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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 파는 백화점, 독점 콘텐츠로 집객 공식 바꾼다

신세계·롯데, 유통시설 최초 입점과 미디어 IP 팝업으로 오프라인 공간 가치 극대화

올해 상반기 백화점 3사의 외국인 매출이 성장세를 기록하고 백화점 시장 전반에 활기가 돌고 있는 가운데, 유통가에서는 소비자를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집객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유통 시설 최초 입점을 내세워 시장 내 희귀 테넌트를 선점하거나, 미디어 방송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메뉴를 직접 맛볼 수 있도록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유치하는 등 오프라인 공간의 차별성을 극대화하는 흐름이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소비자를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핵심 동력이 물리적 접근성이나 브랜드의 다양성에서 ‘오직 이곳에서만 소비할 수 있는 희소성’으로 이동함에 따라 리테일 산업의 구조적 재편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온라인이 주지 못하는 결핍의 충족, 희소성이 곧 경쟁력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은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 변화와 직결되어 있다.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상품을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야 할 이유는 물리적 제품 구매가 아닌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적 경험과 희소 가치의 소비로 좁혀졌다.

특히 K-컬처 신드롬과 맞물려 한국 백화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F&B(식음료) 매출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유통업계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점 테넌트 유치와 시각적·미각적 체험을 결합한 팝업스토어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는 단순한 매출 증대를 넘어 집객 자체를 유도하고 체류 시간을 늘려 타 상품군으로의 연계 구매를 일으키는 이른바 ‘분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적 전략이다.

‘스트릿 레스토랑 파이터’ 릴레이 팝업스토어 이미지(제공 롯데백화점)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각각 세계 최초의 유통시설 입점과 대형 미디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장기 릴레이 팝업이라는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지하 1층 디저트 전문관인 스위트파크에 일본의 유명 생도넛 전문 브랜드인 ‘아임도넛’을 유치했다. 아임도넛은 그동안 매장에서 직접 반죽하고 튀겨내는 장인 정신 기반의 운영 철학을 고수하며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 기존 유통시설 입점을 전면 거부해 온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강남점 입점을 통해 일본 현지와 해외 매장을 통틀어 세계 최초의 유통시설 진출 사례를 만들어냈다.

매장에서는 시그니처 메뉴인 오리지널 도넛과 생 프렌치 크룰러 외에도 오직 강남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구운 바닐라 초코와 호지차 초콜릿 등 단독 메뉴를 배치하여 희소가치를 극대화했다. 이는 글로벌 강소 브랜드를 선점해 타사와의 전방위적 차별화를 꾀하는 유통사의 전략적 성과로 해석된다.

롯데백화점은 미디어 콘텐츠와 결합한 대형 체험형 팝업스토어로 맞불을 놨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현재 방영 중인 요리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 레스토랑 파이터’와 협업해 출연 셰프들의 화제 메뉴를 직접 맛볼 수 있는 릴레이 팝업스토어를 9주간 대대적으로 운영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1층 스위파크 아임도넛 현장 사진(제공 신세계백화점)

유명 한식 오마카세 매장인 을지로보석의 조서형 셰프를 필두로 김호윤, 곽동훈 등 총 6명의 스타 셰프가 참여해 방송 속 인기 메뉴를 현장에서 직접 조리해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직접 숏폼 콘텐츠를 제작해 SNS에 업로드하면 쇼핑지원금과 OTT 구독권을 증정하는 참여형 이벤트를 연계했다. 이는 백화점 공간을 미디어 커머스의 거점이자 소비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는 거대한 체험형 플랫폼으로 변모시킨 사례다.

과거 백화점의 경쟁력이 ‘얼마나 많은 명품 브랜드를 보유했는가’에 의해 결정됐다면, 현재의 리테일 시장은 ‘얼마나 독점적인 경험 콘텐츠를 설계할 수 있는가’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 신세계의 세계 최초 브랜드 유치와 롯데의 미디어 IP 결합 팝업은 유통사가 단순한 부동산 임대업자에서 벗어나 콘텐츠 큐레이터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진화해야만 생존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의 독점적 콘텐츠 전략은 향후 유통 기업의 핵심 수익 모델 다변화와 브랜드 네트워킹 능력에 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독점 테넌트 유치 성공 여부는 유통사의 글로벌 협상력과 브랜드 스카우팅 역량을 평가하는 새로운 척도가 되었으며, 미디어 결합형 팝업은 일회성 행사를 넘어 콘텐츠 커머스로의 확장 가능성을 시사한다.

앞으로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희귀 브랜드를 독점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소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공간을 활용한 콘텐츠 고도화 여부에 따라 기업의 장기적 가치와 집객 지배력이 양극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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