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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 최초’ 타이틀 전쟁…신규 브랜드 확보 경쟁 치열

디지털 환경의 고도화로 상품과 브랜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경쟁 축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백화점이 검증된 대형 브랜드 중심의 안정적인 MD 구성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유통사 최초’, ‘단독’, ‘신규 론칭’ 등의 타이틀을 앞세운 새로운 브랜드와 콘텐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는 단순한 공간 운영을 넘어 플랫폼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변화로 풀이된다.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과 독점 콘텐츠를 확보한 유통사가 소비자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만큼, 백화점들은 패션과 F&B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브랜드 발굴과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리테일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상품 판매를 넘어 콘텐츠 경쟁력이 집객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기대하게 됐고, 이에 따라 유통사들은 새로운 브랜드와 체험 요소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방문 동기를 강화하고 있다.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1층 ‘더블러버스’ 팝업스토어 전경 시안(제공 롯데백화점)

특히 팝업스토어와 신규 브랜드 론칭은 단순한 단기 이벤트를 넘어 상권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브랜드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유통사에는 차별화된 MD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백화점은 브랜드를 소개하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콘텐츠를 가장 먼저 선보이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독점적 콘텐츠 확보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개성 있는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앞세운 K-아이웨어 카테고리의 성장에 주목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롯데백화점의 K-선글라스 및 아이웨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으며, 이 중 2030 세대의 매출 비중이 40%를 차지하며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이에 대응해 롯데백화점은 잠실 롯데월드몰에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인 더블러버스의 팝업스토어를 유통업계 최초로 유치하며 총 330여 종의 상품을 플래그십 규모로 선보였다. 원브릴리언트, 비니크프로젝트, 나인어코드 등 신생 K-아이웨어 브랜드를 연이어 입점시키는 연쇄 팝업 전략은 국내 젊은 층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동 인구가 집중되는 잠실 상권의 특성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외부 브랜드 유치를 넘어 유통사가 직접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콘텐츠 내재화 전략을 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전문식당가에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인 카테고릭을 신규 론칭하며 F&B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카테고릭 카페 매장 사진(제공 신세계백화점)

백화점이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해야만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카테고릭은 고정된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향후 출점하는 점포나 리뉴얼 상권의 특성에 맞춰 공간과 메뉴 구조를 가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설계됐다. 이는 백화점이 단순 임대수수료 구조에서 벗어나 고유의 콘텐츠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의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유통사 중심의 독점 콘텐츠 확보 경쟁은 리테일 산업 전반의 공급망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플랫폼의 강력한 인프라와 자본력이 신생 브랜드의 기획력과 결합하면서 시장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졌고, 독자적인 집객력을 증명하지 못한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은 도태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는 추세다.

향후 리테일 시장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먼저 확보하는 유통사가 상권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구조로 완전히 재편될 전망이다. 기성 대형 브랜드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이커머스와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없기에, 백화점 업계는 앞으로도 신규 브랜드의 최초 유치나 PB 형태의 F&B 브랜드 개발에 자원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브랜드 관점에서도 백화점의 인프라를 활용한 오프라인 진출은 일시적인 마케팅을 넘어 장기적인 생존과 글로벌 확장을 위한 핵심 교두보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결국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의 독점 여부가 유통사의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유통사와 신생 브랜드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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