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서는 장기화된 의류 소비 위축 속에서도 타깃 세분화와 고도화된 큐레이션 역량을 갖춘 버티컬 플랫폼들의 약진에 주목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상품군을 늘리기보다는 확고한 브랜드 취향을 제안하는 이른바 ‘핀셋 마케팅’이 2539세대 여성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는 추세다.
무신사(대표 조만호 조남성)가 운영하는 셀렉트숍 29CM는 올해 1분기(1~3월)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 이상 상승했다. 핵심 타깃인 여성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20% 늘어난 가운데, 구매력이 높은 3040 여성 유입이 30% 넘게 급증하며 전체적인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플랫폼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가늠하는 지표인 패션 부문 재구매율은 90%를 상회한다.
이러한 외형 확장은 잠재력 있는 신진 디자이너부터 대형 제도권 패션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파트너십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각 브랜드의 성장 단계에 맞춰 세일즈와 마케팅 고도화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시너지를 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도 여성 타깃 공략을 위한 협업을 단행해 관련 카테고리 거래액을 전년 대비 50% 이상 키웠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구호플러스’, 코오롱FnC ‘쿠론’, LF ‘던스트’ 등 주요 제도권 브랜드 역시 67%에 달하는 거래액 신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여성 패션 커머스 시장은 다수의 플랫폼이 주도권을 쥐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29CM가 디자이너 브랜드의 육성과 대형 상표의 온라인 채널 다각화라는 양측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며 타 커머스와의 체급 격차를 벌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지난 3월 5일 기획전을 진행한 ‘더바넷’은 하루 만에 10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로우클래식’도 일 거래액 6억 5000만 원을 달성하는 등 1분기에만 일매출 1억 원을 돌파한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가 10여 개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봄·여름(SS) 시즌 진입과 함께 이 같은 플랫폼 장악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9CM는 이러한 상승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연내 오프라인에 여성 패션 특화 매장을 열고, 온라인 공간에 집중됐던 큐레이션 역량을 실물 채널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패션 시장 침체기에도 정체성이 뚜렷한 플랫폼은 견고한 성장을 증명했다”며 “입점사와의 동반 성장을 전제한 맞춤형 지원 전략이 향후 커머스 주도권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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