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관광 및 유통 시장의 패러다임이 공급자 중심의 획일화된 상품 구성에서 소비자 개개인의 내밀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초개인화’ 형태로 급변하고 있다.
과거의 여행이 단순히 유명 랜드마크를 방문하거나 고급 리조트에서 휴식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미와 건강 루틴, 심지어 영적 관심사까지 여행의 목적으로 삼는 경향이 짙어졌다. 이에 따라 글로벌 여행 플랫폼을 비롯한 유통·패션 업계는 세분화된 고객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는 추세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 ‘가치 소비’와 ‘경험 소비’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 물질적 소유보다 고유한 경험에 지갑을 여는 소비 트렌드가 여행 산업에도 반영되면서, 이색적인 이동 경험과 웰니스, 지역 전통문화 체험 등으로 소비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축적된 데이터는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최근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여행객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이동의 효율성과 사회적 교류를 동시에 추구하는 성향이 두드러졌다. 응답자의 86%는 휴가 중 모르는 사람과의 카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이동 경로가 비슷한 여행객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찾을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63%에 달했다.

웰니스와 미식, 정신적 힐링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여행지에서 개인 맞춤형 피부 관리를 경험하는 ‘글로우케이션(Glow-cation)’에 관심을 보인 아태지역 여행객은 82%를 기록했다.
또한 디자인이 우수한 주방용품이나 현지 식재료를 구매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74%였으며, 이를 통해 지역의 장인정신과 전통, 지속가능성을 경험한다고 답한 비율은 28%로 집계됐다. 여행 중 정적인 취미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내면의 회복을 추구한다는 응답은 약 30%였고, 달의 변화나 천문 현상 등 신비주의적 요소를 고려해 여행지나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응답도 46%에 달했다.
이러한 소비자 변화에 맞춰 부킹닷컴DL 2026년 여행 트렌드를 대표하는 6가지 키워드와 이에 부합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여행지를 제안했다. 각 여행지는 여행객의 세분화된 취향을 반영한 경험과 지역 고유의 문화·자연환경을 결합해 차별화된 여행 가치를 제공한다.

먼저 호주 포트 더글라스는 ‘열린 로드트립’ 트렌드를 대표하는 여행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데인트리 열대우림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이동과 새로운 교류가 어우러진 여행 경험을 제안한다. ‘마티니크 온 매크로산’은 로컬 예술과 미식 공간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나 체류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태국 코사무이는 ‘글로우케이션’ 여행지로 주목받는다. 자연환경과 태국식 스파, 요가, 명상 등을 결합해 피부와 마음을 함께 돌보는 맞춤형 웰니스 경험을 제공한다. ‘소나타 코사무이’는 프라이빗 서비스를 강화해 웰니스 수요를 겨냥했다.
베트남 무이네는 ‘로맨타지(Romantasy)’ 감성을 담은 여행지다. 붉은 사구와 독특한 암석 지형 등 이국적인 풍경이 로맨스와 판타지를 연상시키며, ‘뱀부 빌리지 비치 리조트 앤드 스파’는 자연 소재를 활용한 공간 구성으로 몰입감을 높였다.

일본 다카야마는 ‘팬트리 기념품 여행’ 트렌드를 보여준다. 전통 목조 상가와 공예점, 사케 양조장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를 일상으로 가져오는 쇼핑 경험을 제안하며, ‘호텔 우드 다카야마’는 젠(禪) 스타일 디자인을 통해 지역의 문화적 분위기를 깊이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인도 라다크는 ‘자연 교감 여행’을 대표한다. 해발 3,500m 고산지대의 자연 속에서 정적인 휴식과 내면의 회복을 경험할 수 있으며, ‘초스파 호텔, 레’는 전통 석조 건축과 미니멀한 디자인을 결합해 고요한 휴식 환경을 제공한다.
한국 영월은 ‘별들에게 물어보는 여행’ 트렌드의 대표 여행지다. 별마로천문대를 비롯한 천문 인프라와 빛 공해가 적은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별빛 관광과 천문 관측을 즐길 수 있으며, ‘탑스텐 리조트 동강 시스타’는 자연 체험과 야간 여행을 잇는 거점 역할을 한다.

여행 플랫폼 시장은 단순히 숙소를 예약하는 서비스를 넘어 여행 전 과정의 경험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행객의 세분화된 취향을 반영한 테마형 콘텐츠와 지역 고유의 문화·액티비티를 결합한 큐레이션 서비스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여행 플랫폼들은 숙박뿐 아니라 현지 체험과 로컬 콘텐츠를 함께 제안하며 차별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취향 중심의 소비 트렌드가 앞으로 관광 산업을 넘어 뷰티, 리빙, 모빌리티 등 라이프스타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 단순히 공간이나 상품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세분화된 취향을 분석해 맞춤형 경험을 설계하는 역량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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