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특수를 겨냥한 대형 유통 채널의 공간 마케팅 경쟁이 집객 효과를 넘어 글로벌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동계 시즌을 맞아 유럽풍 전원마을 중심이던 전통적 연출 공식을 깨고, 1980~1990년대 미국 뉴욕의 도심 풍경을 구현한 공간 콘텐츠를 공개했다.
이러한 공간 차별화 전략은 가파른 방문객 증가와 실질적인 매출 지표로 입증됐다. 지난 2022년 ‘해리의 곡물창고’를 시작으로 축적된 더현대 서울 크리스마스 테마의 4년간 누적 방문객 수는 15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더현대 서울 전체 매출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2022년 3.3%에서 지난 9월 기준 25.2%로 8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번에 선보인 ‘크리스마스 인 뉴욕 시티’는 도시적 서사 구조와 건축적 미학을 전면에 내세운다. 핵심 거점인 더현대 서울 사운즈 포레스트에는 최대 10m 높이의 붉은 벽돌 건물 13개 동과 함께 옐로 캡, 네온사인, 대형 입간판이 자리하며, 자체 캐릭터 ‘해리’와 뉴욕 길고양이의 협업 서사를 접목했다. 정민규 현대백화점 VMD팀 책임디자이너는 “영화 속 뉴욕의 낭만을 전달하기 위해 조명과 건축, 사운드트랙을 입체적으로 결합해 도심 한복판에 들어선 듯한 몰입감을 부여했다”라고 설명했다.
공간 실험은 다점포 체제와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로 확산한다.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광장에는 13m 대형 트리가 들어섰으며, 판교점 보이드 공간에는 타임스스퀘어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형상화한 설치물이 들어선다. 여기에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클룩과 연동한 해외 관광객 사전 예약망 및 외국인 전용 현장 등록 데스크를 구축해 동선 편의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 3사의 시각적 연출(VMD) 경쟁이 단순 집객 이벤트를 넘어 독자적 지식재산권(IP)이자 핵심 앵커 테넌트로 안착했다고 분석한다. 기존 명동과 잠실 중심이던 연말 관광 동선이 여의도로 분산되며 서남권 상권 전반의 인바운드 유입 구조를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공간 몰입도 제고와 예약 시스템 선진화를 바탕으로 국내외 소비자를 아우르는 글로벌 랜드마크 지위를 굳힐 계획이다. 박근호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을 통해 국내외 고객이 먼저 찾는 연말 대표 문화 플랫폼으로 거듭났다”라며 “독보적 콘텐츠를 지속 발굴해 해외 시장에서도 견고한 경쟁력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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