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8월 16, 2025
HomeExclusive"꽃집 사업, 빈 틈새 시장 ‘브랜드화 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가 시작이었죠"

“꽃집 사업, 빈 틈새 시장 ‘브랜드화 하면 성공할 수 있겠다’가 시작이었죠”

“우리나라 화훼 거래액은 다른 나라에 비해 굉장히 적어요. 이유가 대체 뭘까? 오히려 과거보다 더 줄고 있더라고요. 근데 보통 어떤 게 쇠퇴를 하거나 계속 발전이 안 된다는 건 해당 사업이 별로거나 대체품이 나왔을 경우인데 꽃은 아니거든요. 너무 예쁘고 누구나 좋아하는 괜찮은 아이템인데 대체 왜 줄고 있을까?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을 하게 됐어요. 그렇다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꽃을 한국 사람은 싫어하나? 그것도 아니잖아요!”

스노우폭스 플라워의 김아영 대표는 어느 날 우리나라 화훼 산업이 사업성이 분명히 있는데도 유독 다른 산업군에 비해 발전이 안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얻은 답은 ‘꽃을 제 가격에 살 만한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네에 꽃집이 곳곳에 있긴 하지만 소비자에게 판매되기까지 여러 유통단계를 거치다 보니 꽃값이 터무니없이 높게 형성돼 부담없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이 아니었다. 이에 김 대표는 유통 구조나 사고 파는 구조만 개선해 주면 시장이 최소 5배는 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김 대표의 생각이 결국 화훼사업, 즉 꽃집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된 계기로 이어졌다.

이렇게 2018년에 시작한 김아영 대표의 스노우폭스 플라워 꽃집 브랜드 사업은 올해로 뛰어든 지 6년 차가 됐고, 현재 20개의 매장을 확보해 안정적인 운영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꽃 가격을 낮추는 것만이 김아영 대표의 관심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스노우폭스 플라워’의 브랜드 지향점은 ‘나를 위한 꽃, 나를 위해 살 수 있는 꽃’이다.

해외 사례와 국내 사례를 정량적인 지표로 살펴보면 먼저 해외 화훼 소비는 경조사용에 쓰이는 B2B 화훼가 20%, 일상 속 자신을 위한 개인 소비인 B2C가 80%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 나라는 B2B 경조사용이 80%, 개인이 자신을 위해 꽃을 구입하는 경우가 20%로 정반대의 구조로 돼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화훼소비액은 1만2천 원 수준이며, 그 또한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 스위스나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국가가 10만 원대인 것을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이며, 이웃나라 일본(5만7천 원)과 비교해도 많이 낮다.

우리나라에 초기 꽃집이 들어설 때만 해도 소위 부자들의 전유물처럼 시작되었지만 이젠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지금은 누구나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하기보단 더 좋은 삶,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사회에 도달했기 때문에 꽃을 사치품이라고 생각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런 시대의 변화와 필요에 발맞춰 김아영 대표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사업 도전에 나섰다.

김 대표는 처음 국내 꽃집을 둘러보며 가장 놀란 것이 가격이 표시된 꽃집이 단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이었다. 직접 꽃을 골라서 살 수 있는 개념이 한국에는 아예 없었던 것이다. 매번 꽃을 살 때마다 가격을 일일이 물어보아야 했고 그때마다 꽃집 주인이 말하는 가격이 진짜인지 의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노우폭스 플라워는 이러한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가격표를 단 정찰제 꽃집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스노우폭스 플라워는 2018년에 시작해 올해로 뛰어든 지 6년 차가 됐고, 현재 20개의 매장을 확보해 안정적인 운영을 펼치고 있다. 올해 안에 10개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스노우폭스 플라워에서는 꽃을 한 송이만 살 수도 있고, 선택한 꽃으로 포장을 맡길 수도 있고, 원하지 않으면 포장을 하지 않아도 되요. 가격표를 달아 매번 가격을 물어봐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 꽃을 구매하는 장벽 또한 많이 낮췄고요. 내가 정한 예산에 맞춰 맞춤형 꽃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죠.” 이와 같은 가격 정찰제 도입 등 남다른 마케팅 방법이 스노우폭스 플라워가 6년 동안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가 됐다는 평가다.

“앞에서 제가 이 시장이 최소 5배는 커질 수 있다고 얘기했죠? 해외의 경우 개인이 자신을 위해 꽃을 사는 경우가 80%, 행사용이나 선물용으로 꽃을 사는 경우가 20%라면 우리나라는 정반대이기 때문에 자신을 위한 개인 꽃시장이 4-5배는 더 커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따라서 김아영 대표는 국내에 없던 꽃집 브랜드화 사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로 마음 먹었다. 일상 속에서 ‘나를 위한 꽃’을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속에 스며들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가격적인 부분과 퀄리티, 두 가지를 다 잡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신경 썼던 부분이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일이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스노우폭스 플라워의 아이디어 제품 ‘검은 머리 파뿌리될 때까지’ 꽃다발

실제 우리나라 화훼산업은 2005년 이후 농가수와 생산액,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돼 왔다. 유통구조도 복잡하고 불투명했다. 한 소매상은 구조를 알아본 결과 6천 원에 경매받은 튤립을 2만5천 원에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숨을 짓기도 했다. 경매를 거친 꽃은 도매인-중도매인-소매인까지 또다시 여러 유통 과정을 거치다 보니 소비자에게 꽃이 안겨질 땐 4-5배 정도 가격이 올라가는 건 당연지사였다.

이 과정을 줄여보기 위해 김아영 대표가 선택한 것이 바로 직접 경매에 참여하는 권한을 받는 것이었다. 경매권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유통과정을 줄여 합리적인 가격에 꽃을 판매하고자 한 결정인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화훼 시장은 워낙 작고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다 보니 가격 변동이 심했다. 일반 사람들이 꽃집을 방문하는 날은 정해져 있다. 대부분 어버이날, 스승의날이 있는 5월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12월 크리스마스, 그 다음 졸업식, 입학식 등이다. 그러다 보니 이때 꽃집을 찾은 손님들은 꽃값이 가장 비쌀 때 꽃을 사게 돼 결국 꽃집이 폭리를 취한다는 안 좋은 경험을 갖고 돌아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스노우폭스 플라워는 절화뿐 아니라 화분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유통 과정을 개선하는 노력만으로 가격 안정화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또다시 김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에서 꽃을 수입하는 방법을 동원했다. 국내에 부족한 꽃을 콜롬비아로부터 수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콜롬비아는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제2의 화훼수출국이다. 콜롬비아와 수출 루트를 뚫게 되면서 안정적인 가격으로 꽃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 균형 잡힌 가격 정책을 유지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좋은 가격에 꽃을 판매하는 목표를 이루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후 2, 3년간의 노력 끝에 스노우폭스 플라워를 통해 자신을 위한 꽃을 사는 개인 고객들이 점차 늘어나게 됐다. 이제는 스노우폭스 플라워를 카피하는 회사들까지 생겨날 정도로 인지도까지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1호점으로 충분히 사업성을 검토한 다음 2호점을 내기 위해 한 부동산을 찾았어요. 꽃집을 한다고 하니 지하에 2평짜리 월세 50만원짜리 빈 매장이 있다고 소개하더라고요. 제가 찾는 곳은 1층 강남대로나 테헤란로라고 다시 이야기했죠. 비싸서 안 된다고 고개를 젖는 중개업자를 다시 설득해서 지금의 강남권에 몇몇 매장을 오픈할 수 있게 됐어요. 몇 년이 지난 지금 시장을 보면 월 임대료 500-1500만원 사이에 꽂집을 오픈하는 것을 따라하는 타 매장도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만큼 시장이 커졌다는 증거죠.”

스노우프폭스 플라워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꽃들.

오프라인 매장에서 시작한 스노우폭스 플라워는 작년 하반기부터 온라인 배달의 민족에서 배달서비스도 시작했다. 주문을 하면 1-3시간 사이 고객의 손에 꽃다발이 전달된다. 정기구독 서비스도 추가됐다. 다채롭게 구성된 ‘자신을 위한 꽃’을 2주마다 다른 꽃들로 구성해 배송해준다.

올리브영과의 콜라보를 통해 어버이날 꽃다발 판매도 진행하며 유통채널을 다각화하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작년 겨울부터 4개의 프랜차이즈(가맹) 매장도 오픈을 하고 서울과 김포, 동탄에 이어 지방으로 넘어갈 채비도 마련했다. 김대표는 올해는 10개 정도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목표로 한 10개의 매장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꽃집 브랜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김 대표에게 자신에게 주는 꽃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그냥 기분 좋잖아요. 그리고 꽃을 판매하면서 가장 좋았던 건 그 어떤 단계에서도 피해를 주는 게 없다는 거예요. 생산부터 소비까지 나쁜 것 하나없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꽃이라는 아이템이 정말 좋았어요.”

지금까지 ‘스노우폭스 플라워’는 화훼 업계와 꽃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꽃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있고, 일상 가운데 자연스레 찾아 든 꽃이 보다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 가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RELATED ARTICLES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

Popular News