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가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용납되지 않았던 시기에, 건강식 브랜드 사업에 뛰어들어 해당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 브랜드가 있다. 바로 샐러디가 주인공이다. 현재 샐러디는 가맹점과 직영점을 포함해 400호점을 운영하는 건강식 브랜드 업계의 선두주자로 불린다. 올해 6월에는 미국 콜로라도 웨스트민스터에 해외 1호점을 성공적으로 오픈해 글로벌까지 진출해 외형을 키우고 있다.
샐러디 이건호 대표는 “건강식은 이제 다이어트를 위한 음식이 아닌 햄버거나 분식처럼 한 끼 식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며 “이에 샐러디는 건강식이 한 끼 식사로 포만감을 줄 수 있도록 메뉴를 다각화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같은 업종의 경쟁자가 없는 본죽과 이삭토스트처럼 샐러디를 건강식 분야의 카테고리 킬러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2013년 샐러디를 창업한 이 대표는 초기 5~6개월은 안상원 공동대표와 매일 새벽부터 밤까지 일했지만, 하루 매출이 20만 원에 불과했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에는 식단 관리라는 말이 생소했을 정도로 건강식에 대한 관심도가 지금과 비교해 현저히 떨어졌다. 이에 한 끼 식사 대용으로 건강식을 판매한다는 것은 설득력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이건호 대표는 하루 세 끼 모두 자신의 브랜드 메뉴로 해결하면서 개발, 연구를 이어갔다. 탄단지 샐러드는 사업 초기 이 대표가 연구차 조합해 먹던 메뉴에서 출발해 10년 차 인기 메뉴로 자리잡았다. 탄단지 샐러드는 이름 그대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담고자 닭가슴살, 고구마, 견과류를 조합한 메뉴다.
이 대표는 “사업 초기 대출로 마련한 여유 자금을 모두 소진할 때쯤 다행히도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다”며 “고객이 재료를 직접 선택하는 주문 방식을 간소화한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샐러디는 코로나19 이후 2022년 하반기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며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건강식 트렌드가 전무했던 초기부터 묵묵히 노하우를 축적했던 것과 함께한 인적 자원이 있었기에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샐러디가 선두주자로 올라선 배경에는 자체 공급 시스템을 빠르게 구축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현재 샐러디는 전북 진안에 1만 평 규모의 ‘샐러디팜’을 운영해 직접 수경 재배한 채소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채소 품질을 높이기 위해 ‘로메인’ 품종을 자체 개발해 브랜드 차별화를 만들고 있다. 또한 경기 화성에는 1천 평 규모의 채소 가공공장 ‘샐러디키친’을 운영하고 있다. 샐러디키친은 채소와 육류를 절단, 세척, 포장이 모두 가능하고, 가공된 채소들은 모두 직배송돼 제품의 신선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자체 공급 시스템은 샐러디만의 최대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강식의 주 재료인 채소가 연중 수급 변동성이 큰 만큼, 안정적인 수급이 건강식 브랜드 시장 내 경쟁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샐러디는 현재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식재료 공급율의 연중 가격 변동폭을 5~10% 내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건강식 브랜드에게 여름은 성수기이자 장마철로 채소 가격 변동이 가장 큰 시즌입니다. 이에 구매력을 갖춘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건강식 판매점은 해당 기간의 매출은 높더라도 수급이 불안정해 원가율이 50~60%까지 높아져, 바쁘게 일은 하지만 이익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건강식 브랜드는 안정적인 채소 수급과 신선도 유지가 핵심입니다. 자체 공급 시스템을 빠르게 확보한 것도 신선도를 높여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나아가 현재 샐러디는 본사에서 공급 받은 재료를 40시간 내 모두 사용하도록 매뉴얼화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샐러디의 이 같은 본사 매뉴얼은 사실 장단점이 존재한다. 40시간 내 재료를 모두 사용해 신선도는 높일 수 있으나, 판매가 부진해 소진율이 낮을 경우 가맹점의 영업 손실이 커질 수도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샐러디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고자, 한 재료를 통해서 다양한 메뉴를 만들 수 있는 채소 믹스를 개발했다. 채소 믹스는 로메인, 프릴아이스, 라디치오 등 5개 채소를 담은 것으로 재료 순환과 메뉴 다각화를 모두 실현한 샐러디의 핵심 전략이다. 현재 샐러디는 채소 믹스를 메뉴 90%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신선도를 높이기 위한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재료가 빠르게 소진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메뉴 다각화는 샐러드, 포케, 샌드위치, 누들볼, 프로틴 박스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에는 라이트 랩 3종을 신규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브랜드 대중화를 위한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팔도 비빔면, 오뚜기 타바스코 드레싱과 협업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전속 모델 박보검을 내세워 선보인 픽 메뉴를 통해 소비자의 관심도를 높였다. 이 대표는 “메뉴가 늘어나더라도 점주 부담이 없도록 동일한 재료를 활용하거나 완성도 있는 가공품을 보급하는 것이 본사의 역할입니다”라며 점주를 배려하는 경영을 강조했다.
샐러디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 앱을 통한 스마트오더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결제부터 픽업까지 앱 내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이러한 앱 운용은 건강식이 재구매율이 높다는 점을 반영해 적립 혜택에 민감한 고객층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이를 통해 재방문을 높이는 전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샐러디는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올해 6월 미국 콜로라도 웨스트민스터에 오픈한 해외 1호점은 ‘건강한 한국의 먹거리’라는 키워드로 전개한다. 기존 메뉴와 다르게 한국 대표 음식 비빔밥을 착안한 비빔볼 메뉴를 새롭게 선보인다. 또한 소스의 경우에는 쌈장 마요나, 고추장 비빔소스 등 한국적인 스타일을 적용한다. 해외 1호점의 성공적인 운영을 기반으로 9월 대만, 10월 필리핀 매장을 오픈해 해외 사업을 확장한다. 현재 샐러디는 해외 사업을 직접 진출이 아닌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현지 업체와 계약을 맺어 운영 중이다.
이건호 대표는 “해외 사업의 핵심은 결국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식과 K-컬쳐가 글로벌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초기 오픈 매장으로 현지화만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다양한 국가의 진출이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샐러디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지방 중심으로 매장 확장을 추진해 브랜드를 한층 더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현재 국내 샐러디 매장은 서울, 수도권 비중이 50%로 집중돼 있어, 지방 거점 도시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브랜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샐러디는 2024년 하반기 수제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를 인수해 외식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건강식만큼 수제버거가 대중화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인수를 단행했다. 특히 기존 샐러디 자체 공급 시스템을 다운타우너에도 적용해 두 브랜드의 물류와 가공 측면에서 모두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다운타우너 매장은 서울 한남 본점, 강남점, 선릉 복합매장 등 15개를 운영하고 있고, 올해 가맹점 5개와 직영점 4~5개를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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