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K패션의 위상과 오프라인 공간이 지닌 경험적 가치가 맞물리면서, 전통적인 백화점 점포들이 젊은 층과 글로벌 소비자를 흡수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중장년층 중심의 안정적인 유통 채널로 인식되던 대형 백화점들이 최신 문화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동적인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유통업계 전반에서 미래 핵심 소비층인 젠지(Gen-Z) 세대의 발길을 이끌기 위해 차별화된 집객 공간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치열해지는 배경이다.
롯데백화점(대표 정현석)이 이러한 소비자 행동 변화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본점 9층에 1,800㎡ 규모의 K패션 전문관인 ‘키네틱 그라운드’를 조성하는 전략적 혁신을 단행했다. 이곳은 단순한 의류 판매 목적을 넘어 글로벌 잠재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소셜미디어 ‘샤오홍슈’ 인플루언서 연계 브랜딩과 대형 방한 시즌별 맞춤 프로모션을 전개해 왔다. 다가오는 7월에는 오픈 1주년을 기념해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따즈 캠페인’을 진행하는 한편, 인기 브랜드의 최대 60% 할인 및 구매 금액별 상품권 증정 행사를 오는 12일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공간 구성 측면에서도 기존 백화점의 문법을 깨는 파격적인 MD 전략이 도입됐다. 마뗑킴과 마르디메크르디 같은 대표 K브랜드는 물론, 유통사 최초로 코이세이오, 더바넷, 999휴머니티 등을 입점시켰으며 지난 1년간 패션·IP·K팝을 결합한 팝업스토어를 총 93회나 가동했다. 상품 라인업을 다변화해 쇼핑과 문화 체험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체류형 매장으로 탈바꿈시킨 점이 특징이다.
이 같은 시도는 숫자로 증명되며 본점의 전체 매출 지형을 바꾸어 놓았다. 오픈 이후 1년간 본점 영패션 상품군의 전체 매출은 130% 신장했으며, 특히 외국인 고객 매출은 무려 440%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키네틱 그라운드 자체 매출의 70%가 외국인 소비자로부터 발생했고 미주와 유럽권 고객 매출도 전년 대비 230% 늘어나는 등 방문객 국적의 다변화가 확인됐다. 아울러 전체 방문객 중 2030 세대의 비중이 70%에 달해 본점 전체 신규 고객의 20%를 유입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시장에서는 이번 성과에 대해 전통적인 백화점의 상품 기획 공식을 탈피하고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육성한 인큐베이터 전략의 승리로 풀이한다. 특히 키네틱 그라운드를 방문한 고객의 80%가 다른 상품군까지 동반 구매하는 연계 소비 경향을 보였다는 점은 점포 전반의 활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낙수효과로 해석된다. 경쟁 유통사들이 명품 중심의 하이엔드 마케팅에 고심하는 사이, 라이징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독점적인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예정된 공간 및 브랜드 고도화 작업을 거치며 글로벌 고객의 락인(Lock-in) 효과가 한층 더 공고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의 파급력이 지속 확장되는 만큼, 해당 공간이 단순한 쇼핑 거점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 허브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국 핵심은 변화무쌍한 글로벌 트렌드 주기에 맞춰 얼마나 신속하고 감도 높은 차별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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