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5는 올해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물성마력’을 꼽았다. 물성마력은 특정 대상에 경험 가능한 물성을 부여함으로써 손에 잡히는 매력을 지니게 만드는 힘을 의미한다.
즉, 물리적인 체험과 실제 접촉에 매력을 느껴야만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가 산업 곳곳에서 대세 마케팅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 등 활용 가능한 감각 요소를 총동원해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 결국 구매까지 이어지게 하는 일종의 마케팅 방법인 셈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래그십 스토어와 팝업 스토어다.
최근 화장품 업계는 물론, 다수의 소비재 브랜드들은 소비자들과의 접점 확대를 위해 플래그십 스토어를 잇달아 오픈하고 있으며, 주요 타깃층이 많은 지역에 팝업을 운영, 브랜드와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의 경우는 유동인구가 많고, 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강남역, 명동역, 홍대역, 청담역, 신사역 등의 인근에 다양한 플래그십 스토어와 팝업을 오픈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새롭게 떠오르는 성수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화장품 거리가 조성되고 있다.
특히 성수역 인근 지역은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이 지난해 11월 성수동에 혁신매장 1호점 ‘올리브영N 성수’를 오픈한 이후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의 격전지로 떠올랐으며, 해외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플래그십 스토어와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이외에도 직접 소비자들을 찾아 가는 서비스가 주목 받고 있으며, 해외에서 사랑 받고 있는 인디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일본과 미국 내 팝업 행사도 계속 늘고 있다.

◇ 인디 브랜드 경우, 다양한 고객층 만나…아이덴티티 확실하게 전달
최근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국내 중소 인디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이 봇물을 이루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디 브랜드들은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함으로써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다 확실하게 전달하고,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것과 동시에, 신제품에 대한 반응과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 경우, 성수동에 문을 연 혁신매장 1호점 ‘올리브영N 성수’는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K-뷰티 트렌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축해 높은 모객 효과를 얻었다. 그 결과 누적 방문객이 오픈 후 5개월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다.
일평균 방문객 역시 8,000명에 달하고 있으며 내국인 구매는 ‘강남타운’을 제치고 전국 올리브영 매장 중 1위를 차지했으며 서울, 경기 이외 지역에서 방문한 비수도권 고객 비중이 22%에 달한다.

또한 외국인 매출은 전체 70%를 차지해 전국 3위를 기록하는 등 현재 ‘올리브영N 성수’는 지역과 국적을 불문한 고객층이 두루 찾는 ‘글로벌 K-뷰티 랜드마크’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올리브영N 성수’를 중심으로 팝업을 넘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알리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국내 중소 인디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들이 성수에 자리 잡고 있다.
이미 퓌, 힌스, 토리든 등 해외에서 사랑 받고 있는 인디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열고 성업 중이며 최근에도 바닐라코, 롬앤 등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계속해 오픈하고 있다.

최근 오픈한 바닐라코의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는 공간 전체에 브랜드 특유의 사랑스럽고 감각적인 무드를 담아내 고객이 직접 바닐라코의 아이덴티티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매장을 조성했다.
또한 베스트셀러 ‘커버리셔스 얼티밋 화이트 쿠션’과 신제품 ‘로맨틱 블러쉬 립 앤 치크’를 비롯한 바닐라코의 다양한 제품을 특별한 혜택과 함께 선보이며 방문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오픈된 색조브랜드 롬앤의 오프라인 1호 매장인 ‘핑크 오피스’ 역시 ‘Get your swatch!’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면서, 350여 종이 넘는 전 제품의 발색 테스트가 가능한 세계 유일의 공간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체험할 수 있는 매장으로 꾸며졌다.
또한 핸드폰 QR 카트로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선물포장 제품을 컨베이어 벨트에서 수령하는 이색 쇼핑 체험과 각종 굿즈와 키링을 뽑을 수 있는 ‘뽑기존(GOTCHA)’ 등을 준비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근한 이미지를 더한다.
뿐만 아니라 2층에 코덕 멤버십 전용 ‘코하’ 공간을 구축, 립 제품을 직접 조색하고 만들어서 구매할 수 있는 MYOC 서비스와 퍼스널컬러 진단 서비스도 제공해 소통의 공간을 넘어 체험의공간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꾸몄다.
플래그십 스토어를 매번 다른 콘셉트로 리뉴얼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도 있다. 토리든의 경우 성수동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토리든 커넥트 성수’를 통해 매 시즌 다른 콘셉트의 새로운 오프라인 경험을 선사한다.

◇ 딥티크, 두 번째 단독 매장으로 ‘딥티크 성수 부티크’ 오픈으로 화제
최근에는 ‘수입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도 성수에 속속 오픈돼 관심을 모은다.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딥티크(Diptyque)가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에 이은 국내 두 번째 단독 매장으로 성수동에 ‘딥티크 성수 부티크’를 오픈했다.
딥티크는 독특한 상권과 최신 유행, 젊은 유동인구가 집결한 성수동 한복판에 동화 속 세계를 연상시키는 상상력 가득한 매장을 오픈하고 고객들에게 브랜드 고유의 예술적 가치를 전달한다는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딥티크 성수 부티크는 동화 ‘잭과 콩나무’에서 영감 받아 꾸며졌다. ‘잭과 콩나무’에서 느낄 수 있던 무한한 상상력과 딥티크의 감각적인 스토리텔링, 성수만의 예술 문화적 분위기가 한데 어우러져 전세계 단 하나뿐인 독창적인 인테리어가 구현됐다.
이와 대조되는 새하얀 벽장은 파리 오스만 양식을 차용한 몰딩과 각각의 독립적인 선반으로 구성했다. 각 선반 코너에는 LED 스크린이 설치돼있어 브랜드의 영감의 원천이 되는 자연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매장에서는 자연과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프리미엄 향초 컬렉션부터 트레이, 캔들 홀더 등의 데코레이션 컬렉션, 바디케어 및 향수 등 딥티크의 전 라인을 만나볼 수 있다.
최근 오픈된 일본의 인기 코스메틱 브랜드 시로(SHIRO)의 한국 첫 플래그십 스토어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며, 창립 초기부터 윤리적 신념을 바탕으로 제품을 제작해 온 시로는 혹독한 자연 환경 속에서 자란 원료를 중심으로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프래그런스 아이템을 판매 중이다.
현재 일본 내에서 2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 런던과 대만 타이베이에서는 온라인 스토어와 오프라인 매장, 그리고 미국과 중국에서는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고객과 만나고 있다.
지난 4월 26일 첫 선을 보인 플래그십 스토어 ‘시로 성수’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싶은 제품 만들기’, ‘생산자와 함께 자연 소재로 제품 만들기’, ‘모든 자원을 버리지 않고 재사용해 순환시키기’라는 시로의 세 가지 원칙을 실현한 매장이다.
과거 공업지대로서의 역사를 지닌 성수의 특성을 고려하고, 이전에 구두 공장이었던 건물의 흔적을 최대한 살리며 매장 공간을 구성했다.
매장 가장 안쪽에 있는 계단 옆 블록과 창문을 이전 매장에서 그대로 이어받아 사용했고, 성수라는 지역에 대한 존중을 담아 벽돌을 집기로 활용했다. 또한 목공소로부터 넘겨받은 자재를 새로운 집기로 재탄생시켰다. 더불어, 이전 매장에서 사용하던 유리창을 분쇄해 테라조로 가공해 문 손잡이나 세면대 등으로 사용했다.

◇ 시로 성수 ‘허브 블렌더 랩’…직접 향 조합해 만드는 경험의 장으로
시로 성수 1층에는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판매 공간이 마련됐으며, 2층에는 판매 공간과 함께 ‘허브 블렌더 랩(HERB BLENDER LAB)’과 테라스, 선룸이 위치해 있다. ‘허브 블렌더 랩’은 고객이 직접 자신의 취향에 따라 향을 조합해 나만의 프래그런스 미스트를 만들어볼 수 있는 공간이다.
테라스에는 프래그런스 미스트의 재료로 사용되는 허브를 비롯해 다양한 식물이 재배되고 있으며, 사용되는 허브는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직접 고른 허브를 프래그런스에 넣는 순간, 에센스가 스며들며 프래그런스의 색이 눈에 띄게 변하는 데 이 과정을 통해 자연이 가진 힘을 느낄 수 있다.
또한 2층 안쪽에는 시로 성수가 고객과 지역을 잇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든 ‘산책카드’를 비치했다. 매장 주변이나 소개하고 싶은 서울의 명소를 한 장 한 장 카드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누구나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
이외에도 티르티르 등 현재 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디 브랜드들이 성수동에 팝업을 오픈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 중이며, 새로운 형태의 편집숍도 오픈을 계획 중이다.

소비자들과의 접점 확대를 위한 팝업스토어 오픈도 다양하게 전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팝업 행사 역시 성수동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들 팝업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신제품들을 직접 소비자들이 체험하고, 브랜드 측에서는 현장에서 제품에 대한 반응 확인은 물론, 홍보까지 진행하고 있다.
또한 유명 인플루언서들과 셀럽들의 방문, 모델들의 팬사인회와 팬미팅 등을 진행하며 방문객들에게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최근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던 힌스는 NEW 싱글 아이섀도우 20종과 로 글로우 젤 틴트 신규 컬러 2종, 지난 2월 출시 이후 큰 인기를 얻은 로 글로우 듀이볼의 신규 컬러 2종을 단독으로 선론칭해 선보였다.
이에 앞서 아이소이도 ‘브라이트닝 세럼(이하NEW잡티로즈쎄럼)’의 더 쎄진 성분과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NEW 잡티로즈쎄럼실’을 오픈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이소이 ‘NEW 잡티로즈쎄럼실’은 총 2개의 층으로 운영했다. 아이소이 리뉴얼 신제품의 성분 비밀과 효과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비밀 연구실(지하1층)’과 눈부신 광채 효과를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메인 전시존(지상 1층)’으로 구성했다.
체험을 마친 후에는 3천 송이에서 단 1g 추출되는 아이소이의 시그니처 성분, ‘불가리안 로즈오또’의 고귀함을 형상화한 가챠 머신을 통해 특별한 선물도 받았다. 스타들이 팝업을 방문해 화제가 된 곳도 있다.
브랜드 정체성인 ‘마이크로바이옴’ 성분을 소개하고, 신제품들을 홍보하기 위해 최근 성수에 오픈됐던 유이크의 성수 팝업 스토어 ‘My Microbiome’ 역시 7일 간 6,000여 명이 몰리며 큰 인기를 얻었다.

브랜드 론칭 4주년을 기념해 오픈한 유이크 팝업스토어에서는 독자적인 스킨 마이크로바이옴 성분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포어리셋 라인의 신제품 ‘PDRN 세럼’과 ‘PDRN 카밍 마스크 시트’를 고객들에게 첫 공개했다.
인기 인플루언서들이 선택한 제품을 입점시켜 편집숍 형태로 운영되는 팝업인 셀렉트스토어(Select Store)도 관심을 모은다.
인플루언서 전문 기업인 레페리가 소속 인기 뷰티 인플루언서를 내세워 오픈한 셀렉트스토어는 소비자를 대표하는 권위 있는 뷰티 크리에이터가 진정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직접 카테고리별로 엄선한 브랜드의 특정 제품만 입점 시켜 오프라인 및 온라인으로 구현하는 형태의 신개념 스토어다.
이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O2O(Online to Offline) 및 옴니(OMNI) 채널화를 실현한 것은 물론, 점포당 많게는 수천 개에 이르는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판매돼 오고 있던 기존의 전통적 화장품 유통 방식과 상반된 프리미엄 유통 방식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혁신적 뷰티 리테일 스토어 사례로 꼽히고 있다.

◇ 마녀공장, 미국 뉴욕과 LA 서 열린 오프라인 행사 관심 모아
셀렉트스토어는 수백만, 수십만 명의 구독자 및 팔로워 등 팬덤을 보유한 전문 분야 별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가 제품을 선별하는 ‘셀렉터(Selector)’로 전면에 나서며, 오래 전 출시됐더라도 질 좋은 제품은 재조명 받고, 신생 브랜드 및 신제품도 소개하는 기회의 장으로 부상 중이다.
레페리는 지난해 10월, 대표 뷰티 크리에이터인 ‘레오제이’가 엄선한 국내외 뷰티 및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을 선보이고 소비자와 함께 소통하는 ‘레오제이 셀렉트스토어’를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에서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당시 3주 만에 누적 방문객 수 4만 6400명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외국인들의 일 최대 매출 비율도 30%를 넘어서며 관심을 모았다.
이어 지난 3월에는 현대백화점과 함께 ‘민스코 셀렉트스토어’를 오픈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당시 동시에 진행했던 네이버 쇼핑라이브 ‘민스코 뷰티룸’ 라이브 커머스는 누적 조회수가 약 32만 회를 넘어섰다.
지난 5월 말에는 3번째 셀렉트스토어도 오픈했다. 이번에는 뷰티 인플루언서인 레오제이와 아랑, 소윤 등 3명이 참여하는 멀티 크리에이터 초대형 셀렉트스토어를 성수에 오픈한 것.
이번 행사 역시 다양한 브랜드가 대거 참여하고 해당 인플루언서들이 잇달아 직접 소비자들과 현장에서 소통하고 각종 인터뷰에 나서면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팝업 행사들이 계속 이어지며 국내 중소 인디 브랜드의 해외 시장 공략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만들고 있다. 조선미녀를 비롯해 스킨1004, 마녀공장 등 다수의 국내 인디 브랜드들이 미국과 일본 등에 팝업을 오픈하고 현지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녀공장의 경우는 최근 미국 뉴욕과 LA에서 인플루언서 대상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한데 이어 일본 최대 뷰티 전문 플랫폼 앳코스메의 도쿄 및 오사카 지점에서 팝업을 오픈해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 레페리도 셀렉트스토어를 일본에 오픈할 예정이며, 롬앤과 유이크 등 다수의 인디 브랜드들이 일본 팝업 오픈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