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리테일 시장 내 K-브랜드 유통 구조가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과거 현지 벤더에 의존하던 간접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제조 대기업이 직접 B2B 유통망을 개척하고, 홈쇼핑 등 유통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통합 관리하는 전용 수출 플랫폼을 가동하는 다각화 전략이 가시화됐다. 이는 단발성 흥행에 기대기보다 현지 메이저 리테일러와의 견고한 공급망을 선점해 지속 가능한 유통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B2B 유통 채널의 재편
국내 뷰티 대기업들은 세계적인 산업 박람회를 미주 및 남미 시장 유통망 확장의 직접적인 교두보로 삼았다. 애경산업은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B2B 전문 뷰티 박람회 ‘코스모프로프 라스베이거스 2026’에 참가해 현지 유력 유통사 및 리테일 파트너와 비즈니스 다각화를 추진했다. 직전 연도 행사에 44개국 1,068개 기업이 참가하고 26,000명의 바이어가 방문했던 미주 대륙 최대 비즈니스 플랫폼에서 유통 채널을 직접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행보에서는 기존 메이크업 브랜드인 AGE20’S와 루나 외에도 케라시스, 알피스트, 샤워메이트, 럽센트, 티슬로 등 헤어 및 바디케어 부문까지 전시 품목을 전면 확대했다. 코스메틱 카테고리의 안착을 발판 삼아 퍼스널 케어 전체 영역으로 해외 유통망을 넓히려는 연례 확장 전략의 흐름을 보여준다. 지난 박람회에서 에센스 팩트 제품이 메이크업 및 네일 카테고리 최종 1위에 선정되며 제품력을 검증받은 만큼, 이번에는 전용 부스 내 체험존과 참여형 프로모션 존을 가동해 바이어들의 현지 계약 체결률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중소기업 연계형 수출 플랫폼의 부상
유통 대기업은 내수 기반을 넘어 국내 우수 중소 브랜드를 해외 리테일러와 연결하는 플랫폼 애그리게이터 역할을 본격화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기획한 K-브랜드 수출 플랫폼 ‘이설(Eeseol)’을 최초로 선보이고, 이를 기반으로 7월 17일부터 내달 15일까지 미국 LA 프리미엄 쇼핑몰 ‘더 그로브’에서 대규모 팝업 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가 추진하는 유통기업 해외진출 지원사업의 수행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구체화한 대형 프로젝트다.
국내 중소기업 39개사가 참여하는 이번 플랫폼 전략은 총 1,887㎡ 규모의 대형 공간을 활용해 현지 소비자와 바이어에게 최신 라이프스타일을 종합 제안한다. 1층 공간에서는 스킨케어, 색조, 헤어, 뷰티 디바이스 등 30여 개 브랜드를 집중 배치하고 퍼스널 컬러 진단과 메이크업 클래스를 제공하며, 2층 공간은 K-팝과 K-푸드 등 문화 콘텐츠를 융합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구조다.
롯데홈쇼핑은 오프라인 출점에 그치지 않고 코스모프로프 라스베이거스 2026에도 동시 참가해 국내 뷰티 브랜드 20여 개사의 수출 상담을 지원했다. 특히 14일에는 얼타 뷰티(Ulta Beauty), 오롤리(OHLOLLY) 등 글로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패널 세션에 국내 기업 대표로 참가해 유통망 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상설 유통망 확보를 통한 글로벌 안착
국내 기업들의 다각화된 움직임은 B2B 바이어 발굴과 B2C 리테일 거점 확보가 동시다발적으로 맞물려 작용해야 글로벌 시장 진입이 견고해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대기업 제조사는 탄탄한 R&D 역량을 바탕으로 헤어와 바디케어 영역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해 대형 유통망 내 점유율을 넓히고 있으며, 미디어 커머스 기반의 유통사는 중소 브랜드를 통합 제안하는 플랫폼 모델로 리테일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오는 10월 프랑스 파리에서도 팝업 스토어를 연이어 계획하며 이설 플랫폼을 글로벌 표준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점은 단발성 행사를 넘어선 상설 수출 채널화 전략을 방증한다. 글로벌 뷰티 공급망의 경쟁이 격화되는 리테일 시장 환경 속에서, 현지 메이저 유통 채널과의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과 고도화된 수출 플랫폼 체계 확립 여부가 향후 시장 안착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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