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K-뷰티의 위상은 매년 경신되고 있으나, 일본 현지의 까다로운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비디비치가 최근 일본 내 오프라인 유통망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연간 매출 14배 성장을 예고했다. 이는 단순히 ‘K-브랜드’라는 후광 효과에 기댄 결과라기보다는, 철저히 제품력으로 현지 공신력을 확보하며 ‘기술 중심의 뷰티’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비디비치는 이달 아인즈앤토르페, 샵인, 핸즈 등 일본 주요 유통 채널에 120개 매장을 신규 확보하며 오프라인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었다. 이미 로프트 등 핵심 채널에 진입해 있는 상황에서 추가 거점을 확보한 것은, 일본 시장 내에서 비디비치가 ‘테스트베드’를 넘어 본격적인 점유율 확대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큐텐 메가와리 행사에서 나타난 직전 분기 대비 2배의 매출 신장은 이러한 오프라인의 낙수 효과가 온라인 채널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비디비치 성장의 핵심 엔진은 광고성 수치보다 현지 매체의 평가에서 찾을 수 있다. 광고나 협찬을 배제한 채 자체 검증을 고집하는 일본 뷰티 매거진 ‘LDK 더 뷰티’에서 블랙 쿠션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일본 시장 내 브랜드 신뢰도를 단숨에 격상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단순히 한국식 메이크업을 표방하는 것을 넘어, 제품의 밀착력과 지속력 등 기술적 본질에 집중한 결과다. ‘마리끌레르 프리덱셀랑스 드 라 보테’ 수상 역시 전문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에디터들의 평가를 통해, 비디비치가 단순 소비재 브랜드를 넘어 프로페셔널 뷰티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현지 시장에서는 비디비치를 두고 ‘무너짐 없는 베이스 메이크업’이라는 구체적인 수식어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과거 K-뷰티가 단순히 ‘트렌디한 패키지’에 머물렀던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특히 여름철 고온다습한 일본 기후를 공략한 밀착력 중심의 제품 전략이 현지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비디비치는 자연스럽게 재구매가 일어나는 충성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일회성 마케팅 비용에 의존하는 경쟁 브랜드들과 달리, 탄탄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현재 비디비치는 단순한 유통 채널 입점을 넘어 체험형 마케팅과 현지 인플루언서 협업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욱 촘촘히 좁혀가고 있다. 향후 과제는 일본 시장 내 심화되는 K-뷰티 경쟁 속에서 이러한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단기적인 매출 14배 달성도 의미가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일본 뷰티 시장에서 비디비치가 ‘한국 화장품’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전문가용 퀄리티’를 가진 독자적 브랜드로 인식되는지 여부다. 비디비치의 일본 사업은 향후 국내 뷰티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외형 확장과 질적 내실을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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