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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4월 1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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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취향을 설계한다’…F&B 리테일, ‘초정밀 큐레이션’ 주목

리테일 산업의 문법이 ‘다다익선(多多益善)’에서 ‘단순명료(單純明瞭)’로 급격히 회귀하고 있다. 수만 가지 상품이 쏟아지는 이커머스와 대형 마트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역설적으로 ‘선택의 피로’를 호소한다.

특히 건강과 미식에 대한 기준이 상향 평준화된 2026년 현재, 리테일의 승부처는 얼마나 많은 물건을 갖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정교하게 고객의 취향을 미리 읽어 ‘실패 비용’을 제거했느냐에 달려 있다. 최근 강세를 보이는 큐레이션 매장들은 프리미엄 미식과 기능성 웰니스라는 명확한 필터를 통해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수직 계열화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F&B 큐레이션 모델은 크게 ‘프리미엄 미식의 대중화’와 ‘건강 소비’라는 두 축으로 움직이며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그 선단에는 지난해 12월 오픈한 하우스 오브 신세계 청담의 ‘트웰브(Twelve)’가 있다. 이곳은 단순한 식품관을 넘어 ‘미식의 개인화 가이드’를 자처한다. 트웰브는 ‘12가지 명확한 기준’을 설정해 건강과 미식을 동시에 충족하는 상품군을 엄격히 선별했다.

이는 공급자가 재고를 밀어내는 전통적 진열 방식이 아니라, 고객이 도달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건강, 미식, 품격)을 먼저 정의한 뒤 상품을 역배치한 전략이다. 소비자들은 이곳에서 정보를 탐색하는 수고를 덜고, 자신의 상태에 최적화된 상품을 직관적으로 선택하는 ‘심리적 해방감’을 구매한다.

메종드구르메 다이닝 공간(제공 LF푸드)

이러한 미식 경험은 공간의 경계를 허물며 일상으로 침투한다. 프리미엄 식재료 소싱의 강자인 ‘메종드구르메’의 리뉴얼 행보가 대표적이다. 메종드구르메는 글로벌 시장에서 엄선한 하이엔드 버터, 치즈, 와인 등을 큐레이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현장에서 즉시 즐길 수 있는 브런치 공간을 결합했다.

이는 매장에서의 미식 ‘경험’이 집에서의 ‘소비’로 자연스럽게 전이되도록 설계된 익스피리언스 리테일(Experience Retail)의 전형이다. 고객은 매장에서 자신의 취향을 학습하고 검증하며, 이는 곧 자발적인 반복 구매로 이어지는 강력한 록인(Lock-in) 효과를 창출한다.

큐레이션의 흐름은 리테일 시장에서 파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제로스토어 역시 주목해야 한다. 론칭 1년 6개월 만에 전국 180개 매장을 돌파한 ‘제로스토어’는 큐레이션이 어떻게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지 증명한다. 저당 음료, 단백질 보충제, 다이어트 식품 등 특정 카테고리에만 집중한 이 무인 편의점은 2030 여성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 2일, 코엑스서 열린 ‘프렌차이즈 박람회’에 참가한 ‘제로스토어’ (사진 테넌트뉴스)

제로스토어의 성공 비결은 ‘뾰족한 필터링’이다. 일반 편의점에서 성분표를 일일이 대조하며 시간을 낭비해야 했던 소비자들에게 “이곳의 모든 제품은 안전하다”는 큐레이션의 확신을 준 것이다.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자신의 취향과 목적에 맞는 상품을 찾아 ‘디깅(Digging)’하는 소비자들에게, 제로스토어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구매 경로를 제공하며 리테일의 틈새를 장악했다.

결국 하우스 오브 신세계부터 제로스토어까지 관통하는 하나의 맥락은 ‘큐레이션이 곧 브랜드의 신뢰도’라는 점이다. 2026년 리테일 시장에서 경쟁력은 더 이상 물량에서 나오지 않는다. 유통사는 이제 단순한 중개자가 아니라, 고객의 삶을 편집해 주는 ‘에디터(Editor)’로서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을 찾아 헤매지 않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선택이 항상 정답임을 공간으로 증명하는 것. 이 정교한 설계만이 프리미엄 미식 선호도와 웰니스 트렌드가 결합된 현재의 리테일 생태계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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