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테일 시장에 진출한 주요 화장품 사업 영위 기업들의 유통 및 지역 포트폴리오 전략이 구조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단일 해외 시장이나 특정 온라인 플랫폼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글로벌 핵심 거점을 다변화하고 현지 오프라인 리테일 체인 내 접점을 깊이 있게 확보하는 채널 전략이 B2B 유통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사례 중 하나로 국내 주요 기업인 LG생활건강의 지역별 매출 구조 변화와 신세계인터내셔날 비디비치(VIDIVICI)의 중국 현지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을 들 수 있다. 두 기업의 전략적 움직임은 글로벌 유통 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를 보유한 주요 기업들이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과 유통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해 나가는 과정을 명확히 보여준다.

북미 매출의 중국 초과 달성과 글로벌 권역 포트폴리오의 구조적 전환
LG생활건강의 2026년 2분기 실적은 글로벌 사업의 성장 축이 특정 권역에서 다변화되고 있음을 데이터로 입증한다. LG생활건강의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1조 6,574억 원, 영업이익은 87.5% 증가한 1,028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어난 5,845억 원을 기록하며 전사 매출의 35%를 차지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목할 유통 지표는 지역별 매출 수치의 역전 현상이다. 2분기 북미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3% 상승한 2,058억 원을 기록한 반면, 중국 매출은 5.0% 감소한 1,760억 원으로 집계됐다. LG생활건강이 독립 법인으로 분할된 이후 북미 매출이 중국 매출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수치 변화는 일시적인 실적 변동을 넘어 매출 구조의 체질적 다변화를 의미한다. 미국의 관세 환급이라는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본업에서의 영업이익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연구개발(R&D) 역량을 기반으로 한 고기능성 제품군이 북미 리테일 시장에서 실질적인 소비 수요를 창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리미엄 두피케어 브랜드의 북미 대형 오프라인 유통망 안착
LG생활건강은 과학적 연구에 기반한 뷰티 및 건강 기업이라는 신규 비전 아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통 채널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왔다. 프리미엄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를 필두로 유시몰, 도미나스, VDL, 힌스 등 주요 브랜드가 국내외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2분기 뷰티 사업 매출은 3.9% 증가한 8,184억 원, 영업이익은 444억 원으로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유통 채널 측면에서는 닥터그루트의 북미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됐다. 지난해 10월 북미 코스트코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며 대형 할인점 채널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 8월부터는 미국 전역의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한다. 이는 온라인 직구가 단발성 프로모션 중심의 판매에서 벗어나 북미 메이저 오프라인 뷰티 전문 유통 체인에 안정적으로 안착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궁중 피부과학 브랜드 더후의 3세대 천기단 라인 출시와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프라엘의 멜라빔 토닝 선보임 등 고기능성 라인업 강화는 글로벌 핵심 시장에서 브랜드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전략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홈케어앤데일리뷰티 2분기 매출은 5.5% 늘어난 3,776억 원, 영업이익은 23.1% 증가한 223억 원을 기록했다. 리프레시먼트는 매출 4,614억 원으로 0.5% 신장했으나 원부자재가 상승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15.1% 감소한 361억 원을 나타냈다.

중국 오프라인 H&B 스토어 진입을 통한 유통 채널 심화
LG생활건강이 북미 시장을 축으로 글로벌 권역 다변화를 이뤄내는 한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는 중국 시장 내 유통 채널의 침투 깊이를 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현지 대형 오프라인 리테일 체인과의 접점을 넓히는 옴니채널 구축 행보다.
비디비치는 최근 중국 최대 H&B 스토어인 왓슨스의 전체 4천여 개 매장 중 절반이 넘는 2,330개 매장에 입점을 완료했다. 이어 하반기부터는 중국 대표 라이프스타일 뷰티 편집숍인 KKV의 초기 50개 매장에 쿠션 2종과 페탈 글로우 크림 블러시, 펩타이드 버터 틴트밤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프리미엄 뷰티 편집숍 하메이를 비롯해 팡둥라이, 허마, 레인보우 및 홍콩의 드럭스토어 룽펑까지 현지 주요 오프라인 유통망을 촘촘히 확보해 나가는 모습이다.
이러한 오프라인 대형 유통망 진입은 기존 티몰, 도우인, 콰이쇼우 등 중국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안착에 이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 기반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현지 오프라인 매장 접점의 확대는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과 함께 브랜드 신뢰도를 안정적으로 담보하는 핵심 유통 자산으로 작동한다.

앵커 카테고리 자산 기반의 종합 메이크업 라인업 확장
비디비치의 오프라인 유통 채널 진입을 이끌어낸 핵심 요소는 현지 시장에서 검증받은 앵커 카테고리 제품이다. 2016년 출시된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폼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누적 판매량 3,600만 개를 돌파하며 1분당 7개씩 판매되는 실적을 올렸다. 이 제품은 지난 7월 24일 광저우에서 열린 2026 왓슨스 HWB 어워드에서 인기 클렌징 부문을 수상하며 오프라인 채널 내 강력한 브랜드력을 증명했다.
비디비치는 클렌징 카테고리에서 구축한 소비자 신뢰와 오프라인 유통망을 바탕으로 베이스 메이크업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스킨케어 기능이 결합된 베이스 메이크업 수요 확대에 대응해 블랙 퍼펙션 커버핏 쿠션과 누드 퍼펙션 스킨핏 쿠션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단일 품목 중심의 판매 구조를 뛰어넘어 매대 점유율을 확장하는 유통 전략이다.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보여주는 이 같은 변화는 단일 국가 위험 요인을 분산하고 핵심 채널 내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하는 유통 구조 고도화 과정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의 북미 메이저 오프라인 입점 및 매출 역전과 신세계 비디비치의 중국 대형 H&B 채널 확충은 향후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주요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B2B 성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유통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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