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9월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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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밖 멀어지는 SSM(기업형 슈퍼마켓), 자구책 마련 안간힘

백화점, 편의점 등 실적 회복에 SSM만 제자리 못 찾고 실적 하락

한때 골목상권을 위협한다고 할 정도로 사회적 관심이 높았던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점차 자리를 잃고 있다.

SSM은 ‘기업형 슈퍼마켓’으로 불리는 것으로, 대형마트보다 작고 일반 동네 수퍼마켓보다 큰 유통매장을 지칭한다. 일반적으로는 개인 점포를 제외한 대기업 계열 슈퍼마켓을 지칭한다. 즉, 대규모 할인점과 동네 슈퍼마켓 중간 크기의 식료품 중심 유통 매장으로, 할인점이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는 소규모 틈새시장을 공략 대상으로 삼는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러한 SSM이 위기를 맞고 있다. 확실한 포지션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이다 현재는 편의점에도 밀리는 모양새다. 이에 기업에서는 SSM에 투자를 지속할지 아니면 축소할지 고민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SSM은 롯데슈퍼, 이마트에브리데이, GS더프레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 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SSM은 2019년(-1.5%)과 2020년(-4.8%)잇따른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전년동기에 비해 10% 수준의 실적 하락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커머스와 편의점 등에 밀려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기업 계열 SSM들은 자구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SM 주력 제품이었던 일상용품(-21.3%)과 생활잡화(-15.9%) 등 비식품군(-18.9%)뿐 아니라 식품군(-9.0%) 매출도 감소한 것은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코로나19로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어느 정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SM의 부진은 유독 도드라져 보일 수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근거리 쇼핑 채널로 자리를 잡은 편의점의 부각은 SSM에게는 직접적인 타격으로 다가왔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대형 유통업체들은 자구책 마련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온라인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고 식료품 즉시배송 서비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온라인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퀵커머스 전용 이커머스 서비스 개발에도 착수했다. 이마트 그룹 내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과는 별개로 에브리데이 애플리케이션에 온라인 구매 기능을 추가하고 식료품과 생필품을 즉시 배송할 계획이다. 배달 대행업체와의 협업 대신 전국 230여개 매장 대부분에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체 배송 차량을 이용하는 형태로 론칭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부분의 SSM이 주거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편의점과의 경쟁력에 밀리는 모양새다. 사진은 롯데쇼핑에서 운영하는 롯데슈퍼

이마트 그룹의 또다른 SSM인 노브랜드는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6년 노브랜드 첫 직영 매장에 이어 2019년 가맹 사업 이후 지난 8월 노브랜드 칠곡점을 마지막으로 올해는 신규 가맹점 출점이 없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 상담 조직을 해체, 운영팀으로 재배치하기도 했다. 사실상 노브랜드 가맹사업 중단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이마트 관계자는 “내실을 다지는 상황이지 폐업이나 사업 철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롯데슈퍼

롯데슈퍼는 신규출점을 중단하고 기존 매장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는 모양새다. 기존 매장의 신선식품과 델리코너를 강화한 롯데프레시(프레시앤델리)로 전환해 집에서 생활하는 이들을 주로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직영점 38곳의 간판을 ‘프레시앤델리’로 교체한 상황이다.

롯데슈퍼 측은 앞으로 전점의 간판을 교체할 계획이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달 초 서울시에 롯데슈퍼와 롯데마켓999의 정보공개서 등록취소를 신청했다. 정보공개서 등록은 가맹사업 필수 조건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가맹 사업을 접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롯데슈퍼와 마켓999라는 상호로 신규출점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면서 “소비자에게 신선함을 직관적으로 어필하기 위해 기존 매장을 롯데프레시로 전환하고 델리 상품을 확대하고 충성고객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슈퍼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1% 감소한 388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판관비 감소 등 영향으로 흑자전환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온라인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고 식료품 즉시배송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온라인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퀵커머스 전용 이커머스 서비스 개발에도 착수했다.

GS프레시는 올해 상반기 매출 595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53.7%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3.3%를 기록했다.

GS리테일은 GS프레시의 부진 타개를 위해 각 체인점을 본부 기구가 지도·관리·조정하는 ‘체인오퍼레이션’ 전략을 통해 점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안이다. 여기 더해 지난해 선보인 배달 전용 주문 모바일앱 ‘우딜(우리동네 딜리버리)’과 일반인 도보 배달자 전용 앱 ‘우친앱’ 등 퀵커머스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비대면 수요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마트와 롯데슈퍼, GS리테일 등이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적극적인 변화로 긍정적인 시그널을 내고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지난 3월 SSM업계 최초로 1시간 내 즉시배송 서비스를 론칭했다. 7월 온라인 1시간 즉시배송 매출은 전월 대비 약 53% 급증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오픈 당시 매출과 비교하면 무려 275%나 신장했다. 폭염과 코로나19를 피해 인파가 몰리는 대형 쇼핑몰 대신 집에서 가까운 슈퍼마켓에서 당일 요리할 신선식품과 간편식 등 신속 배송 서비스를 공략한 결과다.  빠른 배송 서비스 호조에 힘입어 온·오프라인 매출을 합산한 전체 실적도 호조세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7월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비 4%, 전월 대비 6% 증가했다. 특히 전년동기비 신선식품 매출이 4%, 간편식이 10% 상승해실적을 견인했다.

국내 SSM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월(-2%)△6월(-2%) 등 상반기 내내 감소한 반면, 동기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출은 각각 7%, 6%증가에 이어 7월에도 4% 상승했다.

신선식품이나 간편식을 슈퍼마켓에서의 구매 트렌드를 반영해 식품 구색을 대형마트의 90% 수준까지 끌어올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전국 135개 점포를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리뉴얼해 운영 중이며 연내 159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GS리테일은 GS프레시의 부진 타개를 위해 각 체인점을 본부 기구가 지도·관리·조정하는 ‘체인오퍼레이션’ 전략을 통해 점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 논란의 중심에는 항상 선 SSM

그동안 SSM은 할인점에 비해 부지 소요 면적이 작고 출점 비용이 적게 들며 소규모 상권에도 입지가 가능해 차세대 유통업태로 각광받으면서 그 수가 급증했다. 또 대형마트와 달리 주거지에 가까이 위치하고, 영세슈퍼에 비해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는 점 때문에 전통시장과 동네슈퍼의 고사라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GS리테일의 GS프레시

전통시장과 동네 영세슈퍼에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SSM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2010년 11월 국회는 전통시장 반경 500m 이내에 기업형 슈퍼마켓의 출점을 규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을 통과시켰고, 이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상생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2010년 11월 24일부터 시행된 유통법은 재래시장 반경 500m 이내를 전통산업 보존구역으로 설정할 수 있으며,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이 구역은 SSM의 등록을 제한하거나 입점조건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규제할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지자체별로 SSM에 대해 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에서 의무휴업일을 지정하고, 영업시간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다가 2012년 3월 전주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과 심야시간대(밤 12시~오전 8시)에는 대형마트와 SSM이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조례를 제정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SSM 규제 움직임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 대해 논란은 아직까지 진행형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 3월 SSM업계 최초로 1시간 내 즉시배송 서비스를 론칭했다.
7월 온라인 1시간 즉시배송 매출은 전월 대비 약 53% 급증했다.

SSM 영업 규제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대기업이 골목 상권까지 장악해 주변 상권을 고사시키고, 영세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가 맞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SSM 규제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대형마트나 SSM의 영업을 제한하는 것이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SSM 규제가 동네상권과 재래시장을 살리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배송 경쟁력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가 빠른 성장을 이루면서 SSM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유통법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등의 규제에만 치우친 경향이 있다”며 “시대가 변한만큼 그에 맞는 적절한 규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정치권, 대형마트·SSM 규제 완화 움직임

SSM의 규제가 현실성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자 정치권에서는 이를 완화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지난 6월 고용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0명과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업형 수퍼마켓(SSM)의 출점 규제를 완화하고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조건부 면제하는 내용이 담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이 법안의 핵심은 준대규모점포 가맹점의 출점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준대규모점포는 대형마트·백화점이 운영하는 기업형수퍼마켓이 대부분이다.

고용진 의원은 “프랜차이즈형 체인사업의 형태로 운영하는 점포 중 대규모점포를 경영하는 회사 등이 점포 개업에 드는 임차료, 공사비 및 설비비 등 총비용의 50%를 초과해 부담하는 점포만이 준대규모점포에 해당하도록 개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 내용에 따르면 월 2회 의무 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의 규제를 면제하게 된다.

이들은 또 대형마트나 준대규모점포가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의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또한, 현재 5년인 유통산업발전기본계획의 수립 주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기본계획의 내용에 통신판매업자와 기존 업체들의 상생협력 방안을 포함할 것을 명시하도록 했다.

고 의원 등은 “온라인유통 등이 급성장해 유통산업의 생태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음에도 과거 규제가 존속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준대규모점포 중 사실상 중소자영업자에 해당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규제를 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형마트 등의 의무휴업일 등에 이미 소매업에서도 보편화돼 있는 온라인 영업을 제한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역차별에 해당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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