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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옷장 파고든 기후 변화와 취향…’세탁 빅데이터’ 바뀐다

기후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세분화되면서, 패션 유통 및 케어 산업의 흐름을 가늠하는 기준이 판매량을 넘어 ‘세탁 및 사후 관리 데이터’로 확장되고 있다. 실제 구매된 옷이 언제, 얼마나 자주 꺼내 입혀지고 관리되는지를 보여주는 사후 이력 데이터가 실질적인 계절 변화와 대중의 패션 소비 실태를 가장 정밀하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의류 소비 및 관리 행태 역시 화려한 로고 플레이에서 소재 중심의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로 급격히 재편되는 양상이다. 명품 로고를 직접 드러내기보다 캐시미어 등 고급 천연 소재의 본질을 따지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고가 의류의 전문 케어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취미 생활에서도 러닝, 골프 등 특정 영역의 전문 기능성 브랜드를 선호하는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비대면 모바일 세탁 플랫폼 런드리고를 전개하는 의식주컴퍼니(대표 조성우)는 5,100만 건 이상의 누적 세탁 이력과 최근 3개년 수치를 대조한 ‘2026 가을 세탁 트렌드’를 통해 이 같은 시장 흐름을 데이터로 입증했다.

런드리고는 축적된 사용자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지난 9월 시험 공개한 디지털 의류 보관 솔루션 ‘클로렛(Clorette)’에 세탁 주기 알림과 정돈 기능을 순차 도입해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지표는 계절 아우터 전환 주기의 단축과 기후에 따른 품목 교체다.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지난 10월 10일 아우터 세탁량이 평시 대비 2배를 웃돌며 본격적인 시즌 진입이 예년보다 4일 앞당겨졌다. 앞서 2024년 11월에는 온화한 날씨로 코트 및 트렌치코트(1만 7,703벌)가 패딩(1만 608벌)을 압도했으나, 11월 중순 한파가 닥쳤던 지난해에는 패딩(1만 6,600벌)이 코트류(1만 5,183벌)를 추월하는 등 기후 영향이 의류 관리에 직결됐다.

브랜드별 양극화와 취향 세분화도 수치로 확인됐다. 최근 초가을 아우터 세탁 점유율은 노스페이스(537벌)와 몽클레어(350벌)가 최상위권을 형성했고, 코트에서는 버버리(164벌)가 독보적이었다. 특히 니트·스웨터 영역에서는 최고급 원단을 앞세운 로로피아나의 세탁량(1,905벌)이 샤넬, 디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4개 명품 하우스의 총합(1,526벌)을 넘어섰으며, 대중 브랜드 중에서는 폴로 랄프로렌(1만 293벌)이 유니클로(7,186벌)를 제쳤다. 신규 솔루션 클로렛 데이터 분석에서도 러닝 부문은 아식스·호카·온 3개사가 90%를 독식했고, 골프웨어는 타이틀리스트와 PXG가 주류를 이뤘다.

세탁 서비스 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실사용 데이터가 패션 제조사와 유통사의 재고 관리 및 신제품 기획을 돕는 선행 지표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모바일 세탁 플랫폼의 진화가 단순 세탁 대행을 넘어 개인의 디지털 옷장 관리와 의류 수명 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데이터 비즈니스로 확장될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실제 착용과 관리 습관을 추적하는 세탁 빅데이터의 가치는 패션 밸류체인의 디지털 전환(DX)을 촉진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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