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SPA 브랜드 전체가 가파른 성장세로 전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신성통상이 전개하는 탑텐이 독주했다면 올해 들어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 이랜드의 스파오와 미쏘까지 고성장세에 가세해 국내 SPA 브랜드 전체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 탑텐, 올해 530개 매장에서 7800억 매출 예상
2012년 런칭해 올해 10주년을 맞은 탑텐은 첫 해부터 공격적인 전개를 펼쳐 단숨에 2019년에 3340억원을 달성해 3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이어 2020년과 2021년, 코로나팬데믹 기간에도 탑텐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다. 2020년에는 960억원이 증가한 4300억원을 기록했고, 코로나팬데믹 2년 차인 지난해에는 1550억원이 증가한 5850억원이라는 높은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탑텐은 국내와 해외 SPA 브랜드 전체에서 처음으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자라 4828억, H&M 2995억, 유니클로 5824억원을 달성한 가운데 탑텐은 5850억원로 1위를 기록한 것이다.
탑텐은 올해도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속적인 인기 상승과 매장 확장은 물론, 상품력까지 업그레이드되면서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탑텐은 지난해 대비 2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최고 78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니클로가 불매 운동 여파로 매출이 급감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반등하고 있어 탑텐이 올해도 유니클로를 제치고 전체 SPA 브랜드 가운데 1위를 차지할지 관전 포인트다.
올해 탑텐은 공격적인 유통망 확대를 펼쳐 지난해 480개에서 올해 50개가 추가돼 530개로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에는 탑텐키즈에 이어 탑텐에서 분리된 밸런스의 단독 매장까지 확대되고 있어 탑텐의 전국적인 유통망 파워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 스파오, 올해 108개 매장에서 3550억원 매출 예상
이랜드의 스파오는 지난해부터 성장세로 턴해 올해 들어 더욱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3000억대 초반 매출에 머물러 있던 스파오는 지난해 3200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는 33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하반기 들어서는 30% 신장률을 기록해 예상보다 더 높은 연간 매출도 기대되고 있다.
스파오의 성장세는 상품 업그레이드와 더불어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마케팅이 젊은 20~30대의 탄탄한 지지를 받음으로써 나타난 결과로 보고 있다.
최근 스파오는 미국 명문 사립대학교 펜실베니아와 협업한 컬렉션을 출시했다. 미국 아이비리그에 속한 펜실베니아 대학교와의 협업 컬렉션은 공식 캠퍼스룩의 헤리티지를 스파오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레트로 무드과 트렌드를 후드티와 맨투맨 제품에 녹여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여름 시즌엔 MZ 세대들이 열광하는 레트로 트렌드의 대표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과 협업했다. 영화 속 4명의 주인공들이 입었던 의상과 소품들을 활용해 만든 파자마가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스파오는 전년에도 큰 인기를 끌었던 F/W용 기능성 아우터 컬렉션 ‘푸퍼’가 한층 개선된 새로운 상품으로 출시해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다. 스파오는 지난 7월부터 인기 아이돌그룹 NCT의 멤버 성찬을 브랜드 엠버서더로 발탁하고 무신사 쇼케이스를 통해 신상 푸퍼를 선공개하며 고객의 시선을 선점했다. 또한 푸퍼 유니버스 캠페인을 전개하며 더 다양해진 스타일과 컬러를 강조했고, 유튜버 및 유명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이러한 마케팅 집중 전략으로 스파오의 아우터 카테고리 매출 상승세가 폭발적이다. 스파오 전체 아우터 카테고리는 10월 누적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2배의 매출 성장을 달성 중이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이중 푸퍼 상품군이다. 올해 스파오의 주력 상품인 파스텔 푸퍼가 전년 동기간 대비 2.8배 성장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달성하고 있다.
스파오는 지난 7월에 원주시 외곽 행구동에 로드사이드 매장을 열었다. 이후 지난 9월에는 목포시에도 매장을 추가했다. 따라서 스파오는 10월 중순 현재 105개 유통망을 운영하고 있다. 연말까지 고척 아이파크몰인 ‘더그로우’ 입점 등 2~3개가 더 추가될 전망이다. 또한 스파오키즈는 현재 25개의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스파오는 원주시 로드사이드 매장이 기대 이상의 반응을 보여 내년에 보다 공격적인 브랜드 전개를 통해 로드사이드 매장을 대폭 늘릴 전망이다. 매출 목표는 5000억원이다.
◇ 여성 SPA 브랜드 ‘미쏘’, 재킷 인기 주도 내년 2000억 목표

이랜드의 또 하나의 SPA 브랜드 ‘미쏘’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브랜드 리뉴얼에 집중한 한해였던 미쏘는 리뉴얼 오픈한 스타필드 코엑스, 타임스퀘어 등이 전년대비 30%대 높은 신장률을 보여 성공적인 결과로 보고 있다. 미쏘는 올해 상반기(1~6월)에만 20% 이상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미쏘는 지난해 연간 매출 1200억 원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브랜드 런칭 이후 최대 매출과 이익률 달성이 예상된다. 리오프닝에 따른 오프라인 상권 활성화와 함께 주요 거점 매장 리뉴얼 오픈, 재킷 상품군 매출 증가, 미쏘닷컴과 지그재그를 필두로 한 온라인 채널 확장 등이 주요 매출 상승 요인이다.
특히 미쏘는 매출을 주도하는 인기 아이템이 다양하게 늘고 있어 향후 성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 재킷이 높은 인기를 얻으며 전체 판매의 35%를 차지하면서 매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리오프닝으로 사무실에 출근하는 직장인이 증가하면서 미쏘의 재킷 매출은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156% 성장했다.
미쏘는 올해 온라인에서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미쏘는 공식 홈페이지인 미쏘닷컴을 오픈하고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 입점하는 등 온라인 유통을 강화했다. 각 채널에 맞는 상품 기획과 마케팅, 프로모션에 집중한 결과 상반기에만 지그재그 매출이 50억을 기록해 브랜드관 전체 1위로 올랐다.
미쏘는 오는 12월에 IFC몰 매장을 옮기는 리뉴얼 단행하고, 고척 아이파크몰 ‘더그로우’에 신규 매장을 오픈한다. 10월 중순 현재 미쏘는 전국에 4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10여 개를 집중 오픈해 연간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에잇세컨즈, 올해 69개 매장에서 3000억 매출 예상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최근 들어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반전의 신화를 쓰고 있다. 한때 수년간 적자 지속으로 브랜드 중단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에잇세컨즈는 현재는 오히려 흑자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회사의 핵심 브랜드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올해 연간 이익200억원 달성이 전망된다.
10월 중순 현재 64개의 매장을 보유한 에잇세컨즈는 연말까지 69개 매장으로 확대한다. 이 중 하나가 강남역 상권에 10월 27일에 오픈한 강남점이다. 에잇세컨즈는 이보다 일찍 2012년 9월에 강남역 일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물인 뉴욕제과 자리에 오픈한 바 있다. 4층 규모의 초대형 매장으로 에잇세컨즈 매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하지만 2020년에 코로나팬데믹으로 철수했다. 따라서 최근 오픈한 강남점은 3년만에 강남역 상권에 재입성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최근 에잇세컨즈의 높은 인기는 에이블리 등 온라인 플랫폼과 성공적인 협업, 지난 8월 10만 구독자를 확보한 자체 공식 유튜브 채널 ‘8초TV’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 감각적인 디자인과 트렌드를 반영한 한층 개선된 상품력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8월 한달간 전년대비 85% 신장, 추석 연휴 때는 전년대비 40%라는 기록적인 신장률을 보였다.
에잇세컨즈는 올해 69개 유통망에서 3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내년에 10개 매장 추가, 2025년까지 100개 매장을 열어 연간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 국내 SPA 브랜드에 해당하는 폴햄, 무신사스탠다드 등도 매장 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점당 매출 또한 성장세를 보여 전체 SPA 시장의 고성장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