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유통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종종 문제가 돼 온 인테리어 본사 지정업체 강요 관행이 위탁 대리점 구조로 운영되는 패션 업계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특정 인테리어 업체 사용을 사실상 강제하는 행위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해 왔다. 이 같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F&B 프랜차이즈 업계 일부에서는 유사 관행이 반복되고 있으며, 패션 업계 위탁 대리점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최근 불거지고 있다.
복수의 패션 브랜드 대리점주에 따르면, 신규 개설이나 리뉴얼 과정에서 본사 측이 계약 체결 단계에 특정 인테리어 업체 사용을 구두로 요구하는 사례가 최근에도 발생하고 있다. 해당 대리점주들은 인테리어 비용을 전액 자부담하면서도 업체 선택권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대리점주는 본사 지정업체의 시공 단가가 높다는 점을 인지하고 직접 업체를 선정해 시공하겠다는 의사를 본사에 전달했으나 묵살됐다고 밝혔다. 이 대리점주는 “비용을 내가 전부 부담하는데 업체를 왜 본사가 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주목할 점은 본사 측 명분이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브랜드의 다른 매장에서는 점주가 직접 선정한 업체로 인테리어를 진행한 선례가 있었다. 당시 시공 비용은 본사 지정업체 대비 저렴했음에도 본사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본사가 지정업체 사용의 이유로 내세우는 “브랜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어 완성도 높은 인테리어 결과가 나온다”는 주장이 사실상 명분에 불과하다는 의심을 사는 대목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달리 패션 위탁 대리점은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리점법) 적용을 받는다. 가맹사업법이 인테리어 강요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규율을 명확히 하고 있는 데 반해, 대리점법은 관련 규정이 상대적으로 촘촘하지 않아 제도적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맹점주라면 공정위에 신고하거나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피해 구제를 모색할 수 있지만, 대리점 구조에서는 이마저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리점 분야에 대해서도 익명제보센터 운영 강화 등을 통해 불공정 거래 관행 근절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패션 대리점 현장에서는 본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관행이 계약 과정에서 구두로 이뤄지고 있어 증거 확보가 어렵고, 피해 점주들이 문제 제기를 꺼리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점 구조에서 본사는 계약 갱신권은 물론 물량 공급 권한, 인기 상품 배정 권한, 각종 마케팅 지원 권한까지 쥐고 있어 점주가 불합리한 요구를 받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구두 강요는 증거를 남기지 않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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