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이 중순에 접어들며 가족 단위 유동 인구가 정점에 이른 가운데, 리테일 및 호스피탈리티 업계의 대응 방식도 과거와는 뚜렷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가족 여행이 대형 테마파크나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여행에 가까웠다면, 2026년 현재는 지역 특산물 기반 원데이 클래스, AI 맞춤형 일정 설계 등 개인의 취향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전략적 소비’ 형태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이는 가족 여행의 목적이 단순한 휴식을 넘어, ‘가족 공동의 경험 자산’을 축적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유통 현장 역시 이러한 ‘로컬 서사’ 구축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 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여성 여행객의 56%가 가족 여행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주목할 지점은 이들이 단순히 저렴한 상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시간 절약과 이동 편의를 위해 기꺼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효율 중심 소비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 가족 여행객은 항공기 내 가족 좌석 동시 배정(24%)이나 관광지 패스트 트랙 티켓(18%) 등 여행 과정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요소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효율 중심 소비 성향은 여행 준비 과정에서도 AI 기반 자동화 서비스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부킹닷컴의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 가족 여행객의 65%가 ChatGPT 등 AI 툴을 여행 계획에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여행 준비(40%)와 레스토랑 예약(41%) 부문에서 AI의 자동화 기능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체험형 콘텐츠로 진화하는 호텔 테넌트 전략…로컬 비즈니스와의 결합
또한, 리테일 시설의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즉 콘텐츠의 질이 고객 체류 시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되면서 호텔 업계는 지역 커뮤니티와의 협업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전국 거점 호텔을 운영하는 라한호텔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라한호텔은 경주, 전주, 울산, 목포 등 각 지역의 로컬 브랜드 및 작가와 협업하여 단순 숙박 이상의 ‘체험형 테넌트’를 구축했다.
라한호텔 전주는 지역 전통주 브랜드 ‘취향주루’와 협업해 ‘담금주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하며 전주만의 미식 서사를 강화했다.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 역시 지역 공방 ‘김씨네마카롱공장’과 연계한 어린이 체험 클래스를 선보이며 가족 단위 고객의 체험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모델을 구축했다. 이는 호텔이 단순 숙박 시설을 넘어, 지역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경험하는 로컬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한국 가족 여행객들이 여행지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 1위는 ‘현지 음식과 미식 경험(80%)’이다. 부킹닷컴 조사 결과, 이들은 현지 레스토랑 방문(47%)을 가장 선호하는 액티비티로 꼽았다. 이에 대응해 기업들은 로컬 맛집 지도 제작이나 현지 인기 간식 교환권을 패키지에 포함하는 등 미식을 핵심 상품 구성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결국 2026년 리테일 시장의 핵심 경쟁력은 지역 고유의 자원을 얼마나 정교하게 서비스 경험 안에 녹여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제 기업은 단순한 공간 제공자를 넘어, 고객의 시간을 설계하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큐레이션하는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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