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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0만 외국인 시대…리테일 경쟁력, ‘글로벌 연결성’이 가른다

외국인 개별관광객(FIT) 급증 속 예약·결제·이동 서비스 글로벌 연동 가속… 디지털 접근성이 매출을 결정하는 시대

월간 방한 외국인 관광객 200만 명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리테일 및 서비스 산업의 인프라 구조가 급격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면세점과 대형 백화점, 단체 관광 버스 중심으로 움직이던 인바운드 관광 소비 지형이 완전히 해체되고, 외국인 개별관광객(FIT)이 국내 골목상권과 로컬 맛집, 대중교통 생태계로 깊숙이 침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 주체의 변화는 국내 유통·모빌리티·F&B 플랫폼 기업들로 하여금 한국어 기반의 내수용 시스템을 글로벌 표준에 맞춰 실시간으로 동기화하도록 강제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이제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 경쟁은 단순히 마케팅의 영역을 넘어, 외국인이 자국에서 사용하던 디지털 경험을 국내 가맹점 인프라와 얼마나 매끄럽게 연결하느냐는 기술적 얼라이언스 싸움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국경 없는 소비 생태계 구축, 연동성과 접근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대두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발생한 근본적인 배경은 방한 외국인의 관광 패턴이 ‘관람 및 쇼핑’에서 ‘현지 문화 체험과 F&B 소비’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발표 기준 지난 4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203만 명을 기록하며 2개월 연속 200만 명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여행 수요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소비를 선도하는 무대는 더 이상 과거의 의무 쇼핑 코스가 아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습득한 외국인들은 국내 소비자와 동일한 수준의 미식 경험과 지역 골목상권 탐방을 원하고 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국내 예약, 결제, 이동 인프라와의 충돌을 야기했다.

사진=캐치테이블 제공

그동안 국내 리테일 테크 인프라는 한국 스마트폰 번호 기반의 본인 인증, 국내 신용카드 중심의 결제망 등 철저히 내수 중심으로 설계되어 외국인 관광객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고 글로벌 접근성을 극대화한 플랫폼들이 최근 인바운드 소비 데이터와 매출을 독식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유통 시장의 관점에서 이는 단순한 편의성 개선이 아니라, 국가 간 디지털 장벽을 허물어 외화 수임의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는 구조적 고도화로 해석할 수 있다.

가장 직관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곳은 F&B 플랫폼 분야다. 외식업 전문 통합 솔루션 기업 와드가 운영하는 캐치테이블은 자사의 글로벌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구글 애널리틱스 기준 지난 5월 112만 5188명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122퍼센트 급증했다고 밝혔다. 한국 전화번호가 없는 외국인도 이메일만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추고, 외국인 접근성이 높은 구글맵 식당 예약 링크를 앱과 연동한 결과다.

실제로 전년 동기 대비 식당 예약 건수는 71퍼센트, 웨이팅 건수는 68퍼센트 증가하며 실질적인 거래액 성장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앱 이용 국가 비중은 일본이 29.63퍼센트로 가장 높았고, 대만이 27.32퍼센트, 홍콩이 13.71퍼센트, 중국이 11.79퍼센트를 기록하며 아시아권 유입이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미국과 싱가포르에서도 각각 9.44퍼센트와 8.12퍼센트의 유의미한 수치가 집계됐다. 이는 로컬 플랫폼이 글로벌 인프라와 결합했을 때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어 얼마나 가파르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대목이다.

금융 인프라와 골목상권의 결합을 이끄는 핀테크 영역에서도 동기화 전략이 활발하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부산관광공사 및 부산경제진흥원과 손잡고 외국인 관광객의 결제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364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한 부산은 올해 1분기에만 이미 100만 명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로페이는 중국, 일본, 대만 등 해외 21개국 71개 결제 앱과 연동되는 글로벌 얼라이언스 구조를 구축했다.

티머니모빌리티가 춘천 지역 택시 활성화와 관광객 이동 편의 개선을 위해 상생 활동을 강화했다.(제공 티머니)

지난해 방한 관광객 1894만 명 중 77퍼센트에 달하는 1453만 명이 제로페이 연동 국가에서 유입되었다는 데이터는 이 전략의 시장성을 뒷받침한다. 특히 제로페이 가맹점의 97퍼센트가 소상공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외국의 자국 결제 앱이 국내 골목상권의 단말기와 실시간 동기화되는 구조는 대형 유통망에만 집중되던 관광 낙수효과를 지역 경제의 모세혈관까지 도달하게 만드는 유통 구조적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이동의 제약을 해결하는 모빌리티 분야 역시 글로벌 플랫폼과의 직접 연동을 선택했다. 티머니모빌리티는 자사 앱 티머니GO 온다택시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 최대 차량 호출 플랫폼인 디디추싱과 시스템을 본격 연계했다.

남이섬과 레고랜드 등 주요 관광자원을 보유해 외국인 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춘천 지역을 필두로 상생 모빌리티 서비스를 전개한 결과,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택시 호출 건수가 뚜렷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전용 앱을 설치하고 복잡한 인증 절차를 거치는 대신, 본국에서 쓰던 디디 앱 그대로 국내 택시를 호출할 수 있도록 유저 경험(UX)을 완벽히 통합한 것이 주효했다.

디지털 인프라 표준화가 가로짓는 리테일 기업의 미래 생존 가치
이러한 플랫폼 기업들의 움직임은 유통 및 리테일 산업 전반에 걸쳐 인프라의 주도권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유통 기업과 브랜드사들이 주목해야 할 지점은 시스템의 ‘글로벌 동기화 속도’가 곧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과 직결되는 시대가 왔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매력적인 상품과 F&B 콘텐츠를 갖추고 있더라도 예약 시스템이 막혀있거나 자국 결제 수단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소비층의 선택지에서 원천 배제된다.

궁극적으로 국내 리테일 생태계는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과의 연동 체제를 선제적으로 구축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양극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 서울시 등 주요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이 캐치테이블을 비롯한 민간 플랫폼과 원스톱 미식 관광 인프라 고도화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이유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공공이 구축하기 어려운 고도화된 테크 인프라를 민간 플랫폼의 글로벌 얼라이언스망을 통해 해결하려는 움직임이다. 앞으로 브랜드사와 유통 플랫폼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이 보유한 디지털 인프라가 외국인 소비자를 수용할 수 있는 하이퍼 로컬 확장성을 가졌는지 최우선으로 검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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