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한국 운동화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시장 규모가 확대되어 2021년 2조 7,761억 원에서 2023년에는 3조 4,150억 원에 이르렀다. 2024년에는 4조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전체 운동화 시장에서 러닝화 부문은 1조원대를 넘어 전체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등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러닝과 트레일 러닝의 인기가 급증한 결과이다. 팬데믹 이후 야외 활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러닝 문화가 확산되었고, 이에 따라 러너들의 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온(On)과 호카(Hoka) 같은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에서 빠른 성장 속에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온(On)은 기능성과 디자인 모두를 만족시키면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나이키는 최근 몇 년간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매출과 인지도 면에서 독보적인 1등 브랜드로 신발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브랜드임에는 변함이 없다.
운동화는 이제 단순한 스포츠 용품을 넘어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착용되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는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면서, 젠더리스 패션의 중심에 서 있다. 소비자들은 가치 소비와 경험 소비를 중시하며, 기업들은 이에 맞춰 창의적이고 유연한 접근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 미러와 웨어러블 기기 등은 운동 루틴 관리와 체성분 분석을 제공해 스포츠 시장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소비자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운동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고, 신발 등을 비롯해 개인 맞춤형 제품을 제안하는 등 서비스가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 러닝 열풍, 액티비티별 세분화된 ‘기술 확보’ 경쟁 치열
특히 러닝 열풍과 함께 신발 업계는 뛰어난 기능성을 갖추기 위해 신발 자체에 대한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도심 러닝부터 거친 산악 지형의 트레일러닝, 하이킹까지 야외에서 즐기는 액티비티가 세분화되고, 액티비티별 참가자들의 수준이 급상승하면서 신발에 적용되는 기술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이처럼 각 브랜드들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타 브랜드와의 경쟁 우위에 서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을 중요한 거점으로 삼고 신발을 전면에 내세워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른바 ‘테스트베드’로서 뛰어난 안목을 가진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과 마케팅을 선보이며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
푸마는 올해 ‘나이트로(NITRO)’ 시리즈의 신제품을 전 세계에서 한국 시장에 일찍 선보였다. 또한 나이키는 여성 러닝족을 위한 마라톤 대회인 ‘2025 애프터 다크 투어’를 서울을 포함한 전 세계 6개 도시에서 개최한다. 이는 한국 시장이 운동화 시장의 트렌드와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듯 각 브랜드별 독자 기능성을 갖추기 위한 혁신적 기술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 브랜드별로 이미 확보한 기술을 적용해 출시한 올해 신제품과 탑재한 기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러닝화, 추진력&충격 흡수성 극대화 위한 첨단 기술 집약

도심을 달리는 러닝화 기술의 핵심은 추진력 향상과 충격 흡수성 강화에 있다. 도심 러닝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같은 단단한 지면에서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착지 시 발생하는 충격이 무릎과 발목 관절에 그대로 전달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러닝화 선택 시 발을 보호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특히 장거리 러닝에서는 반복적인 충격에 의한 부상 위험을 줄이고 지속적인 추진력을 유지해주는 미드솔과 아웃솔 기술이 러너의 퍼포먼스를 좌우한다.
정통적인 러닝화 강자로 손꼽히는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최근 탄소섬유(카본) 기술로 탄성력을 극대화하고 초경량 설계를 통해 러너의 퍼포먼스 향상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선보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아디다스의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4’는 스피드의 한계에 도전하는 러너를 위한 전문 러닝화이다.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는 출시 이후 각종 대회를 휩쓸며 러닝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러너의 발을 자연스럽게 감싸는 아디제로 라이트락 갑피 기술을 사용했다.
편안한 핏감과 퍼포먼스의 최적화를 모두 잡기 위해 한 방향으로만 늘어나는 원웨이 신축성 소재를 사용했다. 특히 ‘에보1’은 쿠션감이 뛰어난 특수 폼과 에너지를 전달하는 기술을 결합했다. 여기에 한쪽 신발 무게가 138g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게 만들어 러너가 더 쉽고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나이키가 선보인 보메로 18은 브랜드의 대표 폼 기술 중 줌X(ZoomX)와 리액트X(ReactX)를 결합해 최고의 쿠셔닝을 제공한다. 발 길이에 맞춰 적용된 줌X 폼은 부드러운 착화감을 제공하며, 발 앞과 뒤에 위치한 리액트X 폼은 뛰어난 에너지 리턴으로 효율적인 러닝을 돕는다. 특히, 폼 스택 높이는 이전 모델 대비 6mm 증가한 46mm로, 역대 보메로 중 가장 높은 쿠셔닝을 자랑한다.

최근 브룩스의 인기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올해 출시한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크다. 브룩스가 올해 선보인 대표적인 러닝화 글리세린 ‘GTS22’은 1995년에 출시한 브룩스의 스테디셀러인 모델로 이번이 22번째 업그레이드된 제품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미드솔의 기술력 변화로 ‘DNA Tuned’ 기술을 이 신발에 적용했다.
DNA Tuned는 미드솔의 셀(Cell)을 듀얼로 사용해 포어풋에는 작은 사이즈의 셀(Cell)을 넣어 반발력의 리턴을 극대화했다. 나머지에는 큰 사이즈의 셀(Cell)로 쿠션감을 최대화했다. 또 하나 브룩스가 자랑하는 ‘가이드레일 기술’도 적용해 러닝 중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움직임, 특히 내외전을 최소화해 러너들을 부상으로부터 지켜주는 특징이 내재돼 있다.
◇ 트레일러닝화, 거친 지형에 안전성과 접지력 확보한 특화 기술 개발
트레일러닝화는 변화무쌍한 날씨와 험준한 산악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러닝을 지원하는 운동화가 필수다. 트레일러닝은 포장된 도로가 아닌 자연을 따라 달리는 산악 스포츠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노스페이스가 올해 SS시즌에 아웃도어·스포츠 애호가들이 고강도 트레일러닝에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설계된 트레일러닝화 ‘벡티브(VECTIV) 컬렉션’ 출시했다.
글로벌 노스페이스 소속 엘리트 선수들이 2년에 걸쳐 약 6,000마일 이상의 거리를 달리는 테스트를 통해 2021년 첫 선을 보인 바 있는 고기능성 트레일러닝화가 바로 ‘벡티브(VECTIV)’ 시리즈이다.

‘멈추지 않는 탐험’을 상징하는 논스톱 울트라 트레일러닝 이벤트 ‘TNF (The NorthFace) 100 강원’ 대회의 10주년을 맞아, 올해 역시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뛰어난 추진력과 안정성을 제공해 주기 위해 다채로운 신제품 컬렉션으로 출시됐다.
대표적으로 ‘서밋벡티브 프로 3’는 노스페이스의 최상급 테크니컬 라인이자 아웃도어 전문가들이 선호하는 ‘서밋(SUMMIT) 시리즈’ 아이템으로서 어떠한 극한의 환경에서도 최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카본 플레이트에 고성능 TPU 플레이트를 더한 이중 플레이트 구조를 적용하는 한편, 이전 제품보다 4mm 높아진 초경량 드림 중창(DreamMidsole)을 적용해 장거리 러닝에서도 높은 추진력과 안정성을 동시에 제공해준다. 또한 스티치 없는 디자인과 통기성과 속건성이 뛰어난 갑피(Upper) 설계를 통해 쾌적한 착화감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다음 호카의 ‘텍톤 X3’는 업그레이드된 평행 카본 플레이트 기술을 적용해 트레일 러닝화 혁신의 정점을 보여준다.
텍톤 X3에는 두 겹의 PEBA폼으로 업그레이드된 미드솔이 탑재되어 있는데, 상단에는 부드러운층이 쿠셔닝과 완충력을 강화하는 한편 하단에는 단단한 층이 울퉁불퉁한 산길에서도 안정감을 제공한다. 어퍼에 새롭게 자리한 니트 카라가 산에서 달릴 때 돌이나 흙이 신발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며, 비브람 메가그립(Vibram Megagrip) 아웃솔이 접지력과 그립을 극대화한다.
◇ 하이킹화의 핵심은 극강의 편안함, 독자 기술 확보에 전력

하이킹화의 핵심은 도심과 아웃도어를 넘나들며 장시간 걷기와 뛰기를 반복해도 편안함이 유지되는 쿠셔닝과 지지력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캠핑, 여행, 트레킹 등 아웃도어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오랜 시간 착화해도 가볍고 편안한 발걸음을 선사하는 사계절용 하이킹화 ‘휘슬라이저(WHISTLIZER PRO)’를 주력 제품으로 선보인다.
네파의 ‘휘슬라이저’는 국내 전문 소재업체 컴테크케미칼의 ‘휘슬링(whistling®) 폼’을 독점으로 공수받아 미드솔에 적용, 강력한 쿠셔닝이 발 전체를 탄탄하고 편안하게 잡아주는 것이 특징이다. ‘휘슬링(whistling®) 폼’은 공기에서 추출한 고순도 질소만을 활용해 만든 혁신적인 소재 기술로, 일반 신발 소재와 달리 화학 물질을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으로 제조된다.
이 소재는 달리거나 걸을 때 발생하는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에너지를 다시 발에 전달해 피로감을 줄여주기 때문에 장시간 하이킹에 제격이다.

밀레가 선보인 중거리 트레일 워킹화 ‘디맥스MT-205 GTX’는 2024년 처음 출시된 밀레의 대표적인 트레일 시리즈인 ‘DMAX TRAIL’ 가운데 하나이다. 이전 버전의 강점인 MAX 쿠셔닝을 더욱 전문화하고 세부화해 미드솔 부위별로 밀도를 다르게 적용한 3D 쿠셔닝 (DIR FOAM) 구조가 특징이다. 이는 개개인의 발에 최적화된 피팅을 제공한다.
또한 밀레의 MT-205 GTX 모델은 BOA 피팅 시스템과 GORE-TEX INVISIBLE 방수 구조를 채택해 중거리용 트레일에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하도록 기획됐다. 갑피는 가벼우면서 통기성이 뛰어난 ENGINEERED KNIT 소재를 사용하여 발에 감기는 듯한 밀착감을 제공하고, 중단거리 산행을 하는 고객에게 최적의 모델이다.

아웃도어 신발 1위 브랜드 머렐(MERREL)은 올해 새로운 디자인의 고기능성 하이킹화 ‘스피드 아크 매티스’를 출시했다. 머렐의 공동 설립자인 클라크 매티스(Clark Matis)가 참여한 마지막 프로젝트 상품으로 더욱 심혈을 기울인 제품이다.
고어텍스를 사용한 어퍼는 통기성과 방수성이 뛰어나고, FloatPro™ foam layers (플롯프로 폼레이어)와 FlexPlate™(플렉스플레이트)를 결합해 압도적인 쿠셔닝을 제공하며 다양한 지형에서 추진력과 효율성을 개선하도록 설계돼 기대를 모은다.
머렐이 출시한 또 하나의 신제품 ‘어질리티 피크5’는 뛰어난 기능성을 인정받아 세계 최대의 스포츠용품 박람회인 ISPO에서 2022년 ‘올해의 런닝화’로 선정된 제품이다. 이 신발은 경량 FloatPro Foam 미드솔과 최상의 내구력과 안정성을 갖춘 비브람 메가그립(Vibram MegaGrip) 아웃솔로 더 가볍고 편안하게 러닝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트레일 러닝 슈즈이면서도 하이킹에 적합한 접지력과 고어텍스 소재로 내구성을 갖춰 현대적인 트레일 러닝 슈즈라는 평을 받았고, 올해 새로운 컬러로 제품을 출시해 인기 상승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발 시장이 야외 활동, 즉 액티비티가 다양화와 전문화되면서 덩달아 신발도 세분화, 전문화가 이뤄지고 있다. 단순히 발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각종 액티비티에 최적화된 제품을 제안하기 위한 기술고도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워킹과 러닝, 하이킹 등 스포츠와 아웃도어 신발 시장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