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디자이너 컨템포러리 브랜드 노이어(Noirer)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눈에 띄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노이어는 코트, 슬랙스에 이어 지난 겨울 시즌에는 패딩이 매출 주도 아이템 대열에 합류하는 등 연이은 히트 아이템 배출이 브랜드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이어는 디자이너겸 회사 경영자인 이영곤 대표가 2014년 SS시즌에 런칭한 브랜드이다. 초기에 주로 해외 세일즈를 통해 브랜드를 운영해왔고, 2017년부터 국내 세일즈를 시작해 차츰 국내에서의 인지도를 쌓아 왔다.
이 대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뉴욕, 홍콩, 일본, 중국, 서울 등의 도시에서 열리는 국내외 유명 컬렉션에 참가해 패션쇼를 진행했다. 패션쇼를 통해 자신만의 간결하고 엣지 있는 스타일로 유니크한 디자인을 선보여 ‘이영곤’이라는 디자이너 개인의 명성 또한 점차 높여왔다. 2015년에 한국패션협회 코리아패션대상에서 루키상을 수상했고, 2017년에는 한국패션협회가 주최한 월드 스타 디자이너 5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맞으면서 현재는 그간 참여했던 국내외 유명 컬렉션 참가는 잠시 미뤄둔 상황이다. 대신 노이어를 한정된 일부만을 위한 하이 컬렉션 상품만이 아닌 보다 메스(MASS)한 트렌디하고 감도 있는 상품을 추가해 다양한 고객들과 소통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또한 초기에 남성복 브랜드로 출발했지만 지난해 F/W 시즌에 여성복 ‘노이어포우먼(Noirer for Woman)’을 추가 런칭하면서 지금은 남성복과 여성복 모두 전개해 주목받고 있다.
“노이어에 대해 고객들은 하이엔드 컨템포러리 브랜드, 감각적이고 미니멀한 디자이너 브랜드라고 부릅니다. 국내외 유명 컬렉션에 참가했던 디자이너의 감성이 자연스레 아이덴티티에 투영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제 컬렉션 무대에 오른 실전 경험과 직접 패턴을 뜨고, 스타일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했던 그간의 노하우를 매 시즌 노이어의 상품 기획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영곤 대표는 자신의 브랜드 노이어에 대해 디자이너의 유니크한 감성에 브랜드가 지향하는 간결하고 모던한 상품 스타일이 합쳐진 디자이너 감성의 컨템포러리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동일한 조닝에 있는 타 브랜드에 비해 디자이너의 감성이 풍부하게 반영된 브랜드이면서 소재나 핏에 엣지가 있고, 캐릭터가 강한 브랜드가 바로 노이어라는 것이다.
◇ 연 이은 히트 아이템 탄생으로 연 매출 10배 가까이 성장

노이어만의 엣지 있고 감각적인 디자인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매 시즌 히트 아이템을 탄생시키면서 눈에 띄는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노이어의 인기는 처음 코트에서 시작됐어요. 코트가 초기 반응을 보일때쯤 유명 방송인이 TV에 해당 코트를 입고 나왔는데 그때부터 노이어의 연간 검색어로 코트가 따라다닐 정도로 브랜드의 대표 아이템으로 떠올랐죠. 이어 그루카 스타일의 슬랙스가 대표 아이템이 됐어요. 릴렉스 슬랙시, 와이드 슬랙스 등 모두 인기를 얻고 있는데 스타일리스트 ‘깡’님의 소개가 또 하나의 역할을 했죠.”
이처럼 노이어는 처음 코트가 대표 아이템으로 떠오르더니 이어 슬랙스가 대표적인 인기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이들 상품군이 인기를 얻으면서 매출을 주도하게 되자, 나머지 제품들도 함께 판매되는 등 시너지 효과가 일어 났다.
노이어는 2021년 연 매출 5~6억원대를 보이던 브랜드에서 지난해 10배 가까이 늘어난 5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노이어의 감각적이고 명확한 아이덴티티 기반 위에 연 이은 히트 아이템 출시, 마니아층 증가, 상품력 향상이 브랜드의 인기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신규 런칭한 노이어포우먼이 매출 성장에 한몫 톡톡히 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이어포우먼은 남성복 노이어에서 분리된 모던&클래식 기반의 뉴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이다. 다양한 디테일에 고감도 무드, 세밀한 완성도가 특징이다.
“아우터 3개를 시작으로 노이어포우먼을 런칭했습니다. 코트 2개 스타일과 패딩 1개 스타일을 선보여 출시와 함께 높은 호응을 보였어요. 특히 패딩은 ‘크롭 레이어드 푸퍼 자켓’이란 이름의 크롭 스타일에 레이어드 방식을 적용한 상품으로 한마디로 불티나게 팔려 나갔습니다. 코트는 3차 리오더, 패딩은 무려 12차 리오더가 진행됐고, 1월 중순 현재도 패딩은 계속해서 생산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여성복은 지난해 가을 시즌이 첫 런칭으로 남성복과 여성복 비율이 9:1일 정도로 극히 여성복 제품 비중이 낮았지만 전체 매출 성장에는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여성복은 런칭 첫 시즌부터 기대 이상의 호응을 이끌어 내 올해 SS시즌부터 상품력을 한층 강화했다. 남성복과 여성복 비중을 5.5:4.5로 여성복 비중을 크게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여성복에 대한 폭발적인 호응을 반영한 것이다. 이처럼 노이어는 지난해 초부터 나타난 가파른 브랜드의 성장세에 맞춰 최근에 유통 채널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가동시켰다.
◇ 오프라인 유통 본격화, 동부산 롯데몰 첫 정식 매장 오픈

초기 노이어는 자사몰, 무신사, W컨셉, 29cm 등 온라인을 메인 유통 채널로 활용해 브랜드 전개를 진행했다. 그간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에서 다양한 요청이 있었지만 그동안 거절해 오다, 지난해 12월 더현대서울에서 크리스마스 시기에 맞춰 예정돼 있던 팝업스토어에 참가를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노크하게 시작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기에 맞춰 더현대서울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에 참가하면서 직접 고객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과거에 하이엔드 디자이너 브랜드로써 쇼룸을 통해 오프라인을 경험한 이후 오랜만입니다. 노이어, 노이어포우먼, 그리고 또 하나 운영 중인 코스메틱 브랜드 이로이(HEROI)까지 모두 구성해 높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 대표는 더현대서울 팝업스토어를 통해 노이어 브랜드에 맞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어떤 곳이어야 한다’라는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노이어의 브랜드 콘셉트와 가격대, 그리고 입점하고자 하는 대상 유통채널이 가진 특성과 고객 수준이 서로 잘 맞아 떨어질 경우 브랜드와 유통 회사가 모두 희망하는 매출 목표를 달성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더현대서울 팝업스토어 이후 자신감을 가진 이대표는 지난 12월 30일 동부산 롯데몰에 첫 정식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이곳은 시즌 종료 시점에 입점한 것이어서 재고가 풍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을 열었는데도 긍정적인 매출 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연말에 동부산 롯데몰에 30평 규모로 첫 정식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아직 신상품이 출시되기 전이라 재고가 부족한 상태임에도 주변보
다 높은 매출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방 매장의 특성과 방문 고객의 구매력 등을 분석한 후 타깃에 맞는 상품을 중점적을 구성해 빠른 안착을 이끌어 낼 계획입니다. 올해는 서울 주요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 수도권 아울렛, 가두 직영점 등을 대상으로 3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올해 노이어는 기존 온라인 유통 채널은 물론 새롭게 도전하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도 힘을 집중해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오픈한 동부산 롯데몰의 지속적인 성장과 신규로 추가하게 될 3개 매장을 통해서도 전체 매출 목표 달성에 한층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올해 노이어는 남성복의 성장과 함께 여성복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한다. 나아가 해외 거래 또한 확대해 브랜드의 인지도 상승과 매출 성장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기존 거래선인 프랑스 마레지구에 위치한 편집숍 비사이드김치와 협력을 강화하고, 지난해 신규 계약한 미국의 21센츄리백화점과도 순조로운 판매가 이뤄지도록 지원해 점차 해외 매출을 높일 계획이다.
여기에 코스메틱 브랜드 이로이는 지난해 8월 국내 런칭과 동시에 일본에서도 판매가 이뤄져 현재 조조타운, 라쿠텐, 엣코스메에서 인기 상승 중에 있다. 3월에는 유명 인플루언서를 통한 대만 런칭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올해 노이어의 전체 매출 목표는 전년대비 100% 성장한 100억원 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