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People"패션 크리에이터요? 그냥 인스타·유튜브에서 짧은 영상 만드는 사람입니다"

“패션 크리에이터요? 그냥 인스타·유튜브에서 짧은 영상 만드는 사람입니다”

대학교 재학 시절, 매번 공모전에서 떨어지던 광고학도 유세종. 지금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합쳐 약 11만 명이 매일 그의 영상을 손꼽아 기다린다.

테크·아웃도어 의류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화법으로 풀어내며 이름을 알린 패션 크리에이터 유세종은 사회학과 광고학을 복수전공하며 수업과 과제로 영상 제작과 마케팅을 익혀왔다. 기업과 공익광고 공모전에도 꾸준히 도전했지만, 정해진 주제에 맞춰 만드는 작업에서는 좀처럼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는 “하기 싫은 걸 해야 하니까 공모전이 재미가 없었어요. 이걸로 내 실력을 입증하는 건 안 되겠다 싶었죠. 그럴 바엔 내 스펙은 내가 만들자, 좋아하는 거 하는 게 더 재밌지 않을까 싶었어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파타고니아 빈티지에 빠진 뒤로 용돈을 모아 조던을 사 모으고, 홍대 빈티지숍과 편집숍을 혼자 드나들 만큼 이른바 ‘옷 덕후’였다. 다만 색약이 있어 컬러 감각이 중요한 패션 업계로 나아갈 생각은 일찌감치 접었고, 옷은 어디까지나 취미로만 남겨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포트폴리오 삼아 올린 짧은 영상이 첫 편부터 조회수 10만 회를 넘기더니, 이후 2년 동안 광고 영상 일부를 빼고 10만 회 아래로 내려간 적이 거의 없을 만큼 꾸준히 반응을 얻었다. 취미로 묻어두려던 옷과 강의실에서 배운 광고가 한 화면 안에서 맞물린 결과였다.

테크·아웃도어 의류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화법으로 풀어내며 11만 팔로워의 공감을 얻은 크리에이터 유세종.

그는 “광고를 전공하다 보니까 짧은 영상을 만들어서 도달시키고 영향을 끼친다,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그래서 옷 자체보다 브랜딩에 더 신경을 많이 썼죠. 신기하게 전공이 먹힌 거예요. 진짜 잘 배웠구나 싶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가 만든 콘텐츠에는 강점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영상은 20초 안팎으로 끊고, 도입부에서 시선을 붙잡는 데 공을 들인다. 기준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느냐’다. 그는 “영상을 만들 때 항상 50대 어머니가 봐도 흥미로울 느낌으로 만들어요. 무조건 쉽게, 알아도 모르는 척하는 거죠. 그래서 편집보다 대본 짜는 데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려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치밀하게 콘텐츠를 설계하면서도, 정작 자신을 소개하는 말은 소박하다. 그는 “어디 가서 패션 크리에이터라는 말은 잘 안 해요. 브랜드 디렉터님을 만나서 인사할 때도 그냥 인스타랑 유튜브에서 짧은 영상 만드는 사람이라고 소개해요”라고 덧붙였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도 거창한 소개 문구를 달지 않았다. 한때 적어두었던 ‘옷 좋아하는 대학생’이라는 한 줄이 그가 스스로를 설명한 전부였다. 그래서인지 그의 영상에는 특유의 천진난만함이 묻어난다.

영상 속 그는 늘 처음 옷을 마주한 사람처럼 가볍고 솔직하게 반응한다. 수십만 원대 하이엔드 테크웨어든 몇만 원짜리 스파 브랜드 티셔츠든, 같은 말투로 친근하게 풀어낸다. 옷에 급을 나누지 않는 그의 태도는, 하이엔드 아웃도어 의류를 주로 다루면서도 지금의 자신을 만든 브랜드로 가장 먼저 합리적인 가격대의 유니클로를 꼽은 데서도 드러난다.

그가 그리는 다음 모습은 팔로워 수가 아니라 ‘건강한 크리에이터’다. 재미만 좇기보다 유익함을 함께 갖추고, 한 분야에 머물지 않고 사람 자체로 크리에이티브하게 읽히는 크리에이터를 말한다. 옷을 넘어 인테리어와 리빙까지 영역을 넓히려는 것도 그래서다.

옷을 넘어 인테리어와 리빙까지 영역을 넓히는 한편, 언젠가 회사에 소속돼 일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제 팔로워들이 다 또래잖아요. 대학생일 땐 대학생 얘기, 취업하면 직장인 얘기를 다루고 싶어요. 당장 대학에 복학하면 학교생활이나 자취하는 일상부터 담아보려고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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