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관광객들이 다시 한국을 찾기 시작하면서 3년 간의 코로나19 시대 종결과 함께 국내 화장품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급증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월 10만명을 넘지 못했던 해외 관광객들이 지난해 6월 10만명 돌파 이후 계속해 증가하며 100만 해외 관광객 시대 문턱에 다다른 것.
한국문화광광연구원의 관광지식정보시스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한국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 수는 43만4000여명이었다. 2월에는 47만9000여명으로 증가했으며 3월에는 2배 가까이 증가한 8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4월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크게 늘면서 88만명을 넘어섰다.
아직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6월의 경우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방탄소년단(이하BTS) 데뷔 10주년을 기념한 페스티벌이 한국에서 개최돼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해 100만명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 관광객들이 올해 1월 6만6000여명에서 2월 9만4000여명으로, 다시 3월 19만20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4월 들어 12만8000여명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주요 화장품 상권에서 가장 큰 손으로 소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관광객들은 4월부터 크게 늘기 시작했다. 1월 2만4900여명이었던 중국 관광객들은 2월 4만5800여명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한데 이어 3월 7만3000여명을 찍고 4월에 10만5900여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외에도 대만, 필리핀,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이 계속해 늘어나면서 한국의 관광 산업도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주목 받고 있는 산업은 화장품이다. 코로나 상황 종료에 따라 그동안 강세를 보이던 온라인에서의 화장품 거래액이 감소하고 주요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량 감소로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지만 관광객 증가로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다시 활기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관광객들이 명동과 홍대 등 화장품 주요 상권을 찾으면서 화장품 매장 매출이 2019년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 코로나19 후폭풍…여전히 화장품 시장 주춤
코로나 시대는 종결됐지만 여전히 그 여파가 남아 화장품 시장은 고전 중이다. 코로나 후폭풍으로 화장품 수출은 물론, 온라인 시장까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수출은 올해 초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감소세로 반전하면서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통계 자료에 따르면 5대 유망 소비재 중 하나인 화장품은 올해 2월 12.5%, 3월 9.5% 등 반짝 성장세를 보였지만 4월 4.7% 감소한데 이어 5월에도 8.0% 하락했다.

올해 1월 화장품 수출은 17.1% 감소한 6억 4,6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2월에는 12.5% 증가한 6억 4,600만 달러를, 3월에도 9.5% 증가한 7억 7500만 달러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4월 다시 4.7% 감소한 6억 8,400만 달러를, 5월에도 8.0% 감소한 7억 7,000만 달러에 머물면서 다시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의 화장품 수출 감소가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 여파와 자국 브랜드 활성화와 해외 유명 글로벌 브랜드들의 대규모할인 정책으로 국내 브랜드의 경쟁력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뷰티 열풍의 주역으로 통하는 유통인 해외 직접 판매와 면세점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어려움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해외직구 거래액은 전년 동분기 대비 49.4% 감소했으며 면세점 역시 69.4%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해외 직구 판매가 62.1%나 감소했으며, 미국(-28.7%), 일본(-16.3%)도 감소현상을 이어갔다. 해외 직구의 화장품 거래액 감소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화장품 해외 직구 거래액은 전년 동 분기 대비 60.6%나 줄었다.
온라인 면세점 해외 거래액도 2021년 1분기 9,600억원대 규모에서 2022년 1분기 3,150억원대 규모로 준데 이어 올해 1분기 1,057억원대로 크게 위축됐다. 코로나 상황 종료와 함께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로 급성장한 온라인 거래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해외 관광객 증가에 따라 명동 화장품 매장 매출 증가세

온라인 유통과 수출이 고전하는 가운데 오프라인 매출은 예전 모습을 찾아 가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해외 관광객들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9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국내 주요 화장품 상권 매출이 올해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상권은 명동과 홍대다.
특히 명동은 대한민국 화장품 1번지로 통하며 해외 관광객들의 주요 소비 상권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명동은 올해 1, 2월 매출이 주춤했지만 3월 이후 외국인 방문객들이 다시 늘어나면서 큰 폭의 화장품 매출을 기록 중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3월 명동 상권의 화장품 매출은 2월 대비 92% 증가했으며, 4월에도 2월과 비교해 130%나 성장했다. 화장품 구매 건수도 3월 전달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4월 외국인 환급비중 역시 2019년 동기 대비 73% 회복됐다.
외국인들의 구매가 주류를 이뤘다. 1, 2월 주춤했던 해외 관광객들의 명동 방문이 3월 이후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일본인과 미국인 중심에서 최근 중국과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의 관광객들이 급증하며 화장품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4월 기준, 여전히 일본인들의 화장품 구매가 가장 많지만 중국인들의 화장품 구매가 전달 대비 70% 가까이 성장하며 일본인들과 비슷한 수준을 차지했다. 중국 봉쇄가 끝나면서 다시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1, 2월 10억원 선의 화장품 매출을 기록했던 중국인들은 4월 이후 30억원을 넘어서며 근소한 차이로 일본에 이어 2위 매출 외국인에 등극했다.
최근에는 중국에 이어 대만,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관광객들이 늘면서 과거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했던 중국 위주의 편향된 판로가 보다 다각화되고 있다.
명동의 화장품 매장들도 계속해 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명동의 화장품 매장 수는 2019년 대비 64% 회복됐다. 명동 상권에서 철수했던 에뛰드, 토니모리도 3개씩의 매장을 잇달아 오픈했으며, 현재 100개가 넘는 매장들이 성업 중이다.

올리브영의 경우는 매달 2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7일에는 일본 내 5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K-뷰티 편집숍인 코스무라가 한국의 첫 매장을 명동에 오픈하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은 코스무라는 한국에서 화장품 전문점과 브랜드숍을 운영하던 권용수 대표가 일본에 문을 연 편집숍으로 한국의 우수한 중소기업 브랜드를 일본에 소개해 왔다. 지난해 기준 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자체 PB 제품 역시 좋은 판매고를 올리며 이번에 한국 시장 진출로 더욱 큰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실제로 공개된 코스무라 명동 매장은 클리오 등 한류 화장품을 비롯해 다양한 중소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돼 있었으며, 올해 안에 공급 제품을 1000여개에서 3000여개로 확장할 예정이다. 명동 유통과 일본 유통을 찾는 한국 중소 화장품들을 발굴해 히트 제품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가맹사업 전개를 통해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도전할 방침을 밝혀 국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제2의 명동으로 성장 중인 홍대
올해 눈길을 끄는 화장품 유망 상권은 단연 홍대다. 과거 이대와 신촌에 가려 패션 위주의 시장을 형성했던 홍대가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며 국내 화장품 대표 상권으로 부상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화장품 매출이 가장 좋은 곳은 명동이며 홍대는 2위 강남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홍대 상권이 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모으고 있는 이유는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른바 ‘젊은이들의 거리’로 불리며 다양한 거리공연과 니치 제품 판매가 신선함을 더해준다.

넓은 지역 상권도 장점이다. 합정역을 시작으로 상수역, 연남동(연트럴파크)까지 지역 범위가 넓고 각 지역마다 다양한 맛집이 위치해 해외 관광객들이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이미 패션 업계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화장품 매장도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명동과 다른 점은 일본인 중심의 명동 상권과 달리 태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의 관광객들이 많이 몰린다는 사실이다. 연령대가 높은 일본과 달리 젊은 관광객들이 많은 태국과 대만 등의 관광객들이 홍대를 많이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4월 이후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크게 늘면서 4월 기준 중국인들의 화장품 구매액은 태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태국인들의 4월 화장품 구매액은 30억원 이상으로 명동의 4월 일본인 구매액 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 건수도 태국, 중국, 대만의 상위 3개국 관광객들은 명동의 일본, 중국, 싱가포르 관광객들과 비슷했다. 전체 해외 관광객들의 화장품 매출 규모도 명동과 30억원 정도 차이만 났다.

홍대 화장품 상권 관계자들은 “최근 홍대가 MZ세대들의 놀이터로 각광 받으며 내국인들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주요 관광 코스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아직 화장품 매장 수가 적지만 다양한 볼거리와 놀이 문화 등이 있고, 대학교 상권이기 때문에 앞으로 명동 이상의 관광 지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또 “특히 최근 화장품 구매 주요 고객층으로 MZ세대가 부상하면서 차별화된 콘셉트를 내세운 화장품 플래그십 스토어들이 늘고 있어 앞으로 화장품 매출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관광객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올해 하반기에는 전체 화장품 상권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홍대에서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매장은 헉슬리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지난해 헉슬리가 선보인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는 2021년 런칭한 비건 브랜드 피브와 함께 매장을 구축, ‘시그니처 쇼룸 헉슬리 피브’라는 명칭으로 소개됐다.
이곳에서는 탄탄한 제품력과 독보적 감성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헉슬리와 클린 뷰티 키워드와 톡톡 튀는 감각으로 차세대 라이징 브랜드로 손꼽히는 피브가 브랜드의 가치와 콘셉트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공간을 선사한다. 직원의 1:1 프라이빗 케어를 통해 전문적인 상담과 함께 다양한 제품 체험이 가능하며, 포토박스에서는 기념사진 서비스도 제공된다.
◇ 6월, 대한민국 BTS 효과 봤다

6월에는 BTS 데뷔 10주년 기념 페스티벌로 다양한 행사가 열리면서 명동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해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2019년 이후 가장 큰 경제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동을 중심으로 화장품 매출 역시 크게 높아졌을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이 발표한 예약 현황에 따르면,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6월 12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열린 ‘BTS 페스타’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해외 여행객의 수가 전달 동기간 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탄소년단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고자 전 세계 아미(ARMY)들의 발길이 서울로 향한 것이다.
서울을 가장 많이 찾는 해외 관광객은 일본인으로 지난 2주간 1위를 차지했던 중국은 2위로 한단계 밀려났다. 이어 홍콩, 대만, 태국, 상가포르,마카오, 미국, 호주, 베트남 순으로 관광객들이 증가했다.
가장 많은 숙소 예약률을 보인 지역은 명동이 위치한 서울시 중구였으며 마포구와 강남구, 영등포구, 종로구가 뒤를 이었다.
‘BTS 페스타’기간에는 시청, 남산타워, 세빛섬 등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가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물들고 기념우표 발행, BTS 굿즈 판매전 등 한국을 방문하는 BTS 팬덤 아미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및 마케팅 행사가 열렸다. 또한 지난 17일 오후 5시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BTS 멤버 RM이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코너를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기도 했다.
화장품 기업들의 관련 행사 전개도 관심을 모았다. 아모레퍼시픽은 방탄소년단의 데뷔 10주년을 축하하며 ‘2023 BTS FESTA’와 협업해 14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본사 내에 특별한 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 기간 본사 2층 아모레홀(대강당)에서는 평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주말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를 상영했다. 또한 같은 층에 위치한 아모레스토어에서는 대표 제품 7종을 소용량으로 구성한 샘플 키트도 증정했다.
매장 앞 공간에서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긴 대형 포토월을 비롯해 대형 케이크 포토존, 메시지 월(Wall), 2023 BTS FESTA 컨셉의 ‘포토이즘’등이 설치돼 이곳을 찾는 아미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번 행사에서 아모레퍼시픽은 그간 방탄소년단 관련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선보였던 한정판 제품들과 굿즈도 전시했다. 뿐만 아니라 내부 관계자만 출입 가능한 5층 아모레가든을 평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주말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례적으로 개방해 특별한 경험도 선사했다.
본사 외 서울 곳곳에서도 K-뷰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17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진행되는 ‘BTS 10th Anniversary FESTA @여의도’현장에서는 아모레퍼시픽 부스를 설치해, 방문하는 이들에게 대표 브랜드 제품들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라네즈, 에뛰드 매장과 주요 면세점에서는 글로벌 고객들을 위한 구매 혜택을 제공했다.

메이크업 쇼를 진행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보건복지부 후원을 받아 명동에 운영 중인 K-뷰티 홍보, 체험관인 뷰티플레이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관심을 모았다. 우선 뷰티플레이는 6월 8일 오후 외국인 대상으로 메이크업 쇼를 진행했다.
글로벌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서울에서 전개되는 녧K팝 아이돌 위크’기간에 맞춰 진행된 이번 메이크업 쇼에는 BTS의 초창기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했던 한현재 아티스트(알루 청담점 원장)가 초청돼 의미를 더했다.
한현재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20여년간 청담동에서 활동해 왔으며 홍현희, 정지소, 2AM 조권과 진운, 김승우 등 다양한 연예인들의 메이크업과 각종 광고, 드라마 등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이날 한현재 아티스트는 ‘베이스 메이크업의 황태자’, ‘물광 베이스 장인’등의 명성답게 광택감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해주는 베이스 메이크업 연출법과 아이돌들의 아이, 립 연출법을 선보였다.
사전 신청을 통해 행사에 참여한 20여명의 참관객들은 한현재 아티스트에게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며 메이크업 비법을 배우는데 열중했다. 이와 함께 뷰티플레이는 방탄소년단의 데뷔 10주년을 맞아 서울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는 아이돌 관련 행사 주간에 참여해 6월 1일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메이크업 서비스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