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국내 뷰티 리테일 시장에서 스킨케어링 제형을 채택한 하이브리드 선케어 제품의 비중이 빠르게 늘어났다. 무더위와 높은 습도로 인해 뻑뻑하고 무거운 크림 제형 대신 산뜻하고 가벼운 사용감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증가한 결과다. 자외선 차단이라는 단일 목적을 넘어 미백, 진정, 보습 등 스킨케어 효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뷰티 흐름이 시장 수요를 견인했다. 유통 플랫폼의 큐레이션 변화와 브랜드들의 라인업 확대는 단발성 유행이 아닌 리테일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제형 다변화를 통한 선케어 선택지의 확대
유통 플랫폼 무신사 뷰티의 실적 지표는 선케어 시장의 최근 흐름을 명확히 보여준다. 2026년 6월 1일부터 25일까지의 선케어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선세럼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하며 카테고리 내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선크림 거래액은 125%, 선스틱은 106%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나타내는 검색량 지표에서도 격차는 뚜렷하다. 6월 19일부터 25일까지 선세럼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급증한 반면 선크림은 62%, 선스틱은 19% 늘어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한 계절적 수요를 넘어 소비자가 요구하는 제형의 기준이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스킨케어 세럼의 흡수력과 보습감을 결합해 끈적임과 백탁 현상을 줄인 선세럼이 기존 선크림 중심의 시장에서 비중을 넓혔다. 메이크업 전 단계에서 밀림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도 소비 유인의 원인이다.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의 경계를 허무는 하이브리드 뷰티 트렌드가 리테일 채널의 상품 구성을 바꾸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기능성 세분화와 플랫폼 독점 상품의 부상
유통 플랫폼의 단독 큐레이션 전략과 브랜드의 세분화 제품 출시는 시장 성장을 이끄는 주요 요인이다. 플랫폼과 브랜드의 협업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사례 중 하나는 무신사 뷰티 단독 구성으로 선보인 메디힐의 ‘마데카소사이드 수분 선세럼 흔적 리페어’다. 이 제품은 2026년 2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1% 성장했고 최근 1개월간 상품 조회수 8만 3000건을 기록했다. 저자극 성분과 트러블 진정 효과를 내세워 민감성 피부를 가진 소비자층을 선점했다.
가벼운 제형을 전면에 내세운 코스알엑스의 ‘울트라 라이트 인비저블 선세럼’ 역시 같은 기간 거래액이 94% 증가했다. 알로에 성분을 활용해 여러 번 덧발라도 답답하지 않은 제형을 구현한 전략이 유효했다. 스킨1004의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히알루-시카 워터핏 선세럼’은 누적 판매량 3만 6000개를 돌파하며 올해 2분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21% 늘었다. 메이크업 밀착력을 높여주는 기능으로 입소문을 타며 6월 거래액이 전달보다 74% 급증했다.
인디 브랜드의 시장 진입 전략도 구체화됐다. 아이레시피는 자외선 차단과 기능성을 결합한 ‘세라마이드 유자 에너자이징 선세럼’과 ‘시카 PDRN 흔적 클리어 선세럼’ 2종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군은 지성 및 수분 부족형 지성 피부를 대상으로 논코메도제닉 테스트를 완료하고 제형의 번들거림을 완화했다. 유통 구조 측면에서는 자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1000명 규모의 체험단을 운영하고 초기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등 D2C 채널 활성화 기반의 소비자 접점 확대에 주력했다.
하이브리드 뷰티 안착을 위한 유통 체계의 과제
선케어 시장의 변화는 향후 리테일 전반의 제품 개발 및 소싱 전략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소비자는 이제 단일 기능성 제품에 만족하지 않으며 복합적인 효능과 최적화된 사용감을 동시에 요구한다. 이에 따라 제조사와 브랜드 모두 원료 연구와 제형 차별화를 위한 R&D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유통 플랫폼 역시 단순 판매 중개를 넘어 독점 원료나 특화 기능을 보유한 인디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는 큐레이션 역량을 강화해야 지배력 유지가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뷰티의 확산은 뷰티 리테일 산업이 고부가가치 기능성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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