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회째 맞는 ‘미펠 쇼룸 인 서울(mipel showroom in seoul, 이하 미펠)’이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삼성동 파크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탈리아 가죽제품협회 아임페스(AIMPES)가 주최하고 재윤, 이탈리아무역공사가 공동 주관하는 ‘미펠’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패션 가방·피혁 전시회로 일 년에 두 번, 2월과 9월 밀라노 패션위크 주간에 개최된다. 밀라노 전시장 Milano-Rho의 약 1만5000㎡ 전시면적에 300여 개 업체가 참가하며, 매년 2만4000명 이상의 참관객이 찾는다.
◇ 하루 평균 200여 명의 바이어 방문, 전년 대비 20% 증가

이번 서울에서 열린 미펠 전시회는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선별해 소개하기 위한 ‘미펠’ 아시아 버전으로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유일하다. 높아진 위상만큼 국내 패션업계의 관심도 뜨거웠다. 신세계, LF, 한섬, 현대, 롯데 등 하루 평균 200여 명의 바이어가 전시장을 찾았고,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에 초점을 맞춘 가죽, 핸드백, 모피 제품을 소개해 국내 유통 관계자와 업계 전문가들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참가 업체는 대부분 이탈리아에 생산공장과 쇼룸을 갖추고 있는 브랜드로 아카디아, 클라우디아 피렌체, 본판티, 길다 토넬리, 란제티 외 30여 개 브랜드이며, 비가죽 잡화와 Z세대, 밀레니얼스를 위한 가성비 제품 비중도 크게 늘었다.
◇ 재활용 소재·업사이클링 제품 눈길
그중에서도 지속가능성 이슈에 맞춘 ‘필 더 그린(Feel The Green)’이라는 주제로 라탄, 실크 등과 같은 친환경 소재를 비롯해 재활용 소재, 업사이클링 제품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고, 실용성에 초점을 둔 초경량, 믹스 소재 등 첨단 소재 제품도 적극적으로 소개됐다. 또 이탈리아산 소재, 현지 제조 제품의 홀세일 가격이 30∼500유로로 제안됐으며, 주문 생산 제품 비중이 늘어 미니멈 오더 물량에 대한 기준도 더욱 유연해졌다.
이와 더불어 전시회 동안 디자이너가 직접들려주는 라이브 스토리텔링 세미나는 참관객들에게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스토리텔링 세미나는 전 세계적으로 침체되어가는 핸드백 시장을 새롭게 조명하고 핸드백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를 돕고자 마련됐다. 이날 오리에타 페리자리 대표는 이탈리아 가죽잡화 회사들이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lty), 환경적 책임(Environmental Responsibillty), 경제적 책임(Economic Responsibillty)의 ‘지속가능한 패션잡화’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탈리아는 고유한 제조방식과 문화유지 보존을 위해 디자인과 스타일에 유니크함을 더해 제품을 선보이며, 개인화한 경험과 유니크한 스타일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대거 모여있는 피렌체 지역은 장식이 있는 화려한 종이가 유명하다. 그곳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여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푼 사파프(SAPAF), 주문 제작해 원단 낭비가 없어 지속 가능한 상품군에 속하는 ‘더 쿠뛰르(de couture)’ 농구공을 재활용해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 등이 소개됐다.
이외에도 니팔사가 전개 중인 프리미엄 의류 AFG, 폰타넬리, 스틸놀러지 등은 맨온더분, 에스쏠레지아, 헨리코튼 등과 상담을 벌였고, 클래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로쏘멘타’와 아우터웨어 ‘수프리마’ 등은 프리미엄 편집숍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앞으로도 미펠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 시장 동향에 발 맞춰 바이어들의 요구에 지속적으로 부응하기 위해 가죽제품 외에 패션잡화 부문까지 전시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50년 전통의 가족경영 기업 ‘클라우디아 피렌체(CLAUDIA FIRENZE)’ 토스카나 전통 방식 고수, 한국 시장에서도 통했다”
클라우디아 | 디자이너/공동대표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가죽 작업 방식에 최신 패션 트렌드에 맞는 세련된 디자인을 더해 세계 시장 공략했죠.”
이탈리아 패션 잡화 브랜드 ‘클라우디아 피렌체(대표 빅토리오)’의 디자이너이자 창업주의 딸 클라우디아(Claudia)는 이번 미펠 전시회에 거는 기대가 컸다. 전시장을 찾은 바이어들을 일일이 만나 제품을 소개하고 클라우디아 피렌체만의 독보적인 디자인 기법을 알리기 위해 홍보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번 전시에선 ‘클라우디아 피렌체’와 프리미엄 라인인 ‘빅토리아 피렌체’을 함께 선보였어요.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지향하는 한국 여성들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도록 실용성, 디자인, 경량감, 컬러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썼죠.” 이미 한국 시장에선 TV홈쇼핑과 여러 편집숍을 통해 수출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클라우디아 피렌체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호주 등 40여 개국에 진출해있는 글로벌 패션잡화 브랜드다.
창업주 빅토리오(Vittorio)는 그의 딸 ‘클라우디아(Claudia)’가 3살 되던 해인 1971년, 플로렌스에 그녀의 이름을 딴 ‘클라우디아 피렌체’를 설립했다. 이후 토스카나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가죽 작업 방식을 고수하며, 가방 제작에 필요한 모든 가죽과 부자재는 오직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것만 고집하고 있다. 현재는 클라우디아와 남동생 ‘필리포(Fillippo)’가 가업을 물려받아 전통의 가치와 가족경영의 뿌리를 지켜내면서도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을 시도해나가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이탈리아의 가죽가공기술과 장인정신을 토대로 클라우디아 피렌체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 신소재 개발 및 가죽가공기법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어요. 또 젊은 감각에 맞게 기존 디자인에 새로운 부자재를 접목해 전혀 다른 느낌을 연출하거나 플로렌스 지역을 대표하는 꽃을 모티프로 가방에 새겨 넣어 트렌디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하고 매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마토리 스튜디오 주최로 진행된 ‘하이라이트 브랜드 스토리텔링’시간에는 마라비죠나와 클라우디아가 ‘핸드백의 구성요소인 스티치, 장인의 손에서 하이테크까지’와 ‘축복의 땅으로부터의 영감-Tuscany’를 주제로 스토리텔링을 공유해 클라우디아 피렌체만의 디자인 철학과 50년이 넘는 경험을 토대로 얻은 기술 경쟁력에 대해 엿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얼핏 보면 악어가죽처럼 보이는 이 핸드백들과 모든 가방의 디자인을 결정하는 각기 다른 문양들은 전부 소가죽에 스탬프를 찍어 만든 거예요. 소가죽을 사용했기 때문에 신축성과 통기성이 매우 우수하고, 내피는 스웨이드 외피는 소가죽으로 압착시켜 실용성에 고급스러움까지 더한 이 제품들 역시 클라우디아 피렌체만의 독보적인 기술력이라 할 수 있죠.” 실험적이면서도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클라우디아 피렌체의 모든 제품은 국내 편집숍과 TV홈쇼핑, 그리고 www.claudiafirenze.com 에서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74년 전통 이어온 이탈리아 명품 캔버스백 ‘본판티(BONFANTI)’ 클래식한 디자인과 신소재 개발로 실용성과 기능성 동시 충족”
안드레아 본판티 | 대표

1945년 설립되어 3대째 명맥을 잇고 있는 ‘본판티(bonfanti)’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과 현대적 리서치를 통한 다양한 시도로 이탈리아 정통 캔버스백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이탈리아 클래식 실용주의를 지향하는 본판티는 이탈리아 르네상테 백화점에 캔버스 가방을 납품하면서 본격적으로 브랜드 사업을 시작한 가족경영기업으로 현재는 창업자의 증손자인 안드레아(Andrea)와 증손녀 안나(Anna)가 가업을 이어 받아 세계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트래블러를 위한 트래블 백 위주로 전개하다 현재는 백팩, 핸드백, 크로스백 등 다양한 형태의 라인을 출시해 전세계 300여 곳에 수출하고 있으며, 국내에선 현대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 신세계 백화점을 비롯해 팝업 스토어나 편집매장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본판티를 세계 시장에 알리는데 있어 한국시장은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한국인들은 트렌드에 굉장히 민감하고 패션에 대한 안목이 높기 때문에 이탈리아 본사에서도 한국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게 사실이죠. 특히 본판티는 기능성과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언제, 어디서나, 어떤 옷에도 세련되고 편안하게 들 수 있는 데일리백으로 이미 한국 시장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제1회 미페 서울 전시부터 매년 함께해온 안드레아 본판티 대표는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의 특징을 언급하며 “계절에 관계없이 데일리백으로 무난하게 들 수 있다는 게 본판티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에코백 수요가 커지는 요즘 트렌드에 맞게 무게를 최대한 줄인 경량감 좋은 소재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아 특히 운동선수나 스포츠 스타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또한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에 실용성과 기능성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취향에 발맞춰 나일론, 펠트, 퍼, 캔버스, 벨벳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본판티 시그니처 컬렉션은 나일론 백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데일리백의 가치를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그니처 라인은 사계절 내내 사용가능한 컬렉션으로 뉴트럴한 콘셉트로 가벼우면서도 우수한 질감이 특징입니다. 나일론 섬유 내 충격성과 발수성 및 얼룩방지 코팅 기술, 세련된 컬러, 노멀한 디자인, 넉넉한 내부공간과 내구성은 전 세대를 만족시킬 수 있는 데일리 디자인입니다.”
핸드메이드, 헤리티지, 이탈리아 감성을 고루 갖춘 본판티 대표 컬렉션 ‘캔버스백’은 나일론 소재로 제작된 ‘밀라노 나일론’과 천연 면 캔버스로 제작된 ‘시즈널 캔버스’ 두 가지로 나뉜다. 실용적인 여행 콘셉트의 백팩과 크로스백으로 이미 국내에서도 유명한 ‘밀라노 나일론’ 컬렉션은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에서 판매를 진행해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시즈널 캔버스’라인은 천연 면 캔버스에 마린룩의 느낌을 가미했고, 실제 요트에서 사용하는 로프 디테일이 시그니처로 식물성 가공법인 베지터블 태닝 가죽으로 트리밍하여 경량감과 고급스러움은 물론 방수기능까지 겸비했다. 앞으로도 본판티는 경량감과 고급스러움에 초점을 맞춘 신소재 개발로 한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본판티 전 제품은 www.bonfantiborse.it 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