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해외 시장 공략 방식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직접 점포를 내는 방식으로 외형을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검증된 국내 콘텐츠를 해외 유통사에 공급하는 ‘수출 플랫폼’ 모델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각각 일본 시부야와 대만 타이중의 핵심 상권을 거점으로 삼아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K-브랜드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전략 변화의 배경에는 내수 시장의 성장 정체와 K-컬처의 확산이 자리한다. 국내 소매판매는 정체 흐름을 보이는 반면,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는 한국 패션·뷰티 상품에 대한 관심과 직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자사의 큐레이션 역량을 플랫폼 형태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현지 부동산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국내 중소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는 ‘상생형 비즈니스’ 모델이다. 특히 일본과 대만은 한국과의 문화적 휘발성이 낮고 구매력이 검증된 시장이라는 점에서 핵심 공략지로 급부상했다.

일본·대만 랜드마크 장악한 K-리테일의 ‘현지 최적화’ 전략
신세계백화점은 일본 도쿄 시부야를 거점으로 하는 ‘K-벨트’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도큐 그룹과의 MOU를 기반으로 시부야 스크램블스퀘어와 히카리에 등 하루 평균 300만 명의 유동인구가 집중되는 주요 상업시설을 공략하는 방식이다.
5월 일본 최대 연휴인 골든위크 기간에는 뷰티 브랜드 ‘코랄헤이즈’ 팝업을 선보이고 오는 8일부터 31일까지는 골프웨어 브랜드 ‘욜프(YOLP)’로 카테고리를 확대할 예정이다. 단순 판매를 넘어 그래피티 시연 등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해 현지 MZ세대의 유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글로벌’이라는 브랜드화된 수출 플랫폼을 통해 대만 시장 선점에 나섰다. 지난 5월 3일부터 대만 내 매출 1위 점포인 신광미츠코시 백화점 타이중 중강점에서 3개월간의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가동했다. 썸웨어버터, 슬로우앤드, 아떼 등 대만 현지에 처음 소개되는 13개 브랜드를 엄선해 배치했다. 지난해 타이베이 팝업 당시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하며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 사업을 등에 업고 현지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인력 운영의 전문성을 한층 강화했다.

대리인에서 파트너로 변화…D2C 가교 역할 강화
이러한 흐름은 유통사의 역할이 브랜드 엑셀러레이터로 변모했음을 시사한다. 신세계의 ‘하이퍼그라운드’나 현대의 ‘더현대 글로벌’은 해외 유통사와 국내 D2C 브랜드를 잇는 신뢰 자산 역할을 한다. 해외 유통사 입장에서는 검증된 한국 콘텐츠를 일괄 공급받아 MD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국내 브랜드는 백화점의 물류·마케팅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진출 장벽을 낮추는 구조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대만과 일본을 넘어 홍콩 등으로 진출 국가 확대를 검토 중이며, 신세계 역시 하반기 시부야에서 F&B까지 콘텐츠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는 백화점이 더 이상 국내 점포 안에서의 매출에만 집착하지 않고, 자사가 보유한 IP와 큐레이션 능력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리테일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콘텐츠 권력 이동…리테일의 미래는 ‘국경 없는 플랫폼’
국내 백화점들의 해외 플랫폼 사업 확대는 향후 글로벌 리테일 지형 변화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거 글로벌 유통사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해 소비 문화를 소개했다면, 최근에는 한국 백화점이 선별한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콘텐츠가 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현지 유통망과의 안정적인 파트너십 구축과 함께 소비자 데이터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리테일 플랫폼 수출이 브랜드의 해외 정규 매장 입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 백화점의 글로벌 행보는 중소 브랜드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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