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9월 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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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 한국 역직구의 아이러니

K컬처 걸림돌 된 ‘본인인증·결제·반품’… 방법모색 시급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존재 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베이와 아마존과 같은 세계적 플랫폼은 이미 K-셀러와 K-뷰티로 채워 지고 있다. 드라마와 음악, 게임과 패션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가 글로벌 소비자들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 덕분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한국 콘텐츠를 접한 해외 팬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의 화장품, 의류, 식품 등 실물 소비로 관심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K-팝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넷플릭스의 글로벌 프로젝트 ‘케이팝 데몬 헌터스 (K-Pop Demon Hunters)’가 화제를 모으며 K 컬처의 확산이 한층 더 다채로워지고 있다. 특히 OST가 미국과 영국의 주요 음원 차트를 석권 하며, K-콘텐츠의 영향력이 더 이상 아시아에 국한되지 않고 서구 주류 시장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류 스타가 사용한 화장품이 화제가 되고, 드라 마 속에 등장한 음식이 해외 마트 진열대에 오르며, K-컬처가 곧 K-라이프스타일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 결과,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에서 한국 판매자 들이 거둔 성과는 놀랍다. 올해 2분기,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이베이는 한국 판매자의 역직구 매출이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이베이에 입점한 전 세계 국가 중 증가율 기준 1위를 차지했다. 신규 셀러 역시 두 자릿수로 늘어 한국 판매자의 해외 진출 열기를 보여줬다. 특히 미국 이베이에 등록한 상품을 영국 등 7개 국가 사이트에 현지 언어로 노출할 수 있는 ‘이베이맥(eBaymag)’ 서비스 매출이 3배 이상으로 급증해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5 미국 라스베가스 화장품 박람회에 사람이 몰린 모습. 사진=충청북도

글로벌 소비자와 맞닿을 수 있는 통로를 활용한 결과다. 품목별 성과도 뚜렷했다. 드론, 트레이딩카드, 피규어가 한국 판매자의 매출 증가율 상위 3 개 카테고리를 차지했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상품을 민감하게 포착해 빠르게 대응한 덕분이다. 이베이 측은 “한국 판매자들이 글로벌 소비자의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면서 매출 성장이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의 경기 침체 와 고환율 부담 속에서 한국 판매자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결과, 역직구는 새로운 활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최대 이커머스 아마존에 서도 이어진다. 아마존은 글로벌 뷰티 시장의 ‘장터’ 역할을 하는데, 이곳에서 한국 화장품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2024년 프라임데이에 서 아모레퍼시픽 자회사 코스알엑스의 ‘달팽이 에센스’는 전체 뷰티 카테고리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엔코스의 콜라겐 마스크, 아모레퍼시픽의 립밤과 슬리핑 마스크, 티앤엘의 피부 패치가 5 위권을 점령하며 한국 브랜드가 상위권을 사실상 독식했다. 이어 ‘조선미녀’, ‘티르티르’, ‘메디 큐브’ 같은 신흥 브랜드는 아마존 뷰티 부문 상 위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팬덤을 키우고 있다.

03. / K-뷰티는 한류 열풍의 수혜를 누리는대표 품목이다. 사진=에이피알

◇ 한국 화장품 수출액 100억 달러 돌파…전년 대비 20% 이상↑
한국 화장품의 위상은 일상 속에서도 확인된다. 방한 외국인의 쇼핑 목록에 늘 빠지지 않고, SNS에서는 해외 유명 인사와 인플루언서 들이 한국 제품을 사용하는 장면이 끊임없이 공유된다. 화장품 수출 성과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약 102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며 프랑스,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특히 미국 시 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24년 상반기 화 장품 수출액 가운데 미국향 규모는 전년 동기 대 비 61% 늘었고, 하반기에는 더 가파른 증가세가 예상됐다. 업계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100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고, 실제로 그 예측은 현실이 됐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도 K-컬처의 인기에 힘입어 판매량이 늘어났다. 사진=삼양식품

패션과 식품 역시 흐름은 비슷하다. 한국 스트리트 패션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았고, 김·라면·떡볶이 등 K-푸드 는 현지 대형마트뿐 아니라 아마존, 월마트 온 라인몰에서도 ‘핫 아이템’으로 팔린다.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에 확산된 K-콘텐츠가 촉발제가 돼, 등장인물이 사용하는 화장품·간식·의상까지 ‘같이 소비’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호황 속에 이면도 드러났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들이 해외직구를 통해 8조원 넘게 지출하는 동 안, 외국인들이 국내 플랫폼을 통해 역직구한 규모는 1조 6000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해외직구 규모의 5분의 1수준에 그친다. 수치상으로는 성장세를 보이지만, K-컬처와 K 뷰티의 글로벌 인기에 비춰 보면 역직구 시장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그 이유를 국내 이커머스의 구조적 제 약에서 찾았다. 우선 본인인증 절차가 과도하게 엄격하다. 법적의무가 아님에도 대부분의 플랫 폼은 국내 통신사 휴대폰 인증을 요구한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 휴대전화조차 없으면 회원가입 조차 할 수 없는 셈이다. 결제 수단도 걸림돌이다.


외국 고객이 국내 이커머스를 이용하려면 제약이 많다는 한국은행의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글로벌 소비자들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페이팔, 알리페이, 애플페이 등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가 대부분 허용되지 않는다. 해외 발급 카드가 막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구매를 원해도 결제 단계에서 이탈하는 소비자가 많은 이유다. 사후 서비스도 미흡하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 상 당수는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한 교환·반품 프로세스를 갖추지 못했다.

해외 배송은 지원하면서도 반품은 불가능하거나 소비자가 직접 국제 배송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풀필먼트, 즉 교환·반품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해주는 통합 물류 대행 서비스가 부족하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해 더 이상의 고성장은 쉽지 않은 상황인데도, 정작 세계적 수요를 겨냥한 확장 전략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K-컬처의 세계적 인기와 실제 매출 확대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생기고 있다. 이 격차는 글로벌 플 랫폼들이 독차지하는 몫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들은 이미 다국적 소비자들을 대 상으로 언어 지원, 간편 결제, 원스톱 반품 서비스, 저렴한 국제 배송 같은 기능을 완비해 놓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회원가입 문턱을 해외 수준으로 낮추고, 글로벌 결제 수단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아마존, 이베이 같은 해외 플랫폼 은 이메일이나 전화번호 인증만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해외 고객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 쿠팡]
◇ 역직구 가로막는 본인인증·결제·반품의 벽…환경 개선해야
국내 플랫폼도 외국인 가입을 위한 별도 절차를 마련하고, 정부 차원에서 “휴대전화 인증이 의 무가 아니다”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물류도 걸림돌이다.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구축한 통합 물류 대행(Fulfillment) 시스템은 주문부터 배송, 반품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한다.

그러나 한국 판매자가 이를 국내 플랫폼에서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반품이나 교환을 해외 소비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면, 구매 경험은 불완전해지고 신뢰는 쌓이지 않는다.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풀기 어렵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글로벌 배송 물류센터 인프라를 확충해 중소 판매자들이 합리적 비용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내 개통 휴대폰 없이도 회원가입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단순히 ‘규제 가 없다’고 방치할 것이 아니라, 외국인 소비자가 실제로 편리함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와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해외 소비자들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 교환· 반품 신뢰도를 높이지 못한다면 K-뷰티와 K-상품의 글로벌 인기를 ‘역직구’로 연결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 한국은 세계 3 위 화장품 수출국이자 K-컬처의 본산지다. 그러 나 정작 자국 플랫폼에서 해외 소비자가 물건을 사는 경험은 여전히 낯설고 불편하다.

이커머스 업계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분명하다. 한국 브랜드의 해외 인기를 실제 매출로 전환하려면, 플랫폼이 외국인 고객을 진정한 소비자로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다양한 글로벌 결제 수단을 열고, 본인인증 문턱을 낮추며, 사후 서비 스를 정비하는 것. 이는 단순한 편의 제공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향한 관문을 여는 열쇠다.

국내 이커머스가 이런 진입장벽을 낮추는 사이, 셀러들은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K-브랜드의 세 계적 인기는 더 이상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동남아시아,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서 한국 상품은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시장마다 문화와 소비 성향, 결제 관행이 달라 국내 판매자들은 국가별 맞춤  전략을 세워야 한다. 우선 동남아시아는 역직구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꼽힌다.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 K-뷰티, K-팝 굿즈, 패션, 건강식 품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쇼피(Shopee), 라자다(Lazada) 같은 모바일 기반 이커머스 플랫 폼이 주요 거래 창구이며, 결제 수단으로는 그랩 페이(GrabPay), 고페이(GoPay) 같은 현지 디지 털 지갑과 현금 결제(COD)가 널리 쓰인다. 한국 기업이 진출하려면 이 같은 현지화된 결제 방식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동남아는 쇼핑 성수기도 독특하다. 태국은 4월 송크란 축제와 여름 그랜드 세일 시즌에 소비 가 급증한다. 베트남은 음력 설 ‘뗏(Tết)’ 기간 에 패션과 전자기기 소비가 늘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라마단과 이둘 피트리 기간에 전 방위적 소비가 확대된다. 이러한 주기성을 미리 파악하고 마케팅 전략을 맞추는 것이 성패 를 좌우한다.

◇ K제품 구매 단계서 불편함으로…실제 발길 돌리는 사례도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려면, 아마존과 이베이를 통해야 한다. 결제는 신 용카드, 페이팔, BNPL(Buy Now Pay Later) 등 다양한 수단이 보편화돼 있다. K-뷰티와 전자기기, 패션뿐 아니라 K-팝 굿즈도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고 있다.

특히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 데이, 프라임데이는 반드시 노려야 할 대목이다.  2024년 프라임데이에서 K-뷰티 매출이 전년 대비 2.2배 이상 급증했다는 사실은 이를 잘 보여준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한국 화장품과 패션의 거대 시장이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티몰, 타오바오, 징둥닷컴, 샤 오홍슈 같은 플랫폼에서 K-뷰티와 건강식품, 유 아용품 수요가 높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현황.[자료 한국은행]
주요 국가별 비대면 거래 규모 비중.[자료 한국은행]
결제는 알리페이, 위챗페이, 유니온페이가 필수다. 특히 11월 11일 ‘광군 제’는 연중 최대 쇼핑 이벤트로, 한국 판매자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일본 역시 역직구 유망지다. 라쿠텐, 아마존 재팬, 야후 쇼핑 등이 주요 플랫폼이며, 결제는 신용카드, 편의점 결제, 라쿠텐페이, QR 코드 결제 서비스인 페이페이(PayPay)가 널리 쓰인다. 한국 화장품과 식품, 패션, 전자기기 수요가 꾸준하다. 특히 연말연시 세일과 오봉 시즌은 일본 소비가 폭발하는 시기로 꼽힌다. 유럽은 크리스마스와 박싱데이가 최대 쇼핑 성수기다.

아마존 유럽, 이베이, 잘란도, ASOS 등 이 주요 플랫폼으로, 페이팔, 클라르나(Klarna), SEPA(유럽 은행 송금)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지원한다. K-뷰티의 입지가 강력하고, 패션과 건강기능식품, 전자기기에서도 성과가 기대된다.

이처럼 국가별로 결제와 성수기 패턴이 다른데, 한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여전히 글로벌 표준과 거리가 있다. 해외 소비자는 한국 상품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실제 구매 단계에서 불편한 회원 가입과 제한된 결제 수단 때문에 발길을 돌린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K-브랜드의 성장 모멘텀을 스스로 갉아먹는 구조다.

역직구 시장은 여전히 미완의 기회다. 국내 소비자가 해외 상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며 세계 트 렌드에 발맞추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 판매자의 상품을 해외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경로는 아직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문제다. K-뷰티, K-푸 드, K-팝 굿즈, K-콘텐츠 등 K-컬처 전반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음에도 정작 이를 판 매로 연결하는 통로가 좁다는 것은 한국 리테일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현재 역직구의 수요층은 분명 존재한다. 미국· 유럽 소비자는 K-뷰티 제품을 찾고, 동남아시아 젊은 세대는 K-팝 굿즈와 한국 패션을 선호한다. 중국과 일본 역시 한국 화장품과 건강식품, 전자기기 수요가 꾸준하다. 문제는 이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플랫폼과 인프라가 국내에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산업계에서는 이미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일부 플랫폼은 해외 소비자를 위해 다국어 번역과 현지 결제 옵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G마켓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몽골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오픈마켓 가운데 쇼피와 손잡은 것은 G마켓이 처음이다. 쇼피는 약 65만 명의 고객을 확 보한 몽골 1위 플랫폼으로, 인구 350만 명에서 5명 중 1명이 이용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몽골은 인터넷·스마트폰 보급률이 빠르게 늘며 전자 상거래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11 G마켓이 몽골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와 업무협약을 체결, 몽골 시장에 국내 역직구 셀러의 상품을 선보인다. (사진 G마켓)

G마켓은 이달 말부터 약 30만 개 상품을 쇼피 사이트와 연동 할 계획이다. 연중 최대 행사인 ‘빅스마일데이’ 기간에는 동일한 할인 혜택을 적용하는 등 마케팅 협력도 이어간다. 쇼피는 이를 통해 K-컬처에 관심 많은 MZ세대 공략에 나선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는 큐텐과 손잡고 해외 채널을 확장 중이다.

큐텐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판매자와 해외 소비자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큐텐은 싱가포르, 한국,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 에서 거점을 운영 중이며,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 레스를 통해 김포·인천에 이어 지난해 이천에도 신규 물류센터를 열었다. 글로벌 물류 경쟁력을 높여 역직구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라쿠텐 이치바와 협력하기로 했다.[사진 CJ대한통운]
◇ 과제는 ‘역직구의 대중화’…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과 인프라 지원 필수
최근에는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Wish)’의 사업을 인수하며 북미·유럽 시장까지 채널을 넓혔다.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도 일본 인터넷 쇼핑몰 ‘라쿠텐 이치바’와 손잡고 한국 판매자(K셀러)의 일본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라쿠텐 이치바는 K-셀러의 계정 개설과 상품 등록, 리뷰 관리 등 입점 전 과정을 돕고, 글로벌 위탁업체 트랜스코스모스가 일본 소비자 대상 마케팅을 맡는다. CJ대한통운은 국내 물류부터 국제 운송, 일본 현지 물류까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화장 품·의약외품 취급 허가를 확보한 일본 현지 풀필먼트 센터를 통해 안정적인 물류를 보장한다.

일본에서는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유통·보관할 때 별도의 취급 허가가 필요하다. 또한 라 쿠텐 주문 정보와 물류센터 재고 정보를 연동해, K-셀러가 실시간으로 물류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소 브랜드들도 아마존, 이베이 같은 해외 플랫 폼을 활용해 직접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조선미녀’, ‘티르티르’, ‘메디큐브’ 같은 브랜드는 한국 내 인지도보다 해외에서 먼저 성공을 거 둔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한방 성분이나 다인종 맞춤 색상, 혁신적 제형 등 현지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시하며 팬덤을 구축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역직구의 대중화’다. 한국 소비자가 해외 직구를 통해 글로벌 시장과 직접 연결됐듯, 외국인 소비자도 한국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선 회원가입 간소화, 글로벌 결제 서비스 수용, 물류·반품 인프라 확충, 국가별 쇼핑 시즌에 맞 춘 마케팅 전략,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과 인프라 지원이 필수다. K-브랜드는 이미 세계인의 장바구니에 담겨 있다. 문제는 그 장바구니가 한국 플랫폼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직구의 성장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해외 직구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격차를 줄이지 못한다면, 한국 브랜드의 글로벌 성공은 해외 플랫폼에만 의존한 채 국내 이커머스 산업은 소외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역직구는 한국 리테일 업계의 미래 시험대다. ‘K-컬처의 세계화’ 라는 호재를 실제 매출로 이어갈 수 있느냐, 아니면 해외 플랫폼에만 의존한 채 기회를 놓칠 것이냐. 그 갈림길에 서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한국 리테일 업계가 글로벌 결제·물류 시스템을 적극 수용하고, 정부가 제도적 기 반을 마련하는 것. 그것이 역직구 시장의 잠재 력을 현실로 만드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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