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커스 아시아퍼시픽이 호카(HOKA)의 국내 새 총판으로 20일(금일) 이랜드를 공식 발표한 가운데, 곧바로 기존 총판사 (주)조이웍스의 임직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결성하고 집단 반발에 나섰다. 계약 해지의 적법성을 다투는 국제중재의 최종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차기 총판 발표가 현실화하자, 일터를 잃을 위기에 놓인 임직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비대위는 임직원과 협력업체가 회사나 경영진의 지시와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구성한 단체라고 밝혔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전형섭 씨는 본지에 “저희 일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절박한 마음으로 전달드리고자 한다”며 “조이웍스와 Deckers 사이에는 HOKA 국내 유통계약 해지의 정당성을 다투는 국제중재가 진행 중이며 아직 최종 판단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대로라면 조이웍스라는 터전이 사라지고, 남아 있는 직원들까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며 “해지가 정당했는지는 진행 중인 국제중재에서 판단받으면 될 일이지만, 그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일터가 사라져 버린다면 나중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잃어버린 일자리와 삶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조이웍스는 8년간 호카를 연 매출 1000억원(관련사 포함 18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호카의 한국 시장은 브랜드 이름값이 아니라 8년간 현장을 지켜 온 임직원들이 만든 것”이라며 “그 결실이 걸린 분쟁의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우리의 일터를 대체하려는 목적의 발표가 강행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비대위는 또 “그간 140여 임직원의 고용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지속적으로 본사와의 협의에서 문제 제기되었다고 회사로부터 전달받았으나, 글로벌 본사로부터 어떠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임직원들은 현재도 매장과 물류 현장에서 정상 근무하며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대위는 전했다.

계약 해지의 배경이 된 지난 1월 전직 대표이사 관련 사건 보도를 둘러싼 사실관계도 여전히 다퉈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이웍스가 주요 방송사들을 상대로 신청한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절차는 종결돼 편향된 표현에 대한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고, 사건의 경위와 성격을 둘러싸고는 당사자 간 상반된 주장 속에 수사·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회사는 사건 당사자에 대한 고소 절차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는 “해지의 전제가 된 사건의 실체부터 여러 절차에서 다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결론이 나기도 전에 임직원들의 일터부터 대체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건은 전직 대표 개인의 일이고 그 시비는 법이 가릴 일”이라면서도 “개인 사건의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아무 관련 없는 임직원들이 일자리로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분쟁이 진행 중임을 알면서도 판권 확보에 뛰어든 기업의 행태도 정면으로 규탄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일단 판권부터 차지해 힘없는 중소기업을 고사시킨 뒤, 법적 문제가 생기면 돈으로 배상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계산이라면 이는 140여 임직원과 협력업체의 생계를 흥정의 대상으로 삼는 극도로 오만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결론이 나지 않은 분쟁 위에서 진행된 이번 계약이 향후 상당한 법적·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져 경영상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본사가 분쟁의 부담을 한국 기업에 암묵적으로 떠넘기는 구조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비대위는 “무리한 계약의 부담은 결국 그 계약을 강행한 쪽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대위는 임직원과 협력업체의 고용과 커리어가 분쟁 결론 전에 훼손되는 일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사안의 경위와 구조적 문제를 국회 을지로위원회에 공식 제보하고, 관련 기업을 규탄하는 집회와 대국민 서명운동에도 순차적으로 돌입할 계획이다. 전형섭 위원장은 “우리는 매일 매장 문을 열고 박스를 나르고 러닝 유행 전부터 진정성을 가지고 커뮤니티를 운영해 왔던 평범한 사람들”이라며 “거창한 명분이 아니라 각자의 밥벌이와 커리어가 걸려 있어서 나섰다. 8년을 쏟아부은 일의 결론이 나기도 전에 이력서부터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데커스 아시아퍼시픽은 지난 20일 공식 성명을 통해 한국 내 호카 브랜드의 새로운 총판으로 이랜드를 선정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랜드는 “공식 입장과 세부 사항은 추후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미국 현지 중재기관이 데커스에 ‘신규 유통사 선임을 즉각 중지하라’는 긴급조치를 내린 이후에도 계약 해지의 적법성을 다투는 국제중재는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조이웍스 임직원들의 반발이 본격화하면서, 총판 교체를 둘러싼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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