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들어선 대형 복합단지 ‘원그로브(One Grove)’가 성공적인 출발을 알리면서 서남권 상권의 핵심 시설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2조3천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이 프로젝트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전체 자산을 운용하고, CBRE가 리테일 임차인 유치와 MD 기획, 운영을 맡아 체계적인 상업 시설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원그로브는 ‘오피스’와 대형 상업시설 ‘원그로브몰’로 나뉜다. 단지는 A·B·C·D 네 개 동이 연결된 구조로, 대지면적 1만1,800평, 연면적 14만여 평 규모의 매머드급 시설이다. 지하 7층부터 지상 11층까지 이어진 건물은 주차장, 대형 마트, 리테일, 오피스가 수직적 으로 배치돼 집약된 도시형 복합 단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지하 7층부터 지하 3층까지는 주차장, 지하 2층 전체는 트레이더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상업시설, 나머지 3층부터 11층까지가 오피스 공간으로 배치돼 있다. 특히 네 개 동이 지상 2층과 11층에서 브릿지로 연결돼 유기적인 이동 동선을 확보했고, 일부 층은 A·B동과 C·D동이 연결되는 방식으로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이러한 설계는 단순한 건물 연결을 넘어 직장인·거주민·방문객을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동선의 완결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 오피스 임차 계약 순항, 앵커 테넌트 성공적 유치
오피스 임대 시장에서도 원그로브는 주목받고 있다. 최근 DL건설과 LG그룹 계열사가 주요 임차인으로 입주를 확정하면서 오피스 임대율은 안정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무 인구 유입은 리테일 수요로 직결돼 몰 상권에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제공한다. 즉, 업무와 소비가 맞물리는 순환 구조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그랜드 오픈 이후 원그로브몰은 9월 말 기준 95% 테넌트(MD) 유치 계약을 달성했다. 성공적으로 테넌트 유치가 이뤄지고 있는 배경에는 ‘하드웨어 경쟁력’과 ‘MD 차별화’가 있다. 상업시설은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포함하여 지하 2층~지상 2층, 약 4만4,600평에 달하며, 다양한 고객군을 흡수할 수 있도록 분야별로 전략적 테넌트 구성이 이뤄졌다.

특히 몰 전 층에 걸쳐 체류형 요소를 강화한 점이 돋보인다. 옥상 전체에는 약 710m 길이의 루프탑 조깅 트랙이 설치돼 방문객과 근무자 모두에게 도심 속 힐링 공간을 제공하고,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까지 이어지는 중앙 선큰 정원(Sunken Garden)은 지하 공간에 자연광을 끌어들여 지상 같은 개방감을 구현했다.
원그로브몰의 층별 테넌트 구성을 살펴보면 먼저 지하 2층은 전용면적 약 5,800평 규모의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입점해 단지 내 최대 앵커 테넌트로써 기능을 한다. 밤 11시까지 운영해 평일 저녁 및 주말 가족 단위 고객 유입을 책임진다.

지하 1층은 무인양품(476평), 교보문고, 유니클로(320평), 무브먼트랩(264평), 자주 등이 자리했고, 챔피언 블랙벨트·아가방플렉스, 탑텐 키즈 등 키즈 시설이 오픈해 성업 중이다. 최근 샤오미 3호점이 오픈했고, 무신사 키즈 단독 매장 국내 1호점은 오픈을 앞두고 있다. ABC마트·올리브영·쿠에른 등 젊은 소비층 수요를 겨냥한 브랜드도 지하 1층에 입점했다.

이어 지상 1층에는 약 300평 규모 피트니스 버핏그라운드가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직장인 고객을 흡수하고, 딤딤섬·테라로사·파리 크라상 등 F&B가 중앙 정원과 연계돼 높은 회전율을 기록하고 있다.
◇ 문화 소비 위해 ‘뮤지엄’ 구성, ‘중앙 정원’ 명소로 인기
지상 2층은 약 340평 규모의 마이아트 뮤지엄이 구성돼 문화 수요를 충족시키고,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는 가족 단위 고객을 견인한다. 클리닉 존은 치과·이비인후과·여성의원·피부과·정형외과 5개 의원과 약국으로 구성돼 오피스 인구와 거주민의 생활 편의를 책임진다.
원그로브몰의 차별적 공간 전략은 중앙 선큰 정원에 집약돼 있다. 일반적으로 쇼핑몰의 지하층은 밀폐감으로 인해 기피되는 경우가 많지만, 원그로브는 초기 설계 단계부터 천장을 개방하고 조경을 도입해 지하 공간을 지상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이 중앙 정원을 둘러싸고 테라로사·스타벅스·파리 크라상 등 주요 카페와 F&B가 배치돼 ‘뷰 효과’를 극대화했다. 또한 이곳의 디라이프스타일키친은 낮과 밤 서로 다른 경관을 제공해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연장시킨다. 결과적으로 이 공간은 몰 전체의 상업적 매력과 체류 가치를 강화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영업 성과도 긍정적이다. 점심과 저녁 시간에는 주요 F&B 매장 앞에 긴 대기줄이 형성되고, 패션 매장은 전국 상위권 매출을 기록 중이다. 스타벅스는 강서구 매출 상위 3위권에 올랐고, 테라로사는 스페셜티 커피 수요 증가에 힘입어 늘 고객이 집객된 상태를 유지한다. 원그로브몰 관계자는 “상주 인구·거주민·주말 가족 고객까지 동시에 흡수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상권 내 입점 브랜드 대부분이 기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원그로브몰만의 공간 전략과 MD 배치의 시너지 효과”라고 분석했다.
◇ 150m 길이의 디지털 미디어 ‘더 그로브 웨이’ 화제
원그로브몰의 핵심 랜드마크는 지하 1층 공공보행 통로 ‘더 그로브 웨이(The Grove Way)’다. 마곡역(5호선)과 마곡나루역(9호선·공항철도)을 잇는 약 150m 길이의 통로로, 악천후에도 지하 1층이라서 아늑하고, 편리한 이동을 제공한다.

특히 곡면 디지털 미디어가 벽면 전체에 설치돼 몰입감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 핫스팟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유니클로 등 글로벌 브랜드 광고가 이곳에 집행될 만큼 주목도가 높다. 단순한 통로를 넘어 강력한 집객 장치이자 지역 상권의 미디어 허브로써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년 1월 전관 오픈이 완료되면 효과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원그로브몰의 또 하나의 성공 요인은 다양한 고객층을 집객시키기 위한 맞춤형 MD 전략에 있다.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해 이마트 트레이더스·빕스를 구성했고, 젊은 부모 세대를 위해서는 무신사 키즈·챔피언 블랙벨트, 아가방플렉스 등을 입점시켰다. 또한 20~30대를 위해서는 바로 무인양품·유니클로·올리브영 등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매장을 집중 유치했다. 이어 오피스 인구를 겨냥해서는 버핏그라운드·클리닉 존을 구성했고, 문화 수요층을 위해서는 마이아트 뮤지엄을 구성해 고객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한 것이다.
이처럼 업계는 원그로브몰의 각 구성 테넌트들이 독립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전체적으로는 상호 시너지를 발휘해 ‘지역 상권 핵심 시설’로써 역할을 해 전국을 대표하는 쇼핑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원그로브몰이 단순한 쇼핑몰을 넘어 서울 서남권 전체의 상권을 재편하는 쇼핑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가져올 ‘강력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