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표된 ‘트렌드 코리아 2022’의 화두 중 하나인 나노사회로의 전환, 그리고 이 속에서 파생된 ‘나노유통’이 2023년 화장품 업계에서 현실화될 전망이다.
2017년 미국의 대형 유통 기업들의 잇단 오프라인 매장 폐점 및 철수로 시작된 리테일 아포칼립스(Retail Apocalypse) 여파가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찍었던 2020년 대한민국에도 화두가 되면서 불안했던 오프라인 유통과 입점 브랜드들이 최근 나노유통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1명의 소비자가 1개의 시장을 넘어 0.1개 시장으로 규정되면서 개인과 맥락을 최적화하는 초 개인화 기술이 발전했으며 개인 간 물건을 거래하는 플랫폼이 성장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기반으로 신속하게 생산, 판매하는 나노유통이 화장품 업계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작은 것들의 반란’으로 명명되는 나노유통은 철저한 소비자 개개인을 중심으로 재편된 유통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니즈를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 분석해 관련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불편해 하는 것이나 필요로 하는 것을 선재 대응함으로써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 속에 파고드는 유통이다.
모든 개인의 상황을 구체화하고 더 자세하게 접근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통한 분석과 결합된 서비스가 전개되고 철저하게 개인화된 각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맞춤형 시스템도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까지 확대되고 있는 나노유통 트렌드는 2023년 대한민국 화장품 유통판도까지 바꿀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실제로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는 유통도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온라인 시장 한계 넘는 화장품 업계 나노유통 확산
철저한 소비자 중심 유통으로 각각의 취향들을 고려한 나노유통으로의 전환의 시작은 단연 온라인 시장이다.
온라인 유통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한계성을 들어냈다. 제품력이 떨어지는 유사 제품의 난립과 할인된 재판매(리셀러)로 화장품 가치가 하락하고 저가 위주의 시장이 형성하면서 신뢰도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2022년 국내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대비 15% 이상 크게 감소하면서 온라인 시장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비단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승승장구하던 2022년 국내 화장품 수출 역시 전년 대비 13.2% 감소하며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온라인으로 수출되던 역직구도 역신장 추세다. 이에 따라 국내 온라인 유통의 변화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쿠팡, 마켓컬리, 11번가 등 다양한 온라인 유통들이 당일 배송 서비스, 새벽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으며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제품 추천과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정보 제공은 온라인 유통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초개인화된 소비자들의 니즈를 잡으며 빠른 성장을 보인 에이블리(ABLY)의 행보는 대표적인 나노유통 전환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18년 3월, 국내 최초 ‘셀럽 마켓 모음앱’으로 시작해 패션 쇼핑앱으로 성장해 온 에이블리는 2021년 3월, 뷰티 카테고리를 신설한 이후 화장품에서도 큰 성장세를 이어 오고 있다.
에이블리는 빅데이터 기반 ‘AI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적용해 이용자의 취향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화장품의 경우는 마치 스타일 코디처럼 추천해 주는 ‘개인 취향 맞춤형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단순 구매를 넘어 앱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 스타일콘텐츠 등 볼거리를 강화해 고객 락인 효과(Lock-in, 이용자를 묶어두는 것)를 극대화한 것도 강점이다.
에이블리는 구매가 고민되는 상품을 업로드하면 누구나 투표와 댓글을 통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골라줘’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해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시즌 및 상황별 스타일링을 매거진 형태의 콘텐츠로 즐길 수 있는 ‘코디’ 탭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에이블리는 빠른 배송 서비스 ‘샥출발’을 운영, 고객 쇼핑의 만족도를 높이고 최근에는 수령인의 이름과 휴대폰 번호만 입력하면 바로 선물이 가능한 선물하기 서비스를 오픈해 MZ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향후 에이블리는 선물을 주고받는 고객 모두의 편의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이 지난해 3월 자사몰을 통해 공개한 ‘닥터지 AI 옵티미’도 주목 받고 있다. 닥터지 AI 옵티미는 고운세상코스메틱이 보유한 43만 건 이상의 피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피부에 대해 학습한 AI와 닥터지만의 과학적인 알고리즘을 결합한 AI 피부 분석 및 화장품 판독 서비스다. 이용자가 피부를 스캔하면 즉시 개인의 피부 유형을 진단한다. 피부 유형은 피부 건강에 밀접한 6개의 지표를 기반해 자체 개발한 총 8개의
유형으로 나뉜다. 이는 각 지표별 5단계로 세분화되어 약 1.5만 가지의 피부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전체 만여 개가 넘는 정교한 피부 분석을 통해 개인의 피부에 적합한 제품, 생활 습관에 대한 올바른 멘토링을 제공한다.
제품의 전성분과 피부 타입 별 추천 여부도 제공된다. 피부 진단 후 원하는 화장품을 촬영하면 해당 제품의 전성분을 알려준다. 판독이 완료되면 스캔한 제품과 자신의 피부 유형과의 매칭률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의 피부 유형에 맞는 추천 성분과 주의 성분까지 제시한다.
피부 유형 진단부터 제품 판독, 매칭률 확인, 피부 고민별 화장품 추천까지 3분 만에 모두 확인 가능하다. 이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든 간단한 촬영과 설문만으로 피부 타입을 분석 및 솔루션을 확인할 수 있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있으며 2022년 말까지 총 7만 2000여명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 동남아시아 화장품 유통 중심으로 떠오르는 틱톡숍
최근 나노유통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틱톡숍(TikTok Shop Partners)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하며 주목 받고 있다. 아직 한국과 일본, 미국 등에서는 서비스되고 있지 않지만 중국에 이어 지난해 영국과 동남아시아 5개 국가에 오픈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링고 글로벌이 틱톡 코리아와 비즈니스 협업 계약을 맺고 국내 화장품 기업의 동남아시아 5개국 틱톡숍 개설 및 운영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틱톡숍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로 꼽히고 있는 틱톡(抖音, 더우인)이 운영하고 있는 쇼핑몰이다.
15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을 찍어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으며 영상 편집 전문 기술이나 촬영 도구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틱톡 안에서 바로 쇼핑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런칭 후 중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해 진출한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4월 오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들 중 10~39세인 MZ 세대가 81%에 달하고 있는 틱톡 특성상 젊은층 인구가 많은 동남아시아에서 짧은 시간 큰 성과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링고 글로벌에 따르면 틱톡 이용자수만 2022년 10월 기준 태국은 3,510만명, 베트남 3,760만명, 말레이시아 1,160만명, 필리핀 3,160만명, 인도네시아 7,5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틱톡숍은 셀러를 위한 인플루언서 연동 시스템과 빅데이터를 통한 제품 판매 지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링고 글로벌은 현재 태국에 9만명, 베트남 6만5,000명, 말레이시아 8만2,000명, 필리핀 13만명, 인도네시아 17만명의 진성 인플루언서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틱톡으로부터 제공 받는 빅데이터를 통해 해당 인플루언서의 성별, 팔로워 성비, 연령, 취향 등을 모두 분석할 수 있으며 제품 판매와 홍보를 통한 그동안 성과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입점 브랜드와 매칭해 최적의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소셜 판매 채널과 차별화된다.
또한 링고 글로벌은 현지 진출을 위한 서류와 인증 등 수출을 위한 모든 진행 과정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올인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인큐베이팅을 원하는 기업들에게도 유리한 강점을 갖고 있다.
다만, 최근 영업 본격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수의 기업이 입점 문의를 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틱톡과 입점 브랜드 심사를 진행하고 있어 진입 장벽은 당분간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성과 유무에 따라 입점 브랜드 확대가 예상되고 동남아시아를 기점으로 영국 등 유럽 진출도 가능할 수 있어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아직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은 한국과 일본, 미국 등 화장품 선두 시장에서 틱톡숍 서비스가 전개될 경우, 더욱 큰 성과가 예상되고 있다.
◇ 오프라인 대형 유통의 붕괴…초개인화 트렌드 맞춰 팝업 활성화
온라인 유통의 변화 이상으로 오프라인 화장품 유통에서도 변화가 거세게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매출 감소세가 계속된 백화점, 면세점,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의 고전 속에서 작게 쪼개진 나노유통이 화장품 시장에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 중심의 당일 배송과 맞춤형화장품 서비스, 친환경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리필용 전문 매장까지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에 부합되는 플래그십 스토어들이 잇달아 오픈했고, 니치 향수 인기로 단독 향수 매장들도 늘고 있다. 이와 함께 MZ세대 중심의 화장품 유통 환경 속에서 틈새 공략을 위한 화장품 전문점 전용 브랜드 부활 등 타깃화된 화장품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이중에서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은 단순히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장소를 넘어 새로운 화장품 문화를 만들고 일종의 놀이터 역할을 하면서 소비자들과의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제품 홍보를 위해 운영되며 명동과 신사동 가로수길 위주로 구축되던 플래그십 스토어는 최근 삼청동을 비롯해 홍대, 성수, 강남 등 지역적인 한계를 벗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또한 제품 체험 외에도 다양한 체험 행사와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복합문화공간이자 일종의 놀이터로 운영되고 있다.

설화수가 2021년 11월에 문을 연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인 북촌 설화수의 집은 1930년대 지어진 한옥과 1960년대 지어진 양옥을 연결해 설화수의 선구자 정신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기존 한옥과 양옥의 구조와 외관 및 자재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건축해 전통성과 현대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설화수의 취향과 가치관을 섬세하게 담은 ‘집’이라는 정체성을 지닌 북촌 설화수의 집에는 설화수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존재한다.

아이소이가 익선동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티퍼런스 서울’은 티와 뷰티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1층 아트카페, 2층 뷰티숍, 3층 루프탑으로 구성돼 다양한 전시와 인테리어 소재 하나하나를 통해 브랜드 철학과 컬러를 그대로 전한다. 아트카페에서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100% 케냐산 퍼플티와 퍼플티블렌딩차를 경험할 수 있으며 2층 뷰티숍에서는 퍼플티 성분을 함유한 티퍼런스의 스킨케어 라인 제품과 아이소이의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베이지크가 지난해 연희동에 문을 연 카페 및 플래그십 스토어 ‘카페 베이지크’는 그린 커피빈 오일을 핵심 원료로 하는 브랜드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고 소비자들과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기획됐다.
카페 베이지크에서는 커피빈으로 블렌딩된 다양한 커피 메뉴와 논커피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모든 음료 메뉴는 비건 옵션 선택이 가능하다. 더불어 매장 내 ‘베이지크 플래그십 스토어’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베이지크의 비건 스킨케어 전제품을 테스트하고 구매할 수 있다.

헉슬리가 홍대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는 직원의 1:1 프라이빗 케어를 통해 전문적인 상담과 함께 다양한 제품 체험이 가능하며, 포토 박스에서는 기념사진 서비스도 제공된다.
◇ 향수 브랜드의 플래그십스토어와 팝업스토어 연이어 오픈
최근 MZ세대들에게 인기를 모으면서 앞으로 독특한 콘셉트와 서비스로 무장한 플래그십 스토어가 계속해 늘어날 전망이다. 향수 브랜드들도 소비자 접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제품 체험을 위한 팝업과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딥티크(diptyque)는 지난해 신사동 가로수길에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다양한 체험 행사들을 진행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딥티크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260㎡(약 78평) 규모로 파리 본점을 포함해 런던, 로마, 뉴욕, 도쿄 등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운영 중인 단독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가로수길 메인 거리 중심부에 위치한 플래그십스토어는 딥티크 본점인 파리 생제르망 34번가 부티크를 연상시키는 다양한 요소를 그대로 재현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만큼 브랜드의 전 제품과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홈 데코 용품 등을 모두 한 공간에 구성해 딥티크의 모든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삼청동에 오픈된 논픽션의 4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논픽션 삼청’은 1층은 고객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느낄 수 있는 휴식처이자 전시 공간으로 고즈넉한 개인의 서재를 콘셉트로 한 2층은 논픽션의 제품과 다양한 아트북 큐레이션으로 꾸며져 있다. 2층에서는 논픽션 제품 체험이 가능하다.


지난해 초 바이레도가 더 현대 서울에 체험형 팝업을 오픈한 이후 향수 브랜드들의 팝업이 계속해서 확대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말 오픈된 샤넬과 라스다마스가 대표적이며 그중 3월 25일까지 운영되는 북촌 휘겸재의 샤넬 향수 체험 공간인 ‘조향 마스터클래스’는 MZ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곳에서는 여성 향수의 아이콘 N’와 코코 마드모아젤, 샹스 라인, 남자 향수 시장을 리드하는 블루 드 샤넬, 그리고 가브리엘 샤넬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레 젝스클루시브 드 샤넬 등 샤넬의 모든 향수를 만날 수 있다. 또한 30분간 진행되는 ‘샤넬 알쉬믹 향수 여정’과 60분간 샤넬 향수 퍼퓨머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샤넬 향수를 알아갈 수 있는 ‘샤넬 조향 마스터클래스’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샤넬 알쉬믹 향수 여정’은 자신의 취향, 기호를 분석해 이에 맞는 샤넬 향수 3가지를 고르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며 ‘샤넬 조향 마스터 클래스’는 샤넬 향수 퍼퓨머와 함께 샤넬 향수의 주요 성분, 브랜드를 대표하는 향수의 특징과 스토리에 대해 알아가고, 향수를 입는 샤넬만의 특별한 스타일링에 대한 팁을 직접 배울 수 있다.
◇ 올해 맞춤형화장품 전용 매장과 리필 스테이션 지속 확대
맞춤형화장품 전용 매장과 리필 스테이션도 올해 계속해서 확대될 전망이다. 우선 맞춤형화장품 전용 매장은 그동안 문제로 지적되던 수익 구조 개선에 대한 해답이 만들어지고 있다.

2021년 4월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플래그십 스토어 아모레성수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던 자동화 로봇 맞춤형 파운데이션·쿠션 제조 서비스 ‘베이스 피커(BASE PICKER)’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지난해 명동 라네즈쇼룸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그동안 지적되던 수익 구조 개선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카이스트와 3년여간 연구·개발 끝에 선보인 자동화 로봇을 활용한 파운데이션·쿠션 제조 서비스는 고객의 피부톤을 측정한 후 1대1 컬러 컨설팅을 통해 최적화된 제품을 로봇이 즉석해 제조하는 서비스다.
‘비스포크 네오’라는 이름으로 런칭된 라네즈 버전은 지난해 첫선을 보였던 아모레성수의 베이스 피커 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형태다. 기존 서비스는 100가지 색상, 2가지 텍스처, 2가지 제품 타입 선택이 가능했다면 이번 서비스는 누적판매 300만개 이상의 네오쿠션을 더 다양한 고객이 경험할 수 있도록 사용감은 유지하면서 컬러 선택의 폭을 크게 늘렸다.

(사진 1 리필 스테이션 아모레)(사진 2 리필 스테이션 이니스프리)
리필 스테이션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이니스프리, 아로마티카 등이 관련 시장에 뛰어들며 단독 매장을 오픈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록시땅, 키엘 등도 관련 매장을 선보여 관심을 모은다. 리필 스테이션은 고객이 가져온 재사용 용기에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 담을 수 있는 리필 시스템으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가치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계속해 확대될 전망이다.
◇ MZ세대 위주 유통 불편한 40대 이상 고객 위한 화장품 전문점 다시 주목
현재 전국 1,500여개 남아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화장품 전문점 시장도 다시 꿈틀대고 있다. 코로나 영향으로 롭스와 랄라블라 등이 시장에서 철수하는 가운데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며 옴니채널 전환에 성공하며 성장한 올리브영의 절대적인 점유율 속에서 살아남은 종합 매장들이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것.
1990년대 대한민국 화장품을 주도했던 화장품 전문점은 주택가와 시장 상권에 오픈돼 다양한 화장품을 판매해오던 곳이다. 하지만 90년대 말 치열한 할인 경쟁과 카드대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2000년 들어 화장품 브랜드숍들로 대체되었다. 90년대 1만여개 이상이었던 화장품 전문점은 현재 전국에 1,500여개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직 영업을 진행하고 있는 일부 대기업 멀티 브랜드숍과 명동 등에서 출발한 단독 매장, 사후면세점 등을 더하면 6,000여개의 종합 매장이 영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화장품 전문점에서는 여전히 코리아나화장품과 엔프라니 등 90년대를 풍미했던 화장품 브랜드들이 판매되고 있으며, 화장품 원브랜드숍인 홀리카홀리카를 운영하고 있는 엔프라니의 경우는 800억에 육박하는 고른 매출을 계속 유지해 가고 있어 화장품 전문점에 대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올리브영 등 MZ세대 중심으로 운영되는 유통의 반감을 갖는 40대 이상 중장년층들이 여전히 주요 고객으로 화장품 전문점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카이트 코리아는 한국화장품과 공동 연구 개발한 화장품 전문점 전용 브랜드 ‘에이지 제로(AGE:ZERO)’를 런칭하고 본격적인 영업 활동에 착수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에이지 제로’는 ‘세월이 지나도 우리는 변하기 싫으니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피부가 건조해지기 시작한 40대 이상 연령대를 위한 토털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제품을 지향한다. 첫 제품은 스킨 소프너, 에멀전, 리페어 세럼, 멀티 트리트먼트, 리치 크림 등 저자극 제품 5종으로 구성됐으며 전 제품 모두 이탈리아 비건 V-LABEL 인증을 받았다.
제주 특허 성분인 제주해녀콩추출물과 제주 동백꽃추출물, 그리고 식물성 콜라겐을 사용했으며 패키지는 젊음의 생기가 느껴지는 로즈골드 컬러를 적용했고,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아 온랑방의 에끌라향으로 편안함도 전한다.

특히 카이트 코리아는 1년여 간의 준비 기간 동안 실제 전문점 등 로드숍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부터 디자인, 콘셉트, 가격대 등의 품평을 진행해 탄생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카이트 코리아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영업을 진행해 일부 화장품 전문점에 제품 공급을 시작했으며 인천 공항면세점 입점도 확정지었다.
또한 제품 개발 단계부터 화장품 전문점 점주들의 마진을 높여 상생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확고히 해 향후 전문점 전용 브랜드 확대와 관련 브랜드 영업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문점들만 제품 주문이 가능한 사이트 구축 등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