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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5월 1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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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입고 ‘프리미엄’ 신는 노동자…1.5조 워크웨어 시장의 격변

단순 작업복 넘어 기업 정체성 상징으로…고기능성·친환경 소재가 승부처

최근 유통 및 패션 업계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 중 하나는 ‘워크웨어(Workwear)’ 시장이다. 국내 시장 규모가 약 1조 원에서 1.5조 원대에 진입한 가운데, 과거 저가형 작업복에 머물렀던 시장의 무게중심이 고기능성 소재와 프리미엄 디자인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근로자의 안전을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인식의 확산이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유니폼을 넘어 현장 근로자의 신체를 보호하고 직업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수단으로 워크웨어가 재정의되면서, 주요 기업들은 앞다투어 차별화된 기능성 소재 도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고강도 섬유부터 친환경 멤브레인까지… 소재가 곧 기술력
워크웨어의 진화는 소재의 혁신에서 시작된다. 코오롱FnC의 ‘볼디스트’는 그룹사의 첨단 소재 기술을 현장에 이식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고강도 아라미드 섬유인 ‘헤라크론(HERACRON®)’과 베임 방지 및 냉감 기능을 갖춘 ‘포르페(FORPE®)’ 등 특수 소재를 적용해 안전성을 수치화하고 있다.

볼디스트 관계자는 “200팀 이상의 실제 현장 워커들과 협업하며 피드백을 수용하는 ‘리얼 워커’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브랜드는 매년 매출이 2배 가까이 급증하고 있으며, 상품 재구매율이 49%에 달할 정도로 현장 근로자들의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전통의 강자 ‘지벤’ 역시 1992년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컴퍼니 웨어’라는 프리미엄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지벤은 독일의 친환경 고기능성 소재인 ‘심파텍스(Sympatex)’를 적극 도입하며 워크웨어의 고급화를 주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자체 생산 기지를 통해 각 산업군에 최적화된 맞춤형 제품을 공급하는 전략도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ESG 경영과 맞물린 ‘착한 작업복’ 열풍
산업 현장에서도 지속 가능성은 피할 수 없는 화두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8년 만에 정비 및 화물 현장 유니폼을 교체하며 심파텍스 소재를 선택했다. 이는 방수와 투습 기능은 물론, 100% 자연 분해가 가능하고 유독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특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브랜드 ‘파타고니아’ 또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워크웨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산업용 ‘헴프(Hemp)’를 주원단으로 사용해 내마모성을 일반 캔버스 대비 25% 높이는 동시에, 합성 비료 없는 재배 방식을 통해 토양 회복까지 고려하는 철학을 담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워크웨어는 기업의 ESG 경영 지표를 보여주는 상징적 도구가 되고 있다”며 “유럽의 블루사인(Bluesign®)이나 오코텍스(OEKO-TEX®) 인증을 받은 소재가 유니폼 선정의 필수 조건으로 부상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전문직 자부심 높이는 ‘제2의 오피스룩’
유통업계에서는 워크웨어 시장의 성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안전 관련 예산은 필수 비용으로 인식되는 데다, 현장직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전문 기술직’으로 격상되면서 의복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택티컬 디자인(Tactical Design)’처럼 일상복으로도 손색없는 스타일이 도입되면서 워크웨어와 라이프스타일 웨어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소속감을, 근로자에게는 전문성을 부여하는 효과를 낳는다.

전문가들은 “워크웨어는 이제 단순히 입는 옷이 아니라 근로자의 생존과 직결된 장비이자 기업의 브랜딩 수단”이라며 “향후 스마트 섬유와 결합한 웨어러블 워크웨어 시장으로의 확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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