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교육을 전공하고 마케팅 석사를 마친 인물은 IT 벤처를 창업하고, 이를 국내 유수의 무선 통신 기술 기업과 합병한 후 새로운 ‘경험 소비’ 비즈니스를 선보인다. 주인공은 바로 스테이지세븐의 소성철 부사장이다. 그는 10년간 IT 벤처를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독특한 예술적 이해도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공간에 최첨단 IT 기술을 융합하는 실험을 이어왔다.
소 부사장은 원래 모기업인 ‘스파이어 테크놀로지’의 신사업 임원이었다가 창업 후 대표를 맡았고, 현재는 모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스테이지세븐의 부사장을 맡고 있다. 그가 이끄는 스테이지세븐은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미션을 가지고, 최근 첫 직영 브랜드 매장인 ‘스테이지세븐 플레이라운지(Stage7 Play Lounge)’ 1호점 공식 오픈을 통해 도심 속 새로운 놀이 문화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스테이지세븐은 자사의 브랜드 이름이자 이를 전개하는 법인의 이름이다. 모회사인 스파이어 테크놀로지는 무선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IT 기업으로, 특히 IoT 센서 데이터 전송을 위한 저전력망인 ‘로라(LoRa)’ 자가망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소 부사장은 “스테이지세븐이 원래 탱크 게임을 먼저 만들어 선보였는데, 이 게임들은 전부 무선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상호 작용하는 센서들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탱크 30대가 실시간 영상 전송을 하면서 동시에 끊임없이 움직이는 고난도의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스테이지세븐이 가진 기획, 운영, 개발 노하우와 스파이어 테크놀로지의 고도화된 무선 통신 기술이 융합될 필요가 있었다”면서 “따라서 양사의 기술이 결합됐고, 결과적으로 만들어 낸 스테이지세븐은 일곱 개의 스테이지를 가지고 움직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 스테이지세븐 플레이라운지, F&B와 게임의 전략적 결합
지난 9월 19일 롯데아울렛 고양터미널점 5층에 오픈한 ‘스테이지세븐 플레이라운지’ 1호점은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단독 브랜드 매장으로는 처음이다. 이 공간은 F&B(카페), 플레이존(게임), 리테일존(굿즈)의 세 가지 영역이 결합된 ‘경험 소비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
소 부사장은 이 모델의 핵심 전략으로 유입 경로 확대를 꼽는다. 그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일반 커피나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에, 익숙한 F&B를 결합해 자연스럽게 유입시키고, 이들을 플레이존으로 유도하는 게더링(Gathering) 전략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소비자들이 단순한 매장에는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스테이지세븐 플레이라운지는 특별한 커피, 특별한 디저트, 특별한 게임 경험 이 세 가지를 추구하고 있다.
스테이지세븐 플레이라운지의 플레이존은 일반적인 스크린 기반의 모바일 PC 게임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친구나 가족과 교감하는 ‘실사판 게임(플레이)’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브랜드 대표 시그니처 스테이지(게임)는 와이파이 6(Wi-Fi 6) 기반의 무선 통신 기술을 활용한다. 플레이어는 컨트롤러에 장착된 화면을 통해 차량(미니카)에 부착된 카메라가 보여주는 FPV(First Power View, 1인칭 시점)로 운전을 한다. 이 카메라가 사물이나 QR 코드를 인식해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퀴즈를 푸는 등 상호 작용이 가능하도록 구현됐다. 시그니처 게임의 미션은 10개의 보물을 모두 획득하고 돌아오는 것으로, 속도를 계산해 최종 점수를 환산하는 방식이다.
그 다음 미니 스테이지(게임)는 총 세 가지 종류로 구성돼 있다. ‘더티 레이싱’은 녹색불이 들어오는 아이템은 먹고 빨간불은 피해야 하고, ‘파이널 서킷’은 세 지점을 통과하는 속도를 카운트해 기록으로 겨룬다. 또 다른 하나는 ‘주차 게임’으로 의자 뺏기처럼 녹색불이 켜진 주차 구역(총 40개 구역)에 먼저 도달하면 점수를 얻는 방식이다. 여기에 완구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슬롯카 레이싱(Slot Car Racing)의 특별 체험도 제공한다.
소 부사장은 “게임의 난이도는 대중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대단히 단순화했다”면서 “이는 과거 탱크 게임에서 복잡했던 파괴력, 장갑차 강화 등의 디테일을 모두 단순화시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 도심 속 확장, 전략적 가격 모델과 ‘탱크’ 게임의 귀환 예고
F&B 메뉴 역시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 카페에서 제공하는 디체프 커피(DeChaff Coffee)는 원두 가운데 산화를 유발하는 ‘실버 스킨(은피)’을 제거한 고급 원두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커피 맛이 훨씬 깔끔하고 오래 유지된다. 또한 커피와 음료 외에 모카번을 베이스로 한 다양한 디저트를 제공한다.
플레이존 이용을 위해서는 F&B 구매와 연동되는 전략적 가격 모델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음료 하나와 미니 게임 1회 체험(약 10분)을 묶어 9,900원에 제공하는 세트 메뉴를 시도하고 있다. 카페만 이용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플레이존만 단독으로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도록 설계해 F&B 유입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게임 체험 후 재미를 느낀 고객이 관련 제품을 구매하고 싶을 경우를 대비해 옆 리테일 공간에서 저렴한 RC카나 자동차 관련 티셔츠 등 굿즈를 판매한다.

스테이지세븐 플레이라운지 1호점 오픈에 앞서 작년 6월 경주 ‘원더 스페이스’에 메인 콘텐츠인 ‘배틀 탱크’를 위탁 운영 형태로 공급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경주는 관광단지 특성상 평일 집객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테이지세븐은 F&B를 결합한 모델을 가지고 CGV나 복합쇼핑몰, 아울렛과 같은 유동 인구가 많은 대형 상업 시설을 타깃으로 도심에 진입하는 전략을 세웠다.
소 부사장은 “현재 롯데아울렛 고양터미널점 점장 및 같은 층의 CGV 관계자들과 만나 프로모션 등을 통해 시너지를 낼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영업 중인 기존 시설에 입점할 경우, 이미 존재하는 F&B 시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플레이존만 단독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향후 계획에 있어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탱크’ 게임의 재도입이다. 첫 1호점에는 공간 효율 문제로 70평에 달하는 면적이 필요한 대형 ‘배틀 탱크’(무게 16kg)를 제외했지만, 소 부사장은 “희소성 높은 ‘배틀 탱크’ 콘텐츠를 서울 마곡이나 경기 광교 등 다른 수도권 지점에 도입할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콘텐츠 강화를 위해 넥슨의 ‘카트라이더’ IP를 활용한 레이싱 게임 개발을 논의 중에 있고, 이외에 다양한 캐릭터 IP와도 긍정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당장은 지방의 요청이 많더라도 수도권 시장 진출에 우선 집중할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안정적 사업 구조 전환을 위해 우선 약 10개 지점을 빠르게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