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테일 시장이 고금리와 소비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는 가운데, 패션 버티컬 플랫폼 시장은 출혈 경쟁을 멈추고 선의의 경쟁 속에 ‘수익 구조의 정교화’를 이룬 흑자 운영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시장의 양대 축인 무신사와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각각 2025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플랫폼 비즈니스가 일정 임계점을 넘었을 때 발생하는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를 수치로 증명해 내기 시작했다. 과거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거래액(GMV)을 부풀리던 방식에서 탈피해 운영 효율화와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실제 영업이익을 산출하는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무신사, 오프라인과 글로벌이 견인한 ‘규모의 경제’… 영업이익 1,405억 원 달성

먼저 가장 앞서고 있는 무신사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조 4,67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8.1% 성장했다. 주목할 점은 영업이익의 가파른 상승 곡선이다. 2025년 영업이익은 1,4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7% 증가하며 매출 성장률을 2배 이상 상회했다. 이는 플랫폼 운영에 필요한 고정비가 안정화된 상태에서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이익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고정비 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무신사의 성장은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확장과 글로벌 시장 공략이 핵심 축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은 3,200만 명을 돌파했으며, 글로벌 스토어의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489억 원을 기록했다. 비록 회계 정책 변화(RCPS의 부채 인식)로 인해 장부상 당기순이익은 감소했으나, 실제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EBITDA는 2,4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1% 증가하며 재무적 기초체력이 강세임을 입증했다.
카카오스타일,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로 3년 만에 매출 2배… 2년 연속 흑자

무신사가 거대 자본과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한 흑자 확장을 꾀한다면, 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은 ‘기술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내실을 다졌다. 카카오스타일의 2025년 매출액은 2,192억 원으로, 1,018억 원을 기록했던 2022년 대비 3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무신사만큼은 아니지만, 영업이익 또한 58억 원으로 전년(22억 원)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며 2년 연속 흑자 경영을 이어갔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AI 기반의 초개인화 엔진이 있다.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대신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별 최적화된 상품을 제안함으로써 전체 구매자 수를 15% 늘렸고, 이는 플랫폼의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됐다.
특히 지그재그의 주력인 동대문 패션을 넘어 뷰티(거래액 50% 성장)와 브랜드 패션(40% 성장)으로 카테고리를 다각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또한 최근에 진행한 ‘로제프란츠(ROSÉ FRANTZ)’ 브랜드처럼 단독 선런칭 등의 차별화 콘텐츠를 활용한 고객 락인 전략도 통했다. 빠른 배송 서비스인 ‘직진배송’ 역시 30%의 거래액 성장을 기록하며 플랫폼 고착도(Lock-in)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 주목, ‘플랫폼’을 넘어 ‘파트너’로의 역할 변화

두 플랫폼의 실적 발표에서 공통적으로 도출되는 인사이트는 플랫폼이 단순 중개자 역할을 넘어 입점 브랜드의 성장을 견인하는 ‘인프라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신사는 일본 조조타운 입점 연동과 중국 상하이 매장 확대 등을 통해 K-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 통로를 자처하고 있다. 플랫폼의 성장이 입점사의 글로벌 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카카오스타일 역시 거래액 상위 300개 쇼핑몰의 평균 거래액이 두 자릿수 신장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플랫폼의 개인화 추천 기술과 최적화된 마케팅 툴이 개별 쇼핑몰의 한계를 보완해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흑자 경영을 통해 확보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1일 단위 정산’을 유지하는 등 파트너사와의 신뢰 구축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수익성’과 ‘확장성’의 공존… 리테일 테크의 승리
향후 리테일 시장은 단순 거래액(GMV) 경쟁이 아닌, 기술을 통한 운영 효율화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실질적 성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무신사와 카카오스타일의 이번 성적표는 ‘리테일 테크’가 어떻게 비용을 절감하고 신규 매출원을 창출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다.
유통사 및 브랜드 관계자들은 이제 두 플랫폼의 행보에서 두 가지 시사점을 읽어야 한다. 첫째, 데이터 기반의 수요 예측과 개인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라는 점이다. 둘째,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프라인 접점 확대와 글로벌 채널 연동을 병행하는 입체적 채널 전략이 요구된다. 2026년 이후의 시장은 이처럼 탄탄한 재무 구조를 기반으로 이익을 재투자하여 규모의 경제를 가속화하는 상위 플랫폼들의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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