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여름철 보양식 시장은 삼복 기간에 맞춘 단기 특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초여름부터 무더위가 시작되는 등 계절 변화가 뚜렷해지고, 소비 양극화 현상까지 심화되면서 외식·호텔업계도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전략을 내놓고 있다.
업계는 한정된 복날 수요에만 기대기보다 여름철 전체를 겨냥한 상품 구성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메뉴와 합리적인 가격대의 점심 메뉴를 함께 운영하며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여름은 더 길어지고 더워졌다. 이에 따라 보양식 수요 역시 특정 복날에 집중되기보다 초여름부터 늦여름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특정 시기에만 판매량이 급증하는 구조보다 보다 긴 기간 동안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삼계탕이나 오리요리 중심의 전통적인 보양식에서 벗어나 한우, 장어, 제철 수산물 등으로 메뉴 폭을 넓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순히 건강을 챙기기 위한 보양식보다는 맛과 경험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외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업계는 식재료와 공간 경험을 결합한 차별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프리미엄은 더 고급스럽게, 점심은 더 부담 없이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닝브랜즈그룹의 한우 다이닝 브랜드 창고43이다. 창고43은 여름철 원기 회복 수요에 맞춰 한우를 활용한 다양한 식사 메뉴를 선보이며 직장인 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우 불고기 전골과 얼큰 갈비 전골, 한우 얼큰 해장국 등 든든한 한 끼를 찾는 고객들을 겨냥한 점심 메뉴를 운영하는 한편, 저녁 시간대에는 브랜드 대표 메뉴인 500시간 숙성 한우 구이를 앞세워 프리미엄 외식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보양식의 개념이 삼계탕이나 장어에 국한되지 않고 단백질 함량이 높고 영양을 고려한 메뉴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한우를 활용한 식사 메뉴 역시 여름철 보양 수요를 겨냥한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창고43은 점심에는 실속 있는 식사 메뉴를, 저녁에는 프리미엄 다이닝 경험을 제공하며 다양한 고객층을 아우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호텔업계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은 여름 시즌을 맞아 장어와 능이, 민어 등 보양 식재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동시에 보다 부담 없는 가격대의 식사 메뉴도 함께 운영하며 호텔 이용객뿐 아니라 인근 직장인 수요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과거 호텔 보양식이 특별한 날 즐기는 고급 식사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일상적인 점심 수요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메뉴 확대 차원을 넘어선다. 기후 변화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특정 메뉴나 특정 고객층에 의존하는 방식만으로는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는 다양한 가격대와 식재료, 이용 목적을 아우르는 상품 구성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보양식 시장의 무대도 넓어지고 있다. 외식 매장을 넘어 백화점 식품관과 프리미엄 간편식 시장까지 관련 상품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은 메뉴 경쟁을 넘어 브랜드 경험과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앞으로 보양식 시장이 더욱 세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는 프리미엄 다이닝을 찾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의 식사 메뉴를 선택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여름철 보양식은 더 이상 복날에만 집중된 계절 이벤트가 아니다. 길어진 여름과 달라진 소비 패턴 속에서 기업들의 상품 기획력과 고객 전략을 보여주는 중요한 경쟁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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