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NAMDAEMUN]
남대문시장은 오랜 세월 서울의 물자가 모이고 흩어진 종합시장이다. 그 안에서 안경은 일찍부터 한자리를 차지했다. 국내 안경테 제조는 광복 무렵 대구에서 시작돼 지금도 대부분이 그곳에 모여 있는데, 만들어진 안경이 전국으로 풀려나가는 길목이 남대문이었다.
제조는 대구, 유통은 남대문이라는 구도가 오래 이어진 셈이다. 도매상들은 공장과 직접 거래해 물량을 받아 전국의 안경원으로 넘겼고, 그렇게 남대문은 전국 안경 유통의 거점으로 자리를 굳혔다. 지금도 좁은 상가 골목에는 안경 도소매점이 빽빽이 모여 있다.



[성수/SEONGSU]
성수는 오래도록 구두 공장과 철공소가 모여 있던 준공업지대였다. 강 건너 강남과 달리 낙후된 공장 동네로 불리던 이곳은 2010년대 이후 빠르게 달라졌다. 넓은 공장 건물과 비교적 낮은 임대료, 강남과 가까운 접근성이 맞물리며 패션과 뷰티 브랜드가 모여들었고, 지금은 국내외 사람들이 함께 찾는 상권이 됐다.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아이웨어가 있다.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이곳에 본거지를 두었고, 블루엘리펀트와 더블러버스 같은 브랜드도 성수를 무대로 삼았다. 대기업이 아니라 브랜드가 거리를 키운 셈이다. 한때 물건을 만들던 공장의 골조 위에, 지금은 안경을 보여주는 공간이 들어섰다.




[남대문/NAMDAEMUN]
거리를 가득 채운 사람들은 이미 갈 곳이 정해진 듯, 수많은 안경원 사이를 가로질러 한 곳으로 향한다. 새로움보다 익숙함이 앞서는 거리다. 단골로 가득한 안경원에 들어서면 처음엔 서먹한 공기만 감돌 때가 있다. 숱한 인터뷰 섭외를 거절해 온 이유도 분명하다. 더 유명해지고 싶지 않아서, 그만큼 단골에게 소홀해질까 봐. 이만한 한결같음이 또 있을까. 간판도 거리도 손님과 함께 나이 들어온 남대문의 안경원들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따뜻한 자리로 단골들의 터전이 되어 있다.



[성수/SEONGSU]
성수의 시간은 빠르다. 어제 본 매장이 오늘은 다르고, 어제 있던 제품이 오늘은 없다. 그러나 성수는 본래 그런 곳이다. 이곳이 아이웨어 브랜드들의 격전지가 된 것도, 안경보다 공간으로 승부를 보는 것도, 어제 온 사람과 오늘 온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성수의 시간은 빠른 것이 아니라 다르게 흐르는지도 모른다. 찰나의 순간에 시선을 붙들고 마음을 사야 하는 이곳은, 따뜻함보다 뜨거움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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