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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F&B 리테일의 생존 카드, ‘기존 자산의 리뉴얼’에 사활 건다

 메뉴·디지털·BI 전방위 혁신을 통한 오프라인 평당 효율성과 고객 락인(Lock-in) 극복 체제 전환

장기화된 고물가와 소비 침체 속에서 국내 외식 리테일 산업이 양적 팽창을 멈추고 질적 재편기에 돌입했다. 과거 시장 호황기에 유효했던 다출점 전략이나 신규 브랜드 론칭은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과 높은 리스크를 동반하기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F&B 업계가 선택한 핵심 생존 방정식은 이미 검증된 기존 자산을 완전히 갈아엎는 대대적인 리뉴얼 전략이다. 기업들은 익숙한 메뉴의 전면 개편, 자사 채널의 디지털 고도화, 유서 깊은 브랜드 아이덴티티(BI)의 재정의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 변화나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다. 한정된 오프라인 매장의 평당 매출을 끌어올리고, 매장 운영 구조를 최적화해 가맹점의 생존력을 방어하려는 철저하게 계산된 리테일 리구조화(Restructuring) 전략이다.

F&B 시장의 경쟁 강도가 극에 달하고 외식 자영업의 폐업률이 치솟는 상황에서, 리테일러들이 맞닥뜨린 과제는 기존 유입 고객의 이탈을 막고 객단가를 방어하는 것이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고정비 부담이 고착화된 2026년 현재,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비용보다 기존 브랜드의 인지도를 지렛대 삼아 가치를 재창출하는 리뉴얼의 투자대비효율(ROI)이 훨씬 압도적이라는 정량적 판단이 작용했다.

꽉트로미트피자 포스터(제공 맘스터치앤컴퍼니)

최근 관측되는 F&B 리뉴얼 트렌드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뉜다. 첫째는 핵심 상품의 품질과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메뉴 리뉴얼, 둘째는 구매 여정을 단축해 유통 수수료를 내재화하는 디지털 플랫폼 리뉴얼, 셋째는 브랜드 노후화를 방지하고 가맹점 영업력을 전방위로 지원하는 브랜드 BI 및 상생 리뉴얼이다. 세 가지 축 모두 소비자의 변화된 가심비 성향에 맞춤과 동시에 매장 전개 방식을 다각화해 수익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을 공유한다.

메뉴 리뉴얼을 통해 카테고리 간 시너지를 증명한 대표적인 사례가 맘스터치다. 맘스터치는 버거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치킨과 피자 라인업의 전면적인 리뉴얼을 감행했다. 지난 2024년 닭다리살 순살치킨인 빅싸이순살로 치킨 라인업을 리뉴얼한 이후, 핫치즈빅싸이순살이 SNS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어냈다.

이로 인해 맘스터치 전체 매출에서 치킨 카테고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0.5%에서 2024년 18%로, 지난해에는 21%까지 상승하며 5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하는 구조적 성과를 거두었다. 치킨 카테고리의 성공에 힘입어 맘스터치는 피자 라인업 역시 버터숙성도우와 도우 끝까지 토핑을 채우는 엣지풀 콘셉트로 전면 리뉴얼했다.

1만 원 후반대의 합리적 가격을 유지하면서 대표 메뉴인 꽉트로미트피자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배달 앱 내 주문 화면을 통합하여 버거, 치킨, 피자를 한 번에 주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리뉴얼했다. 이는 매장의 객단가를 높여 가맹점 매출을 증대시키는 영리한 리테일 결합 전략이다.

써브웨이 자사앱 화면(제공 써브웨이)

디지털 전용 스토어 및 채널 리뉴얼을 통해 유통 마진을 개선한 사례로는 써브웨이를 꼽을 수 있다. 써브웨이는 외부 배달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직거래(D2C) 비중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자체 애플리케이션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선주문 시스템의 UI·UX 개선, 구매 금액의 3.6%를 적립해 주는 썹 포인트 제도 도입, 개인 맞춤형 커스터마이징 메뉴 저장 기능인 마이썹 탑재 등 철저히 편의성 중심으로 앱을 개편했다. 그 결과 리뉴얼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약 130만 명의 신규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유입됐으며, 최근 누적 가입자 수 24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가동률이 정체된 오프라인 매장에 디지털 주문 리뉴얼을 수선함으로써 고정비 절감과 락인 효과를 동시에 달성한 셈이다.

운영 효율성과 브랜드 노후화를 극복하기 위해 전면적인 브랜드 자산 리뉴얼을 예고한 기업도 있다. 더본코리아는 상생위원회 결의를 거쳐 오는 6월 중 론칭 20주년을 맞이하는 빽다방의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추진한다. 장기화된 외식 침체 속에서 가맹점 매출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디자인 BI 개편부터 신메뉴 출시, 그리고 유기적인 고객 관리를 위한 통합 멤버십 론칭까지 포함된 전방위적 쇄신이다.

앞서 더본코리아가 진행한 다브랜드 통합 프로모션이 가맹점 평균 매출을 전월 대비 30% 이상 신장시킨 정량적 수치를 바탕으로, 이번 빽다방의 단독 리뉴얼 역시 고착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역동적으로 바꿔 장기적인 리테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을 담고 있다.

사진=더본코리아 제공

F&B 리테일 업계 전반으로 확산된 리뉴얼 열풍은 가맹본부와 가맹점 모두에게 수익 구조 방어를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도구가 되고 있다. 불황기 소비자들은 모험적인 신제품보다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브랜드에서 더 높은 품질과 혜택을 주는 리뉴얼 제품에 직관적으로 지갑을 연다.

유통 구조 관점에서 볼 때 메뉴 개편은 기존 주방 설비와 원팩 물류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추가 매출을 일으키는 공간 효율성 극대화를 의미하며, 앱 리뉴얼은 수수료 누출을 막는 내실 경영을 뜻한다. 향후 외식 유통 시장은 무리한 외형 확장을 추진하는 기업보다, 축적된 브랜드 자산을 정교하게 다듬고 리뉴얼하여 효율적으로 다품목·다채널 구조를 이끌어내는 리테일러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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