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향 셀렉트샵 29CM(이십구센티미터)가 작년 한 해 80%에 가까운 거래액 성장을 기록하며 여성 패션 플랫폼 선두 자리에 올랐다. 경쟁사였던 W컨셉을 거래액으로 처음 추월했다.
29CM는 브랜딩 강화와 신진 브랜드 영입 확대를 통한 여성 패션·잡화 부문의 급성장, 충성 고객 비중 확대, 온오프라인 마케팅 시너지 효과 등이 큰 폭의 성장 결과를 만드는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 여성 패션 단독 셀렉션 강화 신진 브랜드 발굴이 효과적

특히 거래액 중 여성 패션 비중이 크게 느는 모양새다. 작년 한 해 여성 구매 고객 수는 전년 대비 70% 가까이 늘었으며, 거래액 상위 10개 브랜드 중 7개가 여성 패션 브랜드로 나타났다. 200억원에 가까운 거래액을 올린 여성 패션 브랜드도 탄생했다.
이와 같이 1년간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상품 셀렉션과 콘텐츠를 강화해온 전략이 빛을 발했다. 2021년부터 시작한 ‘브랜드 지원 프로그램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셀럽 연계 홍보·단독 쇼케이스 등 29CM로부터 다각도로 마케팅 지원을 받은 마르디 메크르디·던스트·프렌다 등이 2030 대표 여성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과거에는 29CM가 여성 패션 중에서도 유니섹스 부문이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최근 1년 새 전반적으로 입점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캐주얼부터 스포티, 페미닌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무드의 여성 패션 브랜드가 고루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엔느, 파사드패턴 등이 대표 사례다.
중대형 브랜드뿐 아니라 신진 브랜드 발굴에도 힘썼다. 매주 공개되는 ‘수요입점회’는 지난 4년간 3천여 개가 넘는 신진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었다. 수요일 하루 동안 29% 단독 할인 혜택을 제공해 고객이 새로운 브랜드를 더 쉽게 경험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포털에서도 아직 검색조차 되지 않는 초기 브랜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하는 ‘언더더레이더’도 대표적인 신진 브랜드 발굴 콘텐츠다.

29CM의 지원을 통해 팬덤 구축에 성공한 대표적인 신진 브랜드로는 ‘링서울’과 ‘로우’를 꼽을 수 있다. 미니멀하고 클래식한 여성 패션 브랜드 ‘링서울’은 29CM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지원을 통해 헤비 코트를 크게 흥행시키며 2022년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브랜드 런칭 시점인 작년 4월부터 29CM와 자사몰에서만 온라인 판매를 진행한 ‘로우’ 역시 온오프라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오프라인 개점 1분기 만에 누적 방문객 50만 돌파… 2030 쇼핑 명소로 떠올라

작년 하반기 연달아 오픈한 3개의 오프라인 매장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29CM에 따르면 더현대서울과 더현대대구에 자리한 ‘이구갤러리’, 성수동의 ‘이구성수’의 방문객은 개점 1분기 만에 누적 50만 명을 돌파했다.
‘이구갤러리’는 입점 브랜드의 오프라인 접점 확대를 위해, ‘이구성수’는 29CM의 자체 브랜딩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매 시즌 새로운 주제와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인데, 구매를 넘어 인증샷을 찍거나 브랜드 스토리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입소문이 나며 매장이 위치한 여의도, 성수, 대구 동성로 지역의 쇼핑 명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구성수는 작년 말 뉴욕타임스가 꼽은 서울의 쇼핑하기 좋은 대표적인 곳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지난 2월 15일부터 이구성수에서는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를 소개하는 전시가 한창이다. 원래 패션 중심 매장이었으나, 2539 고객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는 프리미엄 가구와 소품에 대한 수요를 반영하여 봄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오는 4월 2일까지 진행되는 ‘인스파이어링 하우스(inSPiRING HOUSE)’는 움츠러들었던 생명이 다시금 생동하는 봄의 집을 테마로 한 전시다. 봄맞이 인테리어에 영감을 주는 리빙 브랜드 상품으로 정원, 라운지, 다이닝룸, 욕실을 구성했다.
덴마크의 리빙 브랜드 ‘헤이(HAY)’와 ‘앤트레디션(&Tradition)’이 주요 전시 브랜드로 함께한다. 1층 중앙에는 헤이의 베스트셀러인 컬러 크레이트 박스 828개를 쌓아 포토존을 구성했다. 이구성수 내 운영되고 있는 매뉴팩트커피에서는 이탈리아의 대표 테이블웨어 브랜드 ‘지노리 1735’와 한남동 디저트 카페 ‘수르기’의 케이크로 구성된 특별 디저트 세트를 800개 한정으로 판매한다.
매장 추가 오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지만, 오프라인 접점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모든 사업 영역에서 온오프라인 연계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있는 상태다.
◇ 감각적인 콘텐츠로 입점 브랜드 팬덤 구축 지원 사격, 매출 상승으로까지 연결

꾸준히 투자해온 오리지널 콘텐츠 역시 입점 브랜드의 매출 상승과 팬덤 형성에 기여했다. 브랜드 비하인드 스토리를 3분의 숏폼 콘텐츠로 선보인 ‘브랜드 코멘터리’의 경우, 콘텐츠 발행 전후 2주간을 비교했을 때 참여한 44개 브랜드 매출이 평균 3배 이상 성장하는 효과를 얻었다.
브랜드 쇼룸과 주변 식당, 카페를 함께 소개하는 ‘어라운드 쇼룸’ 역시 참여한 6개 브랜드 거래액을 평균 4배 이상 끌어올렸다. 이 밖에 브랜드 토크쇼 방식으로 진행되는 라이브 콘텐츠 ‘이구라이브’의 구매전환율이 29%를 돌파하는 등 다양한 포맷과 스타일을 활용한 콘텐츠 전략이 빛을 발했다.

29CM는 올해 여성 디자이너 패션 시장에서의 ‘1위 굳히기’에 들어간다. 재작년부터 운영한 브랜드 지원 프로그램을 한층 더 강화하고, 온오프라인 연계를 통해 상품 판매뿐 아니라 입점 브랜드가 자체적인 팬덤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