리도 첫날 걸려있던 칸디다회퍼(Candida Hofer) 작품이 다른 작품으로 교체되었고 일본에서 참가한 갤러리 에델(Gallery Edel)은 설치한 작품과 창고에 보관중인 작품까지 모두 완판하였다. 작은 부스로 준비한 VSF는 전시한 작품을 모두 판매했고 갤러리 스탠(Gallery Stan)을 비롯한 참가 갤러리 여러곳이 솔드아웃으로 부스에 설치한 작품을 모두 판매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B홀 외부 토크라운지에서는 14일 목요일부터 11가지 다양한 강연 프로그램을 제공하였다. 현장 토크 프로그램에서 기업의 예술후원, 한국문화예술산업, 포스트 디지털시대, 미디어 아트, 메타버스 등에 관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강연이 소개되었다. 이번에 조성한 토크라운지는 키아프 티켓 없이도 참여할 수 있는 행사장 외부에 위치하며 일반인의 관심을 끌었고, 2019년과 같이 벽을 낮추어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관람객들이 라운지 밖에서 강연을 들을 수 있게 했다.
토크라운지 내부에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관람객들이 서서 강연을 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지침을 지키기 위해 면적당 인원제한을 두었고 이로 인해 좌석이 많지 않았음에도 예술에 대한 재치 있고 유익한 토크에 관심이 많았다. 14일 목요일의 마지막 세션 토크에는 내년 키아프와 공동 개최하는 프리즈 글로벌 디렉터인 빅토리아 시달의 영상이 상영되었다.
이번 키아프와 같은 주에 진행한 런던의 프리즈 마스터즈 현장에서 인터뷰를 녹화하여 키아프로 전송했고 키아프 토크 라운지에서 프리즈의 생생한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내년의 키아프와 프리즈 행사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이번 토크 프로그램은 행사 이후에도 지속적인 정보 공유를 위해 공식 키아프 유튜브를 통해서 추후에 업로드 될 예정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MZ컬렉터를 대상으로 미술시장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하고자 9월 14일부터 10월 12일까지 진행하였던 VIP for MZ 프로그램의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도슨트 가이드가 키아프 현장에서 이루어져 프로그램의 현장성을 더했다.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주최, 주관 (사)한국화랑협회 등 주요 미술협단체가 협력기관으로 진행한 ‘작품의 가치, 신뢰를 같이-미술품감정, 작품에 신뢰를 더합니다.’ 캠페인 부스에서도 미술품감정과 유통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한 캠페인 영상상영과 홍보물 배포가 이루어졌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미술품감정, 미술시장의 신뢰를 논하다’라는 주제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양정무 교수를 비롯한 학계와 현장 전문가의 토론이 이루어져 투명한 미술시장을 위한 고민을 나누며 방향성을 모색하였다.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키아프와 동시에 온라인 접속도 폭증했다. 온라인으로만 개최된 2020년은 한달 동안 3만7000여명이 키아프 공식 웹사이트에 접속했고, 74만건 이상의 페이지 클릭 기록을 보였다. 올해는 키아프를 검색하고 작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뷰잉룸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10월8일부터 오프라인 행사 종료일인 17일까지 10일간 8만3000여명의 방문자가 68만건의 페이지 클릭수를 기록했다.
VIP 오픈일인 14일에 웹사이트에 접속한 방문자는 하루 18,657명이고 일반 오픈일인 15일은 19,451명을 기록했다. 키아프 현장을 방문하여 작품을 관람하고 방문이 어려운 경우 온라인 뷰잉룸을 통해 작품 문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실제로 시행된 하이브리드 전시 형태를 확인하였다.
기간 중 온라인 방문객의 59%는 여성, 41%는 남성이 접속했고, 연령대는 45~54세가 23.6%로 제일 많았고, 25~34세가 22.0%로 그 뒤를 이었다. 2020년과 달라진 점은 55~64세의 접속 비중이 19.2%로 작년에 비해 증가했다. 접속 지역은 한국이 제일 많고 그 뒤로 일본, 미국, 독일 순으로 이어졌다.
온라인 뷰잉룸과 동시에 오픈한 디스커버링 갤러리즈(Discovery Galleries) 프로그램은 갤러리의 작품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일 미쳤다. 디스커버링 갤러리즈를 통해 작품 설명을 들은 손님들이 행사 시작 전 온라인 뷰잉룸에 출품된 작품을 구매하여 코엑스 현장에 나오기 전 선판매가 이루어졌다. 또 한 키아프는 참가 갤러리들의 홍보를 극대화하기 위해 갤러리 홍보 영상을 엄선하여 키아프 웹사이트와 YouTube에 노출하였고 영상을 본 갤러리들의 작품에 관심을 갖는 손님의 문의가 이어졌다.
키아프는 내년 행사를 위한 홍보 영상의 컨텐츠를 참가 갤러리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마련하였고 현장에서 촬영한 홍보 영상들은 편집을 통해 순차적으로 송출할 예정이다. 키아프 오프라인은 17일로 종료되었지만 온라인 뷰잉룸은 23일 토요일 자정까지 열려 있다. 키아프 행사 후 에프터 세일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갤러리들은 미처 방문하지 못한 손님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22일까지 진행하는 키아프 특별전 “We Connect Art & Future, KIAF and Incheon Airport” 홍보월을 코엑스 홀 A, B 사이에 배치하여 키아프를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홍보했다. 해외에서 입국하는 해외 갤러리 관계자와 프리즈 관계자들도 입국시 키아프와 인천공항의 특별전을 관람할 수 있었다. 키아프와 인천공항의 특별전은 9월27일 오픈하였고 키아프 전 방문하여 작품을 구매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5일내내 행사장은 주말과 같이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키아프 작년의 부재로 미술행사에 대한 미술애호가들의 갈망이 어느 때보다 심했다. 더불어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해 고립된 환경 속에서 다시 다양한 갤러리와 작품관람을 통해 힐링을 원하는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전 세계의 아트마켓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한국은 오히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신진 컬렉터들이 미술작품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볼 수 있었다.
더불어, 성공적인 행사와 방역안전 수칙을 준수하여 관람객들이 안전한 안내와, 다양한 층의 컬렉터와 MZ세대 컬렉터의 구매력, 메이저 해외갤러리 대표들의 방문을 통해 한층 더 서울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키아프는 올해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시작될 국제 행사의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할 것이다.
프리즈와의 운영 프로세스도 협의해야 하고 글로벌 스탠다드로 맞추기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이다. 올해 행사 중 미흡한 점과 불편사항들을 최대한 숙지하고 재검토하여 내년 2022년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