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성수동 메가스토어에서 대형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사이 바로 옆 건물에 경쟁사 지그재그의 현수막이 등장하면서 시작된 양사 간 신경전이 ‘모두가 이긴 마케팅’의 교과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발단은 지난 16일이었다. 무신사가 상반기 최대 할인 행사 ‘무진장 26 여름 블랙프라이데이’를 진행하던 중 성수동 메가스토어와 맞닿은 옆 건물 외벽에 ‘쇼핑은 직잭으로, 배송은 직진으로’라는 문구를 담은 지그재그의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지그재그 입점 브랜드 ‘착한구두’의 성수 매장 오픈을 알리기 위한 광고물이었지만, SNS에 현장 사진이 퍼지면서 순식간에 화제가 됐다.

무신사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지그재그? 그건 돌아가는 사람들 얘기고’라는 풍자 콘텐츠로 맞받아쳤다. 지그재그도 물러서지 않았다. 자사 할인 행사 ‘직잭팟’ 메인 화면에 ‘패션은 다 무신사랑해’를 본 따 ‘숙녀들은 다 지그재그래’라는 문구를 내걸고, 쿠폰 코드명을 ‘무쉰사’로 설정해 입력 시 10%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후속 마케팅을 이어갔다. 인스타그램 피드는 양사의 티키타카를 지켜보는 소비자들로 북적였고, 입점 브랜드들도 재치 있는 댓글로 가세하며 자연스러운 바이럴이 형성됐다.
결과적으로 두 플랫폼 모두 실속을 챙겼다. 무신사는 경쟁사 광고가 옆에 붙을 만큼 성수동의 패션 중심지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재확인했고, 위트 있는 대응으로 브랜드 호감도까지 높였다. 지그재그는 무신사가 공들여 만든 집객 효과를 활용해 최소 비용으로 최대 노출을 이끌어냈다. 별도의 대규모 광고 예산 없이 양사 모두 수백만 명의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킨 셈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사전에 기획된 캠페인이 아니라 현수막을 계기로 양사가 위트 있게 반응하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장면”이라고 말했다. 지그재그 관계자도 “서로 위트 있게 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단계인 만큼 재미있게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업계는 이번 사례를 두고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도 ‘적과의 동침’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한다. 삼성-애플, 코카콜라-펩시처럼 경쟁사를 직접 겨냥한 비교 광고가 글로벌 시장에서는 익숙한 방식이지만 국내에서는 드문 일이었다. 이번 맞디스 마케팅이 국내 패션 플랫폼 업계의 새로운 경쟁 문법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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