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인트밀(SAINT MILL) ‘23SS’ 서울패션위크 컬렉션 무대에서 선보인 의상들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부직포와 MB(멜트블로운)입니다. 부직포와 MB는 모두 위사와 경사를 통해 제직하는 것이 아니어서, 일반적인 의상과 다른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이번에 활용한 대표적인 소재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명유석 디자이너는 지난달 15일 DDP에서 연 ‘23SS’ 서울패션위크 패션쇼의 의상들은 지금까지 개최한 패션쇼와는 또 다른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기 위해 부직포와 MB 등 차별화된 소재를 사용해 제작했다고 말했다.

명유석 디자이너의 이번 켈렉션은 그동안 10여 차례 개최한 지금까지 컬렉션과 달리 보다 엄숙하고, 미래지향적 이미지로 신비감을 주는 등 한층 완성도 있는 컬렉션 패션쇼를 선보여 참석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의 타고난 예술적 감각과 소재의 차별화를 통해 패션계 인사들, 프레스, 바이어 등으로부터 성공적인 컬렉션 무대로 평가받은 것이다.
명유석 디자이너는 대학 때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후 섬유공학을 대학원에서 이수했고, 한국의 전통복식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패션을 연구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아 패션 분야에 대한 풍부한 학식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의 전통복식에 대해 연구하면서 우리나라 복식의 전통에 대해 장단점을 알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전통복식은 중국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결국 독창적인 복식을 추구해 한복 등 지금의 복식 양식이 우리의 아름다운 역사적 산물로 남게 된 것이죠. 따라서 전통복식은 빼 놓을 수 없는 우리의 가치있는 문화와 역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패션쇼에서 전통복식 의상을 가장 앞 순서에 두고 컬렉션 패션쇼를 시작했습니다.”
◇ 세인트밀, 지속가능패션 추구하는 컨템포러리 브랜드
명유석 디자이너가 선보인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한 이번 서울패션위크 세인트밀 컬렉션의 콘셉트는 ‘찬란한 광채(MOMENTS OF RAY)’이다. 또한 컬렉션은 동방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한국 전통복식과 동아시아 의상에서 영감을 받아 서구적 패션으로 완성했다.
“찬란한 광채-브라이트 레이(Bright Ray), 광채의 순간-모먼츠 레이(Moments of Ray)’가 이번 컬렉션의 주제입니다. 광선이 가진 순간의 찬란함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지금까지 컬렉션 의상이 이렇게 요란한 적이 없었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아니라, 내면을 보여 주는 옷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빛나고 싶고, 찬란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살아가는데, 그것을 컬렉션에 담아 보여주기 위한 디자인을 했습니다.”
그의 이번 컬렉션은 한껏 과장된 어깨 라인, 비대칭 실루엣, 부풀어 오른 벌륜 소매 등이 유독 강하게 전해진 의상들이었다. 또한 메탈릭 소재와 반짝이는 PU소재는 멀리서도 눈부신 하나의 작품으로 비춰졌다. 이렇듯 이번 컬렉션은 각자 가진 빛나고 찬란해지고 싶은 욕구를 디자인, 실루엣, 소재 등을 통해 표현해 관람하는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세인트밀은 친환경적인 패션과 지속 가능한 패션, 그리고 윤리적 패션을 기본 마인드로 전개하는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입니다. 따라서 이번 컬렉션 의상들을 통해 강조하고 싶었던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지속가능한 패션입니다. 천연소재,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지속 가능한 패션의 한 부분이지만 옷이 만들어지는 전체 공정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도 지속가능한 패션을 실천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기간 해외 비즈니스를 진행해 글로벌한 마인드를 가진 명유석 디자이너는 일찌감치 지속가능한 패션을 기본 마인드로 옷을 디자인하고 회사를 경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이번 컬렉션에 주요 소재로 사용한 부직포와 MB는 다이마루, 니트 등의 소재에 비해 옷이 만들어지는 공정 과정이 적다. 바로 획기적 공정 과정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인력과 전기,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어 지속가능한패션을 실천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세인트밀 서울패션위크 패션쇼의 오프닝으로 ‘현악4중주’연주 순서를 가져 이 또한 신선하고, 수준 높은 컬렉션을 상징하는 특별 이벤트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한국 패션디자이너 산업 발전에 패션박물관 필요성 강조

명유석 디자이너는 한국 패션 디자이너를 대표하는 (사)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CFDK)의 6대 회장이다. 지난 5대에 이어 6대까지 연임하게 돼 어깨가 무거운 위치에 있다. 따라서 그는 디자이너 연합회를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를 만나고, 지자체장도 만나고, 또 시간을 쪼개 후배 디자이너들을 만나 고민을 들어주고, 선배 디자이너에게는 조언을 구하고 있다.
“연합회 소속 디자이너들을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원분들을 위해 해야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놓고 늘 고민합니다. 최근에는 외국에 다들 있는 패션박물관이 우리나라에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1세대 유명 디자이너 선생님들의 가치있는 의상들도 어느 창고 구석에 방치돼 있을지 모릅니다. 패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없으면 우리나라 패션 역사는 곰팡이 묻어 있는 몇몇 의상만
남게 될 겁니다. K팝에 이어 K패션이 제대로 인기를 얻으려면 의상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록하고, 남기고, 보존하고, 스토리를 전하는 아카이빙하는 패션박물관이 꼭 필요합니다.”
그는 패션박물관이 만들어지는 꿈 같은 일이 이뤄진다면 이곳에는 체험장소, 교육장소, 디자이너별 아카이빙 장소가 필요하고, 아예 패션과 연관이 깊은 뷰티와 모델 업계도 함께 참여하는 패션박물관이었으면 더 없이 좋겠다고 말했다.
명유석 회장은 한국 패션시장이 젊은 디자이너들이 자립하기에 어려운 환경이지만 자신도 어려움을 겪고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된 것처럼 포기하지 말고 꿋꿋하고 소신있게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걸어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두 개의 패션 브랜드 법인, 비즈니스 성과 안정적
명유석 디자이너는 한국디자이너연합회 회장직 외에 두개의 패션 법인 대표로서 회사를 성공적으로 경영하고 있어 탁월한 사업가로도 높게 인정받고 있다.
햄펠 법인에서는 밀스튜디오를, 밀앤아이 법인에서는 스튜디오화이트, 밀바이스튜디오화이트, 올스튜디오스를 전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밀스튜디오는 가두 대리점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브랜드이고, 스튜디오화이트는 복합쇼핑몰 등의 대형 유통시설에 45평 이하 크기의 매장 면적에 맞고, 밀바이스튜디오화이트 45평 이상 크기의 매장에 맞는 브랜드이다. 그리고 올스튜디오스는 신진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전개해 70평 이상일 때 오픈이 가능한 브랜드이다.

“패션 브랜드 비즈니스는 내실있게 해야 합니다. 뷰티가 뜨고, 남성복이 뜬다고 그쪽 사업에 뛰어 드는 것은 반대합니다. 경험이 없는 분야는 하지 말고 여성복이 자신이 있으면 여성복만 해야죠. 브랜드가 여러 개 있지만 크게 욕심내지 않고 모두 여성복으로만 안정적인 매출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리하지 않아서인지 코로나팬데믹 기간도 잘 견디고 넘긴 것 같습니다.”
현재 스튜디오화이트, 밀바이스튜디오화이트, 올스튜디오스는 스팟 기획으로 월간 기준 98% 소진율을 보여 거의 완판 수준을 보이고 있고, 밀스튜디오는 시즌 기획을 하다 보니 일정 부분 재고가 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9월 오픈한 용산의 아이파크몰 밀스튜디오 매장은 첫 20일간 1억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매출을 보여 업무 개선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