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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유통·외식 채널 안착하는 K-푸드의 진화

서울푸드 수출 성과·일본 외식체인 입점·베트남 플랫폼 전략이 보여준 K-푸드의 구조적 진화

K-푸드가 과거 한인 마트나 일부 틈새시장을 타깃으로 하던 소규모 단품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메이저 유통 플랫폼과 현지 주류 외식 채널에 직접 안착하는 구조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서울푸드 2026의 대규모 수출 계약 성과와 한국 가공식품의 일본 대형 외식 체인 진입, 그리고 베트남 내 외식 프랜차이즈의 식자재 플랫폼화 현상은 K-푸드가 글로벌 리테일 시장의 변두리가 아닌 주류 카테고리로 재편되고 있음을 명확히 증명한다.

이제 한국 식품 산업의 글로벌 확장은 단순한 문화 트렌드 소비를 넘어, 철저한 현지화 공급망 구축과 옴니채널 유통 전략을 기반으로 한 밸류체인 혁신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리테일 시장의 인구 구조적 포화와 친환경·프리미엄 원물 소비의 정체는 국내 식품 및 유통 기업들에게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강제하고 있다.

과거의 수출 방식이 현지 벤더를 통한 간접 납품이나 한인 커뮤니티 중심의 마케팅에 의존했다면, 최근의 흐름은 현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깊숙이 침투하는 구조적 접근을 취한다. 글로벌 전역에서 건강한 대안 식품과 체험형 외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독창적인 제조 공법과 안정적인 물류 역량을 앞세워 해외 메이저 유통망의 진입 장벽을 넘어서고 있다.

서울푸드 전시장 상담장에서 해외 바이어와 수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제공 서울푸드)

이러한 리테일 구조 변화의 역동성은 대규모 B2B 비즈니스 플랫폼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코트라가 주최하여 전 세계 49개국 약 1,800여 개 기업이 참가한 ‘서울푸드 2026’은 개막 이틀 만에 해외 바이어 수출 상담 3,993건을 기록하며 상담액 약 8억 7,62만 달러, 계약추진액 약 2억 32만 달러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현장 계약액은 13건에 걸쳐 약 221만 달러(한화 약 34억 원)에 달했으며, 계약 추진을 위한 MOU 역시 19건으로 약 270만 달러(한화 약 38억 원) 규모가 체결되어 당초 예상치인 6.5억 달러를 크게 상회할 전망이다.

전 세계 46개국에서 방한한 288개사의 유력 바이어와 북미 대표 식품 유통사로 구성된 구매사절단은 한국 기업의 공급 역량에 주목했다. 대표적으로 광천김은 달라스 무역관을 통해 초청된 미국 구매사절단 ‘트라이튠 USA’와 100만 달러 이상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친환경 과채주스 제조 기업인 채움에프앤비는 해외 바이어 ‘유원’과 20만 달러 이상의 MOU를 체결하는 등 원물 가공 기술과 브랜드력을 앞세운 글로벌 B2B 계약이 다각도로 구체화되고 있다.

일본 외식기업 스카이락에 진출한 달칩 초코샌드·딸기샌드 2종(제공 네이처오다)

해외 현지 시장의 가장 보수적인 영역으로 꼽히는 주류 외식 채널과 대형 온라인 플랫폼의 동시 공략은 K-푸드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있다. 충남 아산 소재의 농업회사법인 네이처오다는 국산 유기농 쌀을 71.2% 함유한 자사 쌀스낵 브랜드 ‘달칩’을 통해 일본 최대 패밀리 레스토랑 기업 스카이락 홀딩스가 운영하는 전국 1,000개 매장의 스낵 매대에 정식 입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스카이락은 구스토, 바미얀, 조나단 등 20여 개 브랜드를 거느리고 일본 전역에 약 3,1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연간 3억 5,000만 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는 일본 최대의 직영 테이블 서비스 레스토랑 체인이다.

한국의 유기농 쌀가공식품이 일본 메이저 외식 브랜드의 전국 매장망에 대량으로 동시 유통되는 것은 사실상 업계 첫 사례다. 기름에 튀기지 않고 열과 압력으로 구워내는 원료 및 공법의 차별성과 현지 친화적인 캐릭터 패키지 디자인이 결합해 까다로운 일본 바이어의 기준을 충족했다.

이 제품은 앞서 일본의 대표 마케팅·유통 전문지인 니케이MJ에 단독 소개되며 현지 바이어들의 주목을 선제적으로 받았으며, 오프라인 진입에 이어 오는 6월 라쿠텐, 아마존 재팬, 큐텐 등 일본 3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동시 론칭함으로써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단일 기업의 수출 실적을 넘어, 내수 시장에 머물던 국내 유기농 원물의 해외 수요를 직접 창출하며 국내 친환경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새로운 선순환 수출 모델로 평가받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이 DI VINA 김완엽 대표(가운데)로부터 베트남 현지 두끼 매장의 식자재 활용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제공 DI VINA)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외식 프랜차이즈 자체가 한국 식자재와 식문화를 전파하는 거대한 유통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고도화된 전략이 전개되고 있다. 베트남 내에서 한국 외식 브랜드 운영 및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 DI VINA는 대표 브랜드인 ‘두끼’를 중심으로 베트남 전역에 약 150개의 매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지난 4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베트남 현지 두끼 매장을 방문해 확인했듯이, 두끼는 고객이 직접 재료를 선택하는 셀프바 시스템과 현지인의 입맛을 정밀하게 반영한 메뉴 구성을 통해 단순한 외식 매장을 넘어 한국산 식자재의 현지 시장 테스트베드이자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안정적인 물류 네트워크와 체계적인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현지화는 한국 농산물 및 가공식품이 동남아 시장으로 지속해서 유입될 수 있도록 돕는 탄탄한 리테일 플랫폼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는 한국 리테일 기업들이 단순한 해외 시장의 ‘상품 공급자(Supplier)’ 역할에서 벗어나, 현지 주류 유통 인프라의 ‘핵심 파트너(Partner)’로 격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수출 방식이 현지 유통업자가 구축해 놓은 매대 한구석을 빌려 쓰는 형태였다면, 현재의 K-푸드 전략은 현지 대기업과의 직접적인 공급망 연계 및 독자적인 프랜차이즈 플랫폼 구축을 통해 유통의 주도권을 직접 확보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향후 글로벌 리테일 시장에서 K-푸드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략적 방향성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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