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관련된 모든 기술을 뜻하는 ‘푸드테크(푸드+테크놀로지)’가 외식업계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중에서 ‘테이블오더’가 2년간 다수의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테이블오더는 고객이 직원의 도움 없이 책상에 비치된 태블릿을 통해 메뉴를 선택, 주문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장점으로는 고객 응대 과정을 자동화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단 테이블오더사들은 ‘서비스의 핵심은 매출 증대에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이들은 고객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매장의 효율적인 운영과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 테이블오더 도입율 10% 안팎…호텔, 골프장까지 확장 가능
올해 테이블오더 시장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격렬해지고 있다. 통신사를 비롯한 플랫폼 기업들이 신사업으로 테이블오더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통신사 KT(하이오더), LG유플러스(유플러스오더)와 우아한 형제들(배민오더), 쿠팡(쿠팡포스), 토스(토스오더) 등이 언급된다. 이러한 시장 진입의 이유에는 테이블오더가 가진 확장 가능성에 있다.
현재 테이블오더 시장은 외식업체의 도입률이 10%대에 불과한 시작 단계라 선점의 기회가 열려있고, 외식업 외 숙박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점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키오스크 등 무인주문기의 도입률은 2023년 7.8%로 2019년(1.5%)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올해 테이블오더 도입률은 10%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테이블오더 보급은 서울 일부 지역에 쏠려 있다는 점에서 지방 지역을 선점하는 것이 점유율 확보에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의 설명이다.
테이블오더 관계자는 “테이블오더는 서울과 핵심 수도권에는 빠르게 보급돼 서울은 사실상 포화 상태”라며 “반대로 지방은 아직까지 도입률이 수도권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자 인구가 많은 광역시를 중심으로 거점 센터를 마련해 확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테이블오더 서비스는 요식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호텔 등 숙박시설, 골프장, 여가 시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호텔의 경우에는 최근 인력난이 커져 도입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테이블오더 서비스는 호텔 내부 식당뿐만 아니라 객실에도 도입되고 있다. 비대면 체크인이나 룸 서비스 등 인력이 필요한 서비스를 테이블오더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 주문 과정 단순화에 회전율 상승…‘주점’서 가장 인기
테이블오더의 장점은 ▲인건비 절감 ▲회전율 상승 ▲주문 누락 방지 ▲추가 주문 유도 등이 대표적이다. 테이블오더 태블릿에서는 메뉴 사진, 메뉴 설명 등을 수시로 변경, 추가할 수 있어 기존의 지류 메뉴판보다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고 수정도 유리하다. 매장 내 단골 질문인 화장실 위치나 ‘WI-FI’ 정보 등도 미리 안내가 가능하다. 아울러 손님이 직접 주문부터 결제까지 가능하기에 주문 과정이 단축돼 회전율까지 높일 수 있다.
결제 방식은 선불과 후불 중 업종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더치페이(분할계산)가 잦은 대학가나 오피스 상권에서는 선불 결제 시에 유리하다. 반대로 추가 주문이 잦은 주류 판매 매장에서는 후불 결제가 적합하다. 결제는 테이블오더 시스템에 계산대의 포스기를 연동시켜 이뤄지는 구조다. 이에 점주 입장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포스기를 연동하는 편이 수월하기 때문에 더 많은 포스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테이블오더사가 경쟁력을 갖는다.

테이블오더 기능에는 단순한 주문, 결제 등을 넘어 판매 시간 설정, 주방 마감 알림 등 매장 운영 방식에 맞춘 세부적인 기능들이 추가되는 추세다. 또한 신메뉴를 추가하거나 메뉴 이미지를 변경하는 것도 대부분의 테이블오더사가 관련 모바일 앱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어 직접 변경이 가능하다.
업종에 따라 테이블오더 서비스의 반응은 상반된다. 추가 주문이 잦은 주류 판매 매장은 긍정적인 반응이 높다. 특히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중저가 주점 프랜차이즈의 도입률이 높아지고 있다.
안주 가격이 저렴한 곳이 추가 주문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테이블오더 서비스의 장점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인건비 부담이 높은 1인 사업자들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반대로 카페와 같은 음료 중심 판매점은 머무르는 시간이 길지만 추가 주문이 적다는 점 때문에 테이블오더가 진입하기 어려운 분야로 불린다.
◇ 월 이용료 1만원대?…장기적인 수익 모델은
테이블오더의 요금 정책은 업체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월 고정비용을 납부하는 방식 면에서는 비슷하다. 서비스 월 이용료는 업계 평균 18000원대로 형성돼 있다. 월 이용료는 서비스 이용료와 태블릿 단말기 할부 금액이 포함된 금액이다. 이 중에서 서비스 이용료보다 태블릿 약정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다수의 테이블 오더사는 태블릿 단말기 금액을 36개월 약정 기간을 두고 납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만약 매장 내 10개 테이블에 태블릿을 비치한다고 가정한다면 월 이용료는 18만원이 되는 셈이다.
다만 설치하는 태블릿 수량이 많을 경우 업체별로 제시되는 혜택이 별도로 존재한다. 또한 태블릿 가동을 위한 보조배터리나, 선불 결제를 위한 카드리더기 설치 여부에 따라 조금씩 상이하다.
테이블오더사들은 월 이용료를 제외하고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서비스 이용과 별개로 태블릿 가동을 위한 전기선 작업 등 부가적인 설치 비용 정도는 추가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수익 모델은 가입자수를 늘려 더 많은 태블릿을 공급하는 것으로 좁혀진다. 대부분의 테이블오더사는 태블릿을 직접 제조가 아니라 제휴사를 통해 공급받아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단순 가입자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 높은 수익율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앞으로 테이블오더 업체들이 이용자의 매출을 늘리는 데이터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한다면 기존 서비스 비용은 그대로 두더라도 개발을 거듭한 기능이나 버전을 유료로 운영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견이다.
현재는 시장 선점이 중요한 만큼 유료화 하지 않겠다는 것이 테이블오더사의 기조다. 이외 다른 수익 모델로는 광고 채널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티오더’ 등 일부 테이블오더사는 외식업과 관련된 주류 업체, 대리운전, 숙박 플랫폼 등의 광고를 진행해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
◇ 경쟁력 확보를 위한 쟁점은 차별화된 ‘기술개발’
테이블오더 서비스를 운영하는 국내 기업은 50개에 이른다. 테이블오더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다양한 분야에서도 뛰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이 격화된만큼 테이블오더사는 현재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한 기술 개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개발의 중심에는 매출 증대와 매장 운영 효율화를 높이는데 있다. 서비스와 관련한 특허 출원부터 AI 기술 접목까지 다양하다. 테이블오더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티오더, 패스트오더, KT하이오더, 배민오더, 먼슬리키친 5개 업체에 자사 경쟁력에 대해 물었다.

◇ 티오더, 고객 데이터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
티오더는 2019년 1월 테이블 오더 시장에 뛰어들어 현재 점유율 1위로 평가받는다. 누적 결제액은 3월 기준 9조 5000억원을 달성했고 누적테이블 판매수는 지난해 33만대를 기록했다. 티오더는 단순 기기 공급이 아닌 매장 효율화와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이터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 목표를 잡았다.
구체적으로 테이블오더 서비스 내에 인원, 연령대, 메뉴별 별점 등 고객 의견을 수집할 수 있는 기능을 구축해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인 지표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서울 내 몇 개 업체를 대상으로 데이터 기반 시스템을 제공하면서 테스트 단계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현재 연구개발(R&D)팀을 구축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국내 30개 포스사와 연동해 운영의 편리성을 높인 것도 장점이다.
티오더는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최근 2년 새 미국과 캐나다에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화에 나섰다. 올해 말까지 북미 시장에 8000대 이상을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티오더는 요식업 뿐만 아니라 호텔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작년 호텔 게스트 서비스 플랫폼 ‘아이스테이’의 운영사 인더코어비즈니스플랫폼을 인수해 사명을 티오더스테이로 변경하고 티오더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외 호텔에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티오더스테이는 현재 서울 소재 서울신라호텔, 조선팰리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등을 포함한 200여개 호텔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패스트오더, 연동 모듈 자체 개발해 진입장벽 낮춰
태블릿 메뉴판 플랫폼 기업 패스트오더는 테이블오더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는 포스, 서빙로봇, 웨이팅 등 타 사의 솔루션들과 연동될 수 있는 모듈을 자체 개발해 경쟁력을 높였다. 이에 연동된 포스사들과 안정적인 통신을 제공해 주문 누락 등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주문 수량을 제한하거나 이용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등 고객사마다 다른 요구사항을 유연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매장 성격에 맞춰 태블릿 화면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브랜드 전용 맞춤 테마’ 제작도 지원하고 있다.
패스트오더는 지난해 AI 기반 통합 솔루션을 선보였다. 해당 솔루션은 크게 ▲4개 국어 음성 안내 기능 ▲얼굴인식 체크인 기능 ▲CS 관련 AI챗봇시스템 등의 서비스를 담고 있다. AI 서비스의 장점은 소비자 얼굴을 인식해 성별, 연령 등을 파악한 뒤 메뉴를 제공할 수 있고 AI 챗봇을 운영해 이용자로부터 24시간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터치 방식에서 음성 인식 주문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알레르기 등 고객별 특성을 고려한 메뉴 추천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테블릿이 자유롭게 탈 부착이 가능한 ‘맥세이프 테블릿 메뉴판’을 출시해 기대를 모은다. 긴 좌석으로 이루어진 단체석에서의 활용도가 높다. 최근에 패스트오더는 주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계 트렌드를 분석해 CRM 서비스로 확장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 Kt 하이오더, ‘결제누락방지’ 시스템으로 ‘매출 손실’ 방점
KT는 2023년 테이블오더 서비스인 하이오더를 출시해 본격적으로 테이블오더 사업에 뛰어들어 영역을 확장 중이다.
KT에 따르면 KT하이오더 서비스 가입자는 1년새 2배 증가했다. 하이오더는 테이블오더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서비스인 만큼 통신사가 보유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기반한 안정적인 운영에 방점을 찍었다. 태블릿을 통해 들어온 주문 내역이 포스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주문 누락과 오 주문으로 인한 매출 손실을 방지하는 기술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결제누락방지’ 시스템 기술과 관련해서 특허 출원 중이다.
KT가 기존 통신과 연관된 종합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어 서비스를 일원화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KT는 로봇(서빙), AI전화, 인터넷, TV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이오더는 기존 서비스 연계와 함께 초기 가입시 결합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전국망 유통 채널이 다양해 접근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KT하이오더 서비스는 도소매 유통, 유선 매장 등 모든 대리점에서 상담, 가입이 가능하고, A/S서비스도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테이블오더의 기존 가입자에 대해서는 기기변경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하이오더는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서비스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로 한다. 그 일환으로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위한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추가 주문을 유발시키기 위해 메뉴를 적절한 시점에 소개하는 큐레이팅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테이블오더 시스템과 AI를 연계한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 먼슬리키친, 무선 올인원 완제품으로 경쟁력 확보
푸드테크 대표기업 중 하나인 먼슬리키친(이하 먼키)은 기존 테이블오더의 기능을 넘어 설치된 태블릿이 하나의 인테리어로 보일 수 있도록 하는데 차별점을 두었다. 대부분의 테이블오더사가 제휴사에게 태블릿 완제품을 공급받는 반면 먼키는 디자인 기술 특허를 획득해 ‘무선 올인원 완제품’을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태블릿·카드리더기·배터리·스탠드를 하나로 통합한 제품이다. 특히 배터리를 따로 분리, 교체할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태블릿 충전기를 위한 별도의 전기선 공사가 필요 없고 누전 사고의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먼키는 최대 일주일간 지속되는 배터리와 3개의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를 개발했다. 이러한 장점 덕에 고급 인테리어를 채택하는 요식업 브랜드들의 도입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아울러 하이엔드 외식업체 요구에 맞춰 화면 디자인과 사용성 고도화를 2주 주기로 실시해 현장 니즈를 반영하고 있다. 자영업자가 메뉴 및 가격을 수시로 변경할 수 있는 유연한 운영 시스템을 제공해 실시간 시장 변화와 소비자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 배민오더, 자사앱 연동과 QR오더로 시장 진입
배민오더는 자사 앱 배달의민족(배민)과의 연동과 QR오더로 차별점으로 두었다. 배민오더 이용 매장에서는 기존 배민 앱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배민상품권’ 결제가 가능하다. 또한 신규 고객과 단골 고객을 대상으로 쿠폰을 제공하는 등 재방문을 유도하는 고객관리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배민오더는 기존 태블릿을 이용하는 서비스와 동시에 QR오더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는 게 최대 강점이다. QR 오더는 테이블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한 휴대폰에서 기존 태블릿에 표기되는 화면을 볼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기기 설치가 어렵거나 관리가 번거로운 야외좌석, 테이블이 긴 단체석 등에는 QR오더가 효과적이다. 또한 매장 상황에 맞춰 선불/후불 결제로 전환할 수 있다.
점심시간대에는 빠른 회전율을 위해 선불 결제를 유도하고, 주류를 함께 판매하는 저녁 시간대에는 후불결제로 운영할 수 있다. 배민오더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포스사와의 연동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외식업체의 보급률이 높은 OKPOS, 이지포스 등과 연동을 추진 중에 있고 앞으로 더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